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석강해/복음서

예수님의 족보를 왜 기록했을까?

은바리라이프 2007. 12. 30. 21:27
예수님의 족보를 왜 기록했을까?


이스라엘과 우리나라 중에 족보에 대한 집착이 어느 쪽이 더 강할까? 아니면 대를 잇는다는 개념이 어느 쪽이 더 강할까? 둘 다 둘째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족보를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지만 이스라엘이 더 심하다고 여겨진다. 기네스 북에 오른 세계 최고의 족보는 어느 나라 것일까? 왕의 족보라고 자랑하면서 기네스 북에 오른 세계 최고의 족보가 우리 나라의 안동 권씨 족보란다. 성경에 기록된 것은 사람들이 자료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상한 편견으로 성경의 족보를 대상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좀 억울해 하겠지만 말이다.

옛날 족보에는 여자 이름은 일반적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남양 홍씨 족보에는 여자가 몇 명 올라 있다. 웬 여자일까? 왕비였기 때문이다. 남양 홍씨의 조상에는 왕비가 몇 명 있다. 여자지만 자랑할만 하니까 올라 있는 것이다. 남자라도 가문에 먹칠을 했거나 떳떳하지 못한 경우에는 기록하지 않았다. 그래서 '족보에서 뺀다'라는 말이 엄청난 공갈이나 협박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족보를 기록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위대한 조상을 자랑하기 위함이다.
우리 누나가 오래 전에 광산 김씨네로 시집을 갔는데 전라도 영광에서 족보 싸움이 붙었단다. 우리 큰아버지와 사돈 댁 큰아버지가 서로 족보를 펴놓고 일전을 벌인 끝에 남양 홍씨가 광산 김씨보다 더 양반이다라고 결론을 내고 난 이후에 우리 누나는 시댁에서 얼마나 대접을 잘 받았는지 모른다. 세상에! 알지도 못하는 조상 덕에 실수하면 그럴 수 있다고 덮어주고 잘 하면 역시 양반 집 규수가 다르다고 칭찬하고... 족보를 소중하게 여기는 그 어른이 오래도록 살아 계셨더라면 우리 누나는 시집살이 그저 먹기였는데...

족보란 것이 이런 의미를 갖고 있는데 묘하게도 예수님의 족보에는 빼내버렸으면 싶은 여자가 몇 명 기록되어 있다(마1). 누구를 가장 먼저 지워버리고 싶은가? 다말? 창녀로 변장하고 시아버지를 유혹한 여자다. 우리아의 아내? 참으로 묘한 것은 '다윗은 밧세바에게서 솔로몬을 낳고'라고 기록하면 사람들이 다윗과 밧세바는 부부 사이라고 오해할까봐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실제로 이들이 솔로몬을 낳을 때는 부부였다. 그러나 과거에 다윗이 우리아를 죽게 하고 그의 아내를 빼았아 왔기 때문에 현재로는 엄연한 부분인데도 '다윗은 우리아의 아내 (자기 아내가 아니라)에게서 솔로몬을 낳고'라고 기록해 둔 것이다. '우리 아버지는 옆집 아줌마에게서 나를 낳았어요'라는 말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족보에 이렇게 기록되었으니 솔로몬은 아버지가 얼마나 자랑스러웠을까? 도대체 이해하기 어려운 일 투성이다. 왕이지만 과거의 이런 사실을 족보에 기어이 밝혀 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이 심사는 도대체 누구의 심사일까? 더구나 위대한 조상 다윗 왕의 일인데 좀 덮어 주면 안될까? 일반적으로 그런 일은 덮어 주던데. 과거의 불륜이긴 해도 이미 결혼해서 여러 해 지나고 정식으로 결혼했는데도 굳이 바람 피운 사실을 족보에서까지 까발려야 하나?

이 글의 저자가 하나님이 아니라면, 하나님의 뜻대로 기록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이 현상을 설명할 수가 없다. 또 다른 여자 라합이 있다. 원래 적국의 기생이었다. 이 여자가 이스라엘의 스파이를 도와주고 이스라엘로 귀화했지만 그렇다고 예수님의 족보에까지 올라가야 하나? 우리나라 같으면 택도 없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족보를 기록하는 이유를 가지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래도 성경이 사람에 의한, 사람의 기록이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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