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성경인물

아브람의 24년

은바리라이프 2008. 4. 23. 20:03
아브람의 24년

사람들의 조롱을 들으며 방주를 짓고, 아직 비도 내리지 않는 가운데 갑갑하고 냄새 나는 방주 안에서 우글대는 동물들과 7일을 보낸 노아의 완벽한 믿음과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으로 고향 우르를 떠난 것은 전혀 다른 순종이었다는 것입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권 아래 있었던 아브라함의 고향 갈대아 우르는 우상의 도시였으며 아브라함의 아버지는 그 우상을 만드는 자였습니다.
믿음의 조상, 그 믿음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하나님이 그를 친히 선택하셔서 갈대아 우르에서 약속의 땅으로 부르셨을까? 또 그 믿음이 얼마나 굳세었으면 100세에 얻은 아들까지도 하나님께 바치려 할 수 있었을까? 이것이 우리가 아브라함에 대해 가지고 있는 경외와 존경의 감정입니다. 우리에게 아브라함은 다소의 인간적인 실수가 있었지만 하나님 앞에 참다운 의인으로 순종의 인생을 산 사람으로 기억됩니다.

그런데 최근 아브라함에 대해 공부하면서 제가 아브라함의 믿음과 순종에 대해 약간의 오해를 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노아와 같이 당대에 완전한 의인이 결코 아니었으며 처음부터 하나님을 알고 믿어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고향을 떠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의 조롱을 들으며 방주를 짓고, 아직 비도 내리지 않는 가운데 갑갑하고 냄새 나는 방주 안에서 우글대는 동물들과 7일을 보낸 노아의 완벽한 믿음과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으로 고향 우르를 떠난 것은 전혀 다른 순종이었다는 것입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권 아래 있었던 아브라함의 고향 갈대아 우르는 우상의 도시였으며 아브라함의 아버지는 그 우상을 만드는 자였습니다. 우상 만드는 아버지를 보며 자란 아브라함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정확히 알았을 리 만무합니다. 어쩌면 메소포타미아의 그 잡다한 우상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무작정 고향을 떠났는지도 모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노아는 당대의 완전한 의인이었기 때문에 홍수 속에서 구원받았지만, 아브라함은 평범한 세상사람 중 하나에 불과한 그를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선택하셨다는 것입니다.

창세기 12장에서 21장까지 약 24년간 이어지는 아브라함의 행보를 보면 노아와는 전혀 다른 삶의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기근이 오자 제멋대로 약속의 땅을 떠나 애굽으로 가고 아내를 누이라 속여 봉변을 당하기도 하며 하나님이 자식을 꼭 주겠다고 친히 언약까지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하갈을 취해 이스마엘을 얻습니다. 그 24년 동안 그는 그저 우리네와 비슷한 평범한 세상 사람에 불과했습니다. 우리와 똑같이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지 못했으며 내 판단대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어리석고 연약한 인간 그 자체입니다.

만약 그가 갈대아 우르를 떠나고 얼마 후에 하나님께서 이삭을 주시고, 이삭을 바치라고 명령하셨다면 과연 그는 이삭을 바칠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펄쩍 뛰며 도망쳤을 겁니다.

그가 이삭을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 앞에 기꺼이 순종할 수 있었던 것은 24년 동안 하나님의 철두철미한 훈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 기나긴 시간 동안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모든 일들을 겪으며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키워갔고, 그 결과 만약 내가 이삭을 바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이삭을 다시 살려주시리라(히브리서 11장 17절~19절)는 믿음까지도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범부에 불과했던 아브람을 선택하셔서 긴 세월 동안 다듬으시고 보살피시며 믿음의 조상으로써 준비를 시키셨습니다. 그리고 99세 되던 해에 드디어 우상의 도시에서 불렸던 아브람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라는 새 이름을 받으라고 말씀하신 후 100세 되던 해에 이삭을 주심으로 언약을 성취하십니다. 그렇게 길고 혹독한 준비기간을 거친 뒤에 받은 축복이었기에 아브라함은 온전한 믿음의 조상으로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요즘 기대했던 새 정부의 여러 모습들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합니다. 영어공교육 언급으로 유명 영어유치원 입학 매진사태가 벌어지고, 특권층의 비리를 누려온 공직자 후보들이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지명되며, 국민들의 우려 속에서도 대운하가 강행되는 현실, 복잡하고 짜증나는 공천 과정까지… 그 결과 역대 대통령 사상 지지율 최저라는 요즘 상황을 보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 갑갑한 현실 앞에 하나님밖에는 끈이 없을텐데 대통령의 예배를 두고 비아냥대는 언론 때문에 청와대에 목사님 초청도 못하는 그 모든 현실은 답답할 따름입니다. 게다가 '가정을 바로 세운다'는 허울 좋은 명목 하에 이단이 각 지역구마다 후보를 올려놓고 비례대표를 노리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은 그 옛날 우상의 도시 갈대아 우르보다 훨씬 더 지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희망의 기도를 해야 하는 이유는 24년의 훈련기간을 거쳐 우상 만드는 자의 아들 아브람을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으로 세우신 하나님의 능력 때문입니다.

후보 시절에도 혹독한 훈련을 통해 당선의 기쁨보다 겸손함을 앞세우셨던 하나님께서 지지율보다 더 중요한 진리를 가르치시는 시간이라고 믿고자 합니다. 당대에는 세상적 축복과 거리가 멀었지만 하나님의 역사 속에 믿음의 조상으로 축복의 통로로 새겨진 아브라함처럼, 그의 5년도 그렇게 쓰이길 기도합니다. 비록 세상은 비아냥거리고 욕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역사를 하나님의 뜻 안에서 써나갈 수 있기를, 하나님의 훈련을 달게 받으며 그가 받은 소명을 잊지 않기를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그를 지지하는 진짜 이유는 단순히 그가 크리스천이기 때문이 아니라, 기업인에 불과했던 그를 선택하여 이 나라의 우두머리로 세우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5년이 되길 기도합니다.

글 : 최성윤 객원기자
2008.04.08
 
△이전글: 성경적 가치관으로 사교육 바로 보기 2008-04-15
▶현재글: 아브람의 24년 2008-04-08
▽다음글: 시어머니와 며느리 2008-04-02

'성경 > 성경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 란  (0) 2008.04.28
5. 아브라함의 고향 우르를 찾아  (0) 2008.04.23
셈의 후손, 데라  (0) 2008.04.23
기드온(4) 참된 지도자  (0) 2008.04.23
무명의 사사 (3) 야일  (0) 2008.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