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록 동기
바울은 디모데를 고린도 교회에 파견한 후(고전4:17 ; 고전16:10) 그가 그 곳에 도착하기 전에 들려온 소식과 편지에, 고린도에서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고 고린도전서를 써 보낸다. 그러나 바울의 편지는 크게 호응을 받지 못하고 교회 내부의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진 것 같다. 그래서 바울은 에베소를 떠나 고린도 교회를 잠깐 동안 방문하였다. 이것은 고린도 교회에 대한 바울의 두 번째 방문으로 고린도전서를 쓴 후 고린도후서를 쓰기 이전 중간기에 있었음이 분명하다. 고후13:2에 이 두 번째 방문을 말하고 있는데 그 때에 바울과 고린도 교회 사이에 극심한 긴장 관계가 있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고후12:14과 고후13:1에서는 세 번째 방문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 바울이 이 두 번째 방문에서 돌아온 후에 고린도 교회에서는 바울의 대적자들을 중심으로 그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높아졌다. 곧 다시 오겠다던 바울이 여행 계획을 변경시키자 그를 허튼 사람으로 공박하고(고후1:15-24), 바울은 아무런 추천장도 없는 자로(고후3:1 ; 고후4:2), 그의 말은 분명치 않고 떨어져 있을 때나 큰 소리치지 막상 대면하여서는 보잘것없는 인물이라고 혹평하였다(고후10:1,10).
또한 그는 다른 위대한 사도들에 비하여 사도의 자격이 없는 자로 그 때문에 고린도 교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일한다고 평론하였다(고후11:7 ; 12:13). 이에 대하여 바울은 소위 '눈물의 편지' 혹은 '중간 편지'를 써 보냈다. 그 편지는 고린도 교인들로 하여금 심히 마음에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바울은 자신이 직접 가는 것을 그만두고 디도에게 그 엄중한 편지를 주어서 고린도 교회에 가지고 가게 하였다. 그러면서 바울은 그 여정을 자세히 의논하여 디도가 돌아오는 길에 드로아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그러나 정한 시기에 바울이 드로아에서 디도를 기다렸으나 그가 오지 않으므로 바울은 매우 초조하게 되었다. 그러나 마게도냐에서 디도를 만나 보고를 들은 바울은 모든 걱정하는 마음이 풀리게 되었다. 고린도의 대부분의 교인들이 바울의 정책에 굴복하여 회개할 뿐 아니라 바울과 화해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음을 들었기 때문이다. 바울은 기쁨과 감사 가운데 다시금 위로와 권면의 글로 고린두후서를 써서 디도로 하여금 고린도 교회에 가지고 가게 하였다.
이 때에 바울은 디도와 함께 다른 두 형제를 파송하였는데 그들을 보낸 목적은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방문하기 전에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구제 헌금을 준비케 하기 위함이었다.
2. 저작 연대
고린도전서를 주후 54년이나 55년 여름 전에 썼다고 할 때 고린도후서는 그 다음 해인 55년이나 56년 가을쯤에 기록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디모데가 고린도전서 편지를 전하고 돌아온 후 얼마 있다 바울이 고린도를 방문했고, 다시 에베소로 돌아와 고린도로부터 전해지는 괴로운 소식을 듣고 '눈물의 편지'를 써서 디도로 하여금 고린도 교회에 전하게 했다. 그리고 나서 바울이 드로아로 갔다. 다시 마게도냐로 건너가 거기서 디도를 만나 고린도 교회의 소식을 듣고 고린도후서를 쓰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요하였을 것이다.
고후8:10과 고후9:2에 고린도 교회에서 자진해서 1년 전부터 모금을 시작했다고 한 것으로 보아 고전16:1에 쓰여진 바울의 지시를 따라 모금을 시작한 지 적어도 1년이 지난 후에 고린도후서가 기록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당시의 달력으로는 새해가 가을에 시작되었음을 감안할 때 고린도전서가 쓰여진 1년 후의 새해인 55년이나 56년 가을에 마게도냐에서 고린도후서가 기록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3. 서신의 통일성
고린도후서의 본문을 연구하는 동안에 학자들은 본 서의 통일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 그 중요한 이유는 10-13장과 1-9장 사이의 내용상의 불일치를 발견케 된다는 것이다. 즉 1-7장에서 바울은 고린도교회와의 화해를 감사하며 기쁨으로 쓰는 가운데 불의를 행한 자에게 너무 과한 벌을 주지 않도록 권면한다.
반면 고후10:1에서 전혀 새로운 어조로 자신을 변호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대적자를 향하여 공격을 퍼붓는다. 그리고 그가 고린도에 갈 때 그들이 그가 원치 않는 상태에 있을까 걱정하며(고후12:20), 죄지은 자들에 대하여는 다시 가면 용서하지 않으리라고 경고하고 그 때에 가서 주께서 주신 권세로 그들을 엄하게 대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한다(고후13:10). 이러한 차이점으로 인하여 10-13장은 1-9장 이전에 쓰여졌거나 혹은 전서와 후서 중간에 기록된 독립적 서신이거나 다른 서신의 일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어떤 학자들은 고린도후서 10-13장이 바로 이 '눈물의 편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8-9장의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헌금에 관한 부분을 또 다른 별개의 편지로 보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고린도후서가 하나의 통일된 서신이라고 보는 견해가 여전히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1-9장과 10-13장의 뚜렷한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하여 그 두 부분이 상당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쓰여졌다는 견해가 제시된다. 즉 1-9장을 쓴 후 얼마를 지나는 동안 고린도로부터 다른 보고를 받고 거기에 대한 경고를 10-13장에 덧붙인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아무튼 1-9장은 교회 전체를 대상으로 쓴 것이고, 10-13장은 고린도 교회의 대적자들과 범죄한 자들에 대하여 쓴 것으로 그 어조에 있어 차이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린도후서는 고린도 교회에 보낸 바울의 두 번째 서신으로 바울은 먼저 고린도에 가지 않은 자신의 여정 변경에 대하여 변명하고 자신의 사도직이 사람에게서 난 것이 아님을 밝힌다. 그리고 사도의 직분의 역할은 화해의 직책임을 말하면서 고린도 교인들이 넓은 아량을 가지고 화해할 것을 말한다. 이어 예루살렘 교회를 위해 고린도 교회가 연보에 참여 할 것을 가르친다.
교회 내에서 자신의 사도권을 부정하게 하는 적대자들에게 자신의 사도직을 자랑하고 아울러 사도로서 수난받은 사실과 신비한 체험을 부득불 자랑한다. 그리고 회개하지 않을 경우 단호한 처벌이 있을 것을 말한 후 기뻐할 것을 권고하고 축도로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