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악극 <곡예사의 첫사랑>
2004년 8월 10일부터 8월 29일 까지 국립극장의 하늘극장에서 서커스 악극 <곡예사의 첫사랑>이 공연되고 있다. 공연 전부터 극장 앞에 있는 간이 무대에서 서커스 공연이 진행되고있다. 어렸을적부터 듣던 유랑서커스공연이 처음 접한 내게 이런게 서커스구나하는 신기한 기분을 들게 한다.
공연은 곡마단 형식의 입간판을 앞에 세우고 ‘서커스 유랑 극단’의 기분을 물씬 품겨내고 있었다. 뉘엇뉘엇 해가 저물자 하얀 옷을 입은 곡예단원들이 유연하게 발을 돌려 항아리를 주고 받고 탁자를 던져,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몇개의 위험한 재주를 보여주자 관객들은 자연 집중하게 된다. 어느새 만담꾼들이 그자리에 서있고, 서로 양보없이 말을 주고 받으며 웃음을 선사하는데 이제 막 멀리 동남아 순회공연 다녀온 소녀가수까지 등장하여 멋지게 합세한다.
계속 이어지는 춤과 묘기의 스테이지...서커스 그 천막안이 분명한데 어느순간 극이 시작되고 있었다. 눈물없이 볼수 없는 신파 이수일과 심순애 등장이다. 불연, 호각소리들리고 수상한 사람들 침입한다. 이수일 그의 대사가 이상하다. 그의 한 발이 무대 밑으로 내딛었다.
어느새 우리가 보고 있다고 생각했던 연극의 흐름이 깨졌다. 아차, 서커스는 이미 시작되었던 것이다. 우리가 보고자 하는 곡예사의 첫사랑은 벌써 진행중이었던 것이다.
'인생은 연극이다'라는 글귀가 붙어있는 서커스단 천막안은 뒤숭숭하다. 1960년 법 대신 주먹과 힘을 앞세운 깡패들이 지배하는 불온한 세상이 어디 평화롭던가, 자유롭던가...
서커스단 철수를 강요당하며, 협박을 받는 단원들은 이제 출연료와 숙식제공의 유혹 앞에서 둘로 나뉜다. 어떻게든 서커스단을 지키려는 사람들에겐 함바집 주인이 선뜻 내놓는 돈이 큰 격려가 된다.
어디서 흘러들어왔는지 모르는 곡예사 청년 영진, 그가 타는 것은 저 높고도 위험한 공중곡예가 아니라 그보다 더 아찔한 세상이다.그가 꿈꾸는 세상, 앉은 자리에서 밖차고 나와 온몸으로 쏟아내는 시어들이 바로 삶이고 혁명인것이다.
서커스 악극으로 구성된 곡예사의 첫사랑은 우리시대의 마지막 악극 스타들을 볼수 있다는 것과
이제 그 명맥의 끝이 염려가 되지 않도록 부활되었다라는 것의 안도감 외에도 40~50대이상 기성세대의 향수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 대중 모두가 공감할수 있도록 만들어진 재미와 감동, 그러니까 예술성과 작품성 대중성을 모두 겸비한 수작이라고 할수 있다.
서커스와 연극,감각의 말단과 의식의 고차원 그 모든 경계는 이제 의미가 없다. 하늘인지 무대배경인지 모르던 그날 밤 처럼 말이다.
otr 조홍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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