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대면 예배와 교회의 대응
- 이흥선 목사
- 승인 2020.09.0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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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예배의 중요한 목적은 복음전파
기고: 이흥선목사(총신대학교 전문교육아카데미 교수, 인천제일교회 담임)
일률적 대면예배 금지는 과잉, 활성화된 교회를 하나님은 좋아하심
코로나19 확산은 세계적 팬데믹 현상과 함께 우리는 Post-Corona 시대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With-corona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현 상황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대면의 언택트(untact=noncontac) 시대를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갑작스럽게 확산되자 방역당국의 강력한 2.5단계 조치로 교회에 대면예배를 금지하고 비대면(온라인 영상) 예배를 시행토록 강제하면서 교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일부의 교회들(목회자가 주도)은 헌법에서 정한 결사의 자유, 신앙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종교 탄압이라며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등 정부나 방역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번 정부의 강제 조치가 모든 교회에 일률적으로 적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옳지 않다. 정부의 시책에 따라 거리두기나 소독, 발열체크, 명부 작성 등 성실하게 지키는 교회들과 소규모 교회까지 금지한 것은 편향적인 강제조치라고 생각된다.
또 타종교와의 형평성 원칙에도 반하는 행정명령이라는 오해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타 종교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잘 나오지 않는 이유가 있다. 특징상 불교나 천주교는 비활성화된 형태로 유지된다. 집회의 횟수가 적고 집회 자체 성격도 침체된 형태로 유지된다. 그래서 전염의 위험도가 낮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는 역동적이다. 모든 예배나 모임 등이 매우 활성화된 형태를 띠고 있다. 가령, 잦은 예배나 기도회, 각종 모임 등이 있어서 성도간의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다. 또 기도회나 예배가 목회자 중심이 아닌 성도들 전체가 참여된 형태를 띠고 있다. 예를 들면 통성기도회나 찬양 등으로 비말의 전염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하나님은 활성화된 교회를 더 좋아하신다.
구약과 신약의 예배 의미와 차이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것은 예배의 목적도 있지만 복음전파에 중요한 목적이 있다. 교회라는 영적 기관을 통해 성도의 교제와 예배, 그리고 복음전파를 한다. 교회는 건물을 의미하지 않는다. 구약시대 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성전된 건물이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구약의 성전은 예수님의 몸을 예표하는 제사적 의미였다(마27:51 요2:19-21 히10:20). 예수께서 오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후 신약시대는 교회는 건물이 아닌 영적 공간으로 바뀌었다. 우리 안에 성령이 계신 곳이 성전이 되었기 때문이다(고전3:16 엡2:21,22). 곧 장소를 초월한다.
신약의 교회와 예배는 외형적인 형식이나 의식을 초월한다.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시면서 형식과 장소를 초월함을 말씀하셨다.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 하더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내 말을 믿으라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 너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하노니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라.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4:20-24)
구약시대에는 눈에 보이는 육체로 예배(제사)를 드렸다. 그래서 양을 잡고 소를 잡아드렸다. 눈에 보여야 된다. 그 피를 가지고 제단에 올리는 것까지 보여야 된다. 이것을 가시적 예배, 육체적 예배라고 한다. 그러나 신약시대는 영으로 예배를 드린다. 영은 성령 안에서 또는 성령으로 거듭난 영을 말한다. 신약은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리는 시대다. 이 말은 장소를 초월한다는 뜻이다. 어디서든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도 하나님은 들으시고 함께 하신다(마18:20).
예배의 목적은 복음전파, 지혜롭게 대처해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교회들로 인해 확산되자 방역당국이 대면예배 금지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일부 교회(목회자)들이 순교까지 각오하겠다며 대면예배를 강행하면서 정부와 충돌을 빚고 있다. 건물 성전에서 대면예배만을 고집하겠다는 발상은 구약적이고 안식일적 방식이다. 그렇다고 대면예배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다만 순교까지 거론할 만큼의 성격은 아니라는 말이다.
방역 당국이 예배 자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임시적 조처이다. 이것은 국민의 생명, 좁은 의미에서는 성도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하나님께서는 대면예배이든 비대면(온라인) 예배든 모두 다 받으시고 기뻐하신다. 이번에 정부의 대면예배 금지 조치에 대하여 목회자들의 뱀 같은 지혜로움이 필요하다(마10:16). 전자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중요한 것은 교회와 예배의 목적중 하나가 복음전파라는 사실이다. 어느 쪽의 선택이 복음전파에 더 효율적이냐로 대면예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가령, 대면예배를 강행함으로 인하여 교회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또한 대면예배로 인해 만일 확진자가 나오게 된다면 연일 매스컴에 보도되면서 교회의 이미지가 엄청나게 추락된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교회에 대한 혐오감만 더해주어 복음전파에 큰 장애 요소가 된다. 이럴 경우 대면 예배 보다는 비대면 예배가 오히려 복음전파에 효과적이다. 일부 특정교회와 8.15광화문 집회, 그리고 대면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들로 인하여 최근 교회와 기독교의 이미지가 계속 추락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 신생태계 조성・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 TF’(대표 소강석 목사, 이하 설문조사)는 지난 1일 <코로나19 종교 영향도와 일반 국민의 개신교 인식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이전과 현재의 종교별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불교와 천주교의 경우 응답자의 86.8%와 83%가 ‘비슷하다’고 답한 반면 개신교의 경우 63.3%가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교회가 복음전파에 그 만큼 장애가 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대대수가 비대면(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일부 극 보수주의 성향이 짙은 목회자들이 종교 탄압, 종교 자유를 내세워 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교회도 사회의 한 구성원이기에 정부의 방역행정에 교회가 적극 협조하는 것은 당연하고 성경적이다. 그릇되고 편향된 시국관, 성경관을 가지고 있는 일부 목회자나 교회들 때문에 한국교회 전체가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 그리고 이들 때문에 교회의 이미지가 극도로 추락되고 있다. 복음전파의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
온 국민들에게까지 질병의 고통과 경제적 피해를 가중시킨 일에는 8.15집회를 주도한 목회자들과 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있는 교회들의 책임이 크다. 그리고 이에 동조하면서 참여한 일부의 그리스도인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일정부분 방역당국의 책임도 있겠으나 이런 시국에는 누구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교회 뿐만아니라 온 국민 모두가 합력하여 이 코로나19 난국에서 빨리 벗어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이것이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길이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국가의 제도와 행정에 순응하면서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이웃에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때이다. 이것이 복음전파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요 성경적이고 예수님의 가르침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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