본문은 자신의 사도적 권위를 밝힌 바울의 긴 인사말에 이어 장로의 임명 조건과 그레데 지방의 거짓 교사들에 대한 경고를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 내의 여러 부류의 신자들을 적극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양육할 것인가를 함께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바울의 의도는 교회 내의 바른 질서 확립과 올바른 신앙관의 정립이 시급한 상황에 있는 그레데교회를 위하여 디도에게 목회 지침을 제시하고 격려와 권면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1. 장로 임명에 대한 지침(딛1:1-9)
바울은 먼저 자신의 사도직의 신적 기원을 밝힌 후에 목회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장로의 자격에 관한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 여기서 장로는 왜 세워야 되며 또 그 자격은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또한 장로는 교회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가?
1) 장로의 자격
당시 그레데 교회는 도덕적, 신앙적으로 타지역의 교회보다 미숙한 지경에 놓여 있었다. 그래서 바울은 이곳 교회가 영적, 윤리적으로 건강한 지도자들이 많이 세워져 진리로 단단히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바울은 먼저 가정 생활의 모범을 보이고(딛1:6), 또 외적으로 누구에게나 책망받을 것이 없는 훌륭한 인격을 갖춘 자로 하나님에 대하여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자를 장로로 선출하려고 하였다.
사실 장로는 교회 내에서 바른 교훈으로 신자들을 권면하고 거스려 말하는 자들을 책망하여 믿음을 온전케 하는 직분이다. 따라서 장로들은 항상 스스로 겸손하도록 노력하며(약4:6), 사랑으로써 권면하고(고전16:14), 그리스도를 닮아 인자한 모습을 갖도록(마6:8) 힘써야 한다.
2) 지도자의 임무
지도자의 임무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가르치는 중대한 일을 수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을 함에 있어 바른 교훈과 진리에 합할 것을 가르쳐야 한다(딛2:1). 또 잘못을 행하는 성도들을 권면하거나 책망을 할 때도 말씀을 가지고 행해야 한다(마28:20 ; 딤전:4:11 ; 딤후2:25). 왜냐하면 그들을 깨우쳐 바른 복음의 길로 인도하여 이전보다 더 큰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2. 거짓 교사들에 대한 권고(딛1:10-16)
바울은 그레데 사람들이 성품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또 거짓 교사들의 행위에 대하여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 이러한 가운데 바울이 거짓 교사들에 대하여 취해야 할 지도자들의 태도는 어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가?
1) 복음의 방해꾼
바울은 목회에 있어 교회의 치리 문제를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다. 즉 디도가 목회하고 있는 그레데인의 성품에 대하여 바울은 이들은 항상 거짓말쟁이이며 악한 짐승이며 게으름꾼이라고 어떤 선지자의 말을 인용하여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가운데 있는 거짓 교사들은 그들의 더러운 이익을 취하기 위하여 마땅치 않은 것을 가르쳐 믿음의 가정을 혼란케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은 이단 설파자(갈1:6-8)이자, 진리를 거스리는 자(딤전6:3-5), 헛된 토론이나 즐기고 정욕에 붙들린 자들이었다(딤전1:6 ; 벧후2:12-19). 그러므로 바울은 이들에게 매우 엄격한 꾸지람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 꾸지람을 하는데 있어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꾸짖되 더 이상 교회의 다른 신자들이 이들의 잘못된 교훈을 듣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2) 신앙의 결단
신앙과 윤리가 혼탁해져가는 오늘날 성도들이 취해야 할 삶의 자세는 외식적인 치장과 규례보다는 오히려 본질적인 문제, 즉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가 안 되는가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전10:31).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은 인간의 마음속에 신앙심뿐 아니라 도덕심을 심어 주어 타락하고 부패한 사람들을 도덕적인 생활을 하게끔 해주는 놀라운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깨끗하게 이 세상을 살기 바라는 자들은 그리스도를 통한 중생을 체험함으로 거룩하다 인정을 받으며 살아야 할 것이다.
3. 성도들을 위한 바른 교훈(딛2장)
바울은 전장에서 말한 교훈을 이제 교회 내의 여러 계층 사람들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적용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먼저 늙은 남녀들이 교회내에서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으로 규정하고 있는가? 그리고 종이 상전에 대해 지녀야 할 태도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 또 하나님의 은혜를 통한 복음의 요지는 무엇으로 나타내고 있는가?
1) 바른 교훈
노인들은 많은 인생 경험을 축적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부끄러움과 겸손이 없어지고 나이와 경험만을 앞세워 자신의 권위만 내세울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노인들은 교회 내에서 근신하여 믿음과 사랑과 인내에 온전한 모습을 보일 뿐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려는 생각과 그리스도를 닮아가려는 경건한 모습을 통하여 젊은 사람들에게 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바울이 언급한 종은 상전의 모든 일에 순종하여 주인을 기쁘게 하고 거스려 말하지 않으며 주인의 소유를 떼어 먹지 말고 선하게 충성을 다해야 한다. 그러므로 종으로 비유된 교역자들은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충성되게 행하여 주인이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해 주고 있다. 한편 바울은 하나님의 은총이 모든 이에게 나타났으며, 이 은총은 모든 신자를 훈련해서 모든 불경건한 세속적 욕심을 버리게 하고 복된 희망의 날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 하나님의 은총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행위의 근거이자 동기임을 알 수 있다.
2) 충성스런 성도의 삶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성도들은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 일과 하나님의 일을 이원론적으로 구분하려는 시각이다. 이는 신앙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세상 백성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희석시킬 수 있기에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성도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부터 이루어 나가야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디도서는 바울서신 중에 목회서신에 속한다. 이 편지의 주제는 성도에게 맡겨진 복음의 교리와 경건한 생활의 중요성을 연결하여 강조하고 있다. 본 서는 교회 안에서 장로의 역할과 교회가 가져야 할 참모습을 열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