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박사가 봤다는 별은 초신성?
[쿠키 과학] “그 때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하고 말하였다.(마태복음 2장 1∼2절)
“왕의 부탁을 듣고 박사들은 길을 떠났다. 그 때 동방에서 본 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마침내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마태복음 2장 9절)
성서에 따르면 동방박사들은 밝은 별을 보고 예수의 탄생을 알게 된다. 그들이 봤다는 별은 무엇이었을까?
24일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베들레헴의 별’은 4가지 가설로 설명 가능하다. 화구(fireball 불덩어리 유성),혜성,초신성 폭발,행성 등이 그 것.
먼저 ‘화구’ 가설은 동방박사들이 지평선을 향해 떨어지는 거대한 유성을 목격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하늘을 대낮처럼 밝힌 엄청난 크기의 유성을 봤다면 자연과학적 지식이 없었던 그들이 느꼈을 경외심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길어봐야 수 초정도만 빛나는 ‘화구’의 특성상 성서가 묘사하는 시간적 차이를 설명하기 힘들다.
두번째는 혜성의 가능성. 밝은 혜성은 땅거미가 질때나 새벽녘에도 맨눈으로 관측이 가능하다. 특히 혜성은 몇 주간에 걸쳐 천구상에서 조금씩 이동하는데다 다른 별과는 달리 긴 꼬리를 가졌다는 점에서 고대인들에게 하나의 ‘메타포’으로 읽혔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헬리혜성의 경우 76년인 공전주기를 역산해 보면,BC 11년 8월과 9월 사이 지구에 접근한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혜성이 대부분 기근이나 홍수 등 불길한 징조로 받아졌음을 감안해보면 동방박사의 별이 혜성이었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초신성이다. 초신성은 별이 폭발하면서 생기는 엄청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해 밝기가 평소의 수억배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낮아지는 현상. 이 때문에 지구상에서 볼 때는 없던 별이 갑자기 생긴 것 처럼 보인다.
한낮에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초신성 폭발이 있었다면 동방박사들이 이를 ‘새 왕의 탄생’이라는 전조로 받아들였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단 이 가설에도 문제점은 있다. 초신성 폭발 정도의 천문현상은 통상 다른 문헌에도 그 기록이 남아있어야 하는데 ‘베들레헴의 별’은 그렇지 못하다. 일례로 1006년 전갈자리에 있었던 초신성 폭발의 경우 유럽 중동은 물론 중국에서도 관측한 기록이 남아있으며 1054년 관측된 초신성은 한국 일본 터키의 기록도 찾을 수 있다.
마지막 가설은 동방박사들이 행성을 신성으로 오인했을 가능성이다. ‘행성의 합’(두개 이상의 행성이 맨눈으로 봤을때 분리하기 힘들 정도로 근접하는 현상)은 망원경이 없었던 그들에게는하나의 밝은 별로 보였을 수 있다. 행성의 운동을 시뮬레이션 해보면 BC 6년 2월 25일 저녁에는 화성 목성 토성이 물고기 자리에서 근접했다. BC 7년 5월부터 12월까지는 목성과 토성이 3차례에 걸쳐 가까워졌으며 BC 3년 8월 12일 새벽에는 목성과 금성이 합 현상을 보였다.
천문학자들은 네 가설 모두 장단점이 있으며 천문학이 발전할수록 새로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호 기자 alethe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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