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붓’으로 그린 예술천재의 황금기 |
KBS 백남준 특별전-백남준 비디오 광시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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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백남준 특별전 ‘백남준 비디오 광시곡’ 이번 12월 30일까지 KBS신관에서 열린다. ⓒ | 비디오 아트를 창시한 공로로 금세기 최고의 실험적인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고 백남준을 추모하는 ‘백남준 비디오 광시곡’(Rhapsody in Video)이 KBS 신관에서 오는 12월 30일까지 열린다.
“KBS 백남준 특별전-백남준 비디오 광시곡”은 한국방송 80년을 기념하는 백남준 특별전이자 작가의 죽음을 애도하며 바치는 헌정 추모전으로 마련되었다. 이번 전시는 초기부터 말기까지 작가의 전 경력을 다루는 회고전과 다르게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원숙기로 접어들어 모니터 여러 개를 사용해 스펙터클한 영상을 보여주는 90년대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백남준의 전성기 작품은 대부분 유럽과 미국에 흩어져 있어 국내에서 그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가 드물었다. 갑작스런 타계로 그의 빈자리가 여전히 크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백남준 비디오 광시곡’은 백남준의 예술을 이해하고 그가 왜 매체예술의 대가로서 인정을 받는지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무척 반가운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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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방형 로비 공간을 이용한 현장특정적 전시로 장소의 전시화를 가능케 했다. ⓒ | 이번 전시는 중대형 작품 30여 점을 포함해서 총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600개 이상의 TV가 동시다발적이고 변화무쌍한 영상들을 송출하며 환상적이고 영웅적인 비디오광시곡을 연주한다. 백남준 생전에 절친했던 김홍희 미술관장(예술 감독)은 “층고가 높은 방송국 홀 로비를 전시장으로 사용한 색다른 작품 연출을 시도했으며 백남준의 창조적 힘이 다시 한번 감지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1층과 층계, 2층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전망대 역할을 하도록 했고, 이를 통해 다시점에서 백남준 작품의 총체성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전시 공간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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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보이스>(1990) 역사적 인물이나 동료 명사들을 재현한 로봇 연작가운데 하나이다. ⓒ | ‘광시곡’이라는 제목은 비디오아트라는 새 장르를 개척하기 이전 쉔베르크에 심취하고 다수의 전위적 행위음악을 작곡, 연주했던 청년 백남준의 음악적 배경을 암시하고 있는데 작품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오는 리듬에 맞춰 영상들이 춤추는 것을 느낄수 있다. 시각만을 요구하는 화이트큐브 전시와는 달리 다시점을 요구하는 현장적 전시에서는 눈 대신 몸이 부활되고 몸으로 감상하는 신체적 인식과 함께 감상 주체와 대상 작품 사이에 현상학적 교감이 이루어진다.
백남준은 나라별로 그를 지원하는 ‘백남준 사단’이 있을 정도로 주변에 팬도 많았고, 또한 그 자신도 존경하는 인물이 수두룩했다. 그는 동, 서양의 존경하는 인물, 스승, 동료를 로봇으로 만들어 냈다. 포털사이트에서 ‘백남준’을 검색해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 이름이 있다. 존 케이지, 요셉 보이스, 샬롯 무어맨이 그 주인공인데 이번 전시에서는 이들을 통한 백남준을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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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틱 베드에 18개 TV모니터를 이용한 . ⓒ | 각양각색의 전자부품으로 유머러스하게 재현한 로봇 연작 가운데 <요셉 보이스>는 백남준이 분신같이 여기고 정신적 쌍둥이라고도 불리는 독일 아방가르드 작가 요셉 보이스를 형상화하고 있다. 관련 영상뿐만 아니라 보이스의 트레이트마크인 중절모가 보이스의 캐릭터를 명시한다. 는 자신의 에로티카 파트너 샤롯 무어맨의 휴식을 위해 만든 비디오 조각이자 무어맨이 흘러 나오는 음악에는 그가 큰 스승으로 삼았던 존 케이지의 창조적인 작곡과 비 정통적인 사고방식이 묻어 있다. 작품들을 통해 그들이 누워서 TV첼로를 연주하도록 만든 퍼포먼스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미디어에서 우정과 존경, 그리고 인간적 교류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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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중앙홀 왼쪽에 엎드려 있는 거대한 전자 <거북>(1993)이다. ⓒ | 특히 관객을 압도하는 가로10미터 세로 6미터에 무려 166개의 TV모니터를 사용한 <거북>은 자연과 기술, 동양의 정신과 서양의 문물을 결합한다는 백남준 특유의 미학을 반영하는 대표작으로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거북> 우측에 위치한 <넵튠>은 <타워>와 함께 비디오의 보편적 이상인 참여와 소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수많은 동영상 이미지로 구성된 움직이는 벽화 또는 조명조각은 미시적이면서도 거시적인 동영상의 조합과 분열이 프랙탈적 장관으로 관객에게 새로운 지각경험을 제공한다.
입구 오른쪽 2층으로 인도하는 층계 앞 공간에 TV모니터와 알루미늄 와이어를 늘여뜨려 만든 한 그루의 수양버들이 서 있다.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에 설치되었던 이 작품의 제목 <로그인을 더 할수록>은 로그(log)가 사용개시하는 컴퓨터 용어이자 원목, 통나무를 지칭하는 단어임에 착안하여 “로그인하면 종이 만들 원목이 절약된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브라운관이 종이를 대신할 것이라는 자신의 명언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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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 들어서면 우선 눈에 뜨이는 작품이 높이 5미터의 대형 <타워>(2001)이다. ⓒ | 2층 바로 뒤에는 작가의 위성3부작을 보여주는 비디오 상영실이 있다. 백남준의 80년대를 대표하는 비디오 작업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 <바이바이 키플링>(1986), <손에 손잡고>(1988) 등 84년부터 88년까지 3회에 걸쳐 작업한 영상물인 위성3부작도 놓쳐서는 안될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시공을 넘어선 동시체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상천외하고 익살맞은 그의 상상력이 하이테크 예술과 만나 그야말로 한편의 광시곡 같다.
그 밖에도 캔버스 그림을 대치할 것이라는 브라운관 예술, 을 비롯해 요셉 보이스와의 인연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든 기억의 방 <보이스/복스>등도 볼거리다. 이원동(도슨트) 씨는 “특히 이번 전시는 기존의 미술관이나 전시장이 아닌 방송사 공개홀 로비를 리모델링하여 활용함으로써 대중에게 현장으로 다가가는 새로운 탈미술관적 전시인 만큼 미디어 아트의 절정을 충분히 체험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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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그인을 더 할수록>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에 설치되었던 작품. ⓒ | -----------------------------------------------------------------
◎ 전 시 명 : KBS 백남준 특별전 ◎ 부 제 : 백남준 비디오 광시곡 Nam June Paik Rhapsody in Video ◎ 전시장소 : 여의도 KBS신관 특별전시장 ◎ 전시기간 : 2007년 7월 27일(금) ~ 2007년 12월 30일(일)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시간 : 10:00 ~ 20:00 (관람종료 1시간 전 입장 마감) 유치원 단체 관람 10:00 ~ 12:00 (사전 예약 필수) ◎ 전시관람 요금 : 성인-10,000원 청소년-7,000원 어린이-5,000원 ◎ 도슨트 시간 : 오전11시, 오후1, 3, 5시 (일일 4회) ◎ 관람문의 : 02) 739-8824~5 ◎ 사 이 트 : http://www.kbsnamjunepaik.com |
/김영실 인턴기자 1011kys@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