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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아트 아카이브의 움직임을 살피다

은바리라이프 2007. 11. 12. 19:32
비디오 아트 아카이브의 움직임을 살피다
8일, 비디오 아트 아카이브 네트워크 포럼 열려
2007-11-09 오후 5:12:21         
[이메일보내기 태윤미 기자
8일 ‘비디오 아트 아카이브 네트워크 포럼’이 연세대 성암관에서 열렸다.
▲ 8일 ‘비디오 아트 아카이브 네트워크 포럼’이 연세대 성암관에서 열렸다.

최근 영상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디오 아트 역시 주목받고 있다. 근 몇 년 전만해도 국내에서 비디오 아트를 보려면 비엔날레와 같은 국제적인 규모의 전시를 찾아야 했지만, 최근에 와서는 비디오 아트(혹은 미디어 아트)만을 전문적으로 기획․전시하는 공간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갤러리에서도 비디오 아트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대안공간 루프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비디오 아트의 가능성과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위한 ‘무브 온 아시아-싱글 채널 비디오 아트 페스티벌’을 진행해 오고 있다. 페스티벌은 국제 포럼과 전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올해 포럼은 지난 8일, 한국, 일본, 미국, 호주, 네덜란드 등 각국의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비디오 아트 아카이브 네트워크’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각국의 비디오 아트와 아카이브 현황 및 국제적 아카이브 네트워크 필요성과 그 방식’, ‘전지구화 시대의 비디오 아트의 정체성 재고와 비디오 아트의 사회적 역할 가능성 모색’ 등 2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 섹션은 아비나 매닝(Abina Manning, ‘비디오데이타뱅크’ 디렉터, 미국)이 1976년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시작된 비디오아트아카이빙 프로젝트 ‘비디오데이타뱅크’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비디오데이터뱅크’는 단채널비디오 작품이 전시되는 공간적,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비디오를 다기능적인 매체로 전환한 획기적인 프로젝트다.

‘비디오데이터뱅크’는 현재 5000개 이상의 타이틀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 중 적극적으로 국내외로 보급되고 있는 것은 60%정도라고 한다. 특히 ‘비디오데이터뱅크’가 타이틀을 준비하기 전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바로 “실험적인가”라는 질문으로, 소장품은 퍼포먼스, 페미니즘 미술, 대안 미디어 등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소장품들은 미국, 유럽, 아시아, 호주 등 많은 국가들에 걸쳐 있는 페스티벌, 극장, 소극장, 박물관, 미술관, 대학, 방송국, 미디어 센터, 도서관 등에 보급, 임대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판매도 되고 있다.

아비나 매닝은 “설립된 지 13년의 세월동안 ‘비디오데이터뱅크’는 많은 변천과 변화를 경험하면서 보급 소장품을 다운로드하고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에 대해 증가되는 요구 와 디지털 비디오 아카이브 방식에 대한 요구를 감지하고 있다”면서, “현재 이러한 요구에 반응하는 다양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미야마 카츠에(Tomiyama Katsue, Image Forum 프로듀서, 일본)는 ‘장르와 포맷의 경계를 재배치하기’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토미야마는 오늘날의 “예술적 싱글 채널 비디오”와 1960~1970년대의 소위 “비디오 아트”의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서 “이것은 분명 세계적인 추세”라고 호언했다.

토미야마는 “2000년 이래 만들어진 신 기술 즉, 디지털 비디오와 컴퓨터의 연결은 영상 테이프에서 파일로, 시네마에서 모션그래픽으로의 진화를 뒷받침했으며, 이러한 전제 하에 제작된 비디오 아트는 어떤 고정된 장르나 포맷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토미야마는 ‘The Experimental Film Festival’(1973~1985)과 비디오, 설치, 퍼포먼스, 인터넷 예술을 보여주는 ‘Image Forum Film Festival’(1987~현재)을 매년 개최하고 있는 ‘Image Forum’을 소개했다. 

이어 하이네(Heiner Holtappels, ‘Montevideo' 디렉터, 네덜란드)는 ‘The Netherlands Media Art Institute’의 아카이브 현황과 네트워크 아카이브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 데이비드 크란스윅(David Cranswick, ‘d/Lux/MediaArts’ 디렉터, 호주)은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스크린 예술 단체 중 하나인 ‘d/Lux/MediaArts’를 소개했다.

두 번째 섹션에는 로스 하레이(Ross Harley, ‘Media School of English Media Performing Arts of New South Wales, 호주)와 임지아 MIA 코디네이터, 하이네(Heiner Holtappels), 박영선 연세대학교 BK21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 문화콘텐츠 사업단 연구원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들은 각각 ‘완전히 무너진 : 우리는 비디오 아트를 위해 YouTube가 필요한가’, ‘아바타와 UCC’, ‘글로벌 시대의 21세기 비디오 아트 본질의 재구성-비디오 아트의 사회적 책임과 가능성’, ‘비디오 아트와 공간의 관계’라는 주제를 가지고 현재 비디오 아트의 사회적 역할 및 비디오 아트의 소통구조에 대해 논의했다.

이 중에서도 비디오 아트의 사회적 책임과 가능성을 이야기 한 하이네는 “미디어 아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문, 사회, 과학, 문화적인 배경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나 20세기의 과학기술이 어떻게 예술을 점령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네는 “현대인의 철학은 미디어 포화상태와 개인주의 만연으로 그 특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로스 하레이와 임지아 코디네이터, 박영선 연구원은 비디오 아트가 소통되는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특히 박영선 연구원은 앞서 두 발제자가 YouTube, UCC 등 가상공간을 주로 다룬 반면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전시 공간을 다뤘다.

박영선 연구원은 ▲싱글 채널 비디오와 갤러리 공간 ▲조각 공간(삼차원 공간을 이용한 텔레비전과 영상의 결합) ▲비디오 아트와 외부 공간(실제 공간)이라는 세 가지의 공간을 이야기하면서, “비디오 아트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공간을 통해서도 확장되고 있는 비디오 아트의 영역을 가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내용은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며, 아시아 8개국 작가들이 참여한 싱글 채널 비디오 페스티벌은 대안공간 루프에서 오는 12월 7일까지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