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율법서

3강 원역사(창세기 1-11장)

은바리라이프 2019. 9. 25. 12:55

3강 원역사(창세기 1-11)

 

 

1. 창세기의 구조

 

1: 만물의 기원

서론과 창조 1:1-2:3

하늘과 땅의 이야기 2:4-4:26

아담 이야기 5:1-6:8

노아 이야기 6:9-9:28

셈과 함과 야벳 이야기 10:1-11:9

택함을 받은 셈 이야기 11:10-26

 

2: 하나님의 백성의 역사

데라(아브라함) 이야기 11:27-25:11

이스마엘 이야기 25:12-18

이삭 이야기 25:19-35:29

에서 이야기 36:1-43

야곱 이야기 37:2-50:26

 

창세기 본문을 히브리어 톨레도트’(תולדות)라는 단어를 기준으로 나눌 때 위와 같이 분석할 수 있으나, 창세기를 좀 더 큰 주제로 나눌 때는 다음과 같이도 말할 수 있다.

 

원역사 1-11

족장사 12-36

요셉이야기 37-50

 

 

2. 창세기 1장의 창조

 

창세기 1장에 나타난 창조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여섯째 날까지 창조하시고, 마지막 창조로써 인간을 만드셨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는 말과 함께 모든 창조작업이 끝났다. 창세기의 천지창조 상황을 ’(יום)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분

 

둘째 부분

첫째 날

빛의 창조를 통해 어두움을 패배시킴

넷째 날

궁창의 빛이 낮과 밤을 주관함

둘째 날

궁창 위의 물과

궁창 아래의 물로 나눔

다섯째 날

물속에 사는 생물을 창조함

셋째 날

1. 바다와 마른 땅을 가르심

2. 땅 위의 식물을 창조함

여섯째 날

1. 땅 위에 사는 생물을 창조함

2. 인간을 창조함

일곱째 날

하나님의 안식

 

창세기 1장의 창조 작업은 서로 대칭을 이루면서 진행되었다. 또한 일곱째 날에 하나님께서 쉬셨다는 기록을 통해 십계명의 안식일 규정의 기원이 되었다(참고. 20:11).

 

 

3. 창세기 2장의 창조

 

창세기 1장은 세상 창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창세기 2(정확히 말하면 창 2:4b절 이하)은 인간 창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창세기 1장의 창조 이야기가 창조의 과정에 강조점을 두었다면, 창세기 2장의 창조 이야기는 인간창조에 방점을 두고 있다. 창세기 1장의 창조 순서가 하늘과 땅(1:1)이라고 한다면, 창세기 24b절에서는 하나님이 땅과 하늘을 만드신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 창세기 2장의 관심사는 하늘이 아닌, 땅으로 돌리고 있다. 또한 창세기 2장의 창조 이야기를 보면 이 땅에 경작할 사람이 없었다(2:5)고 보도한다. , 땅에 경작할 사람이 없어서 하나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신다(2:7). 창세기 1장의 창조가 말씀에 의한 창조라고 한다면, 창세기 2장의 창조는 도구를 이용한 창조, 흙의 먼지로 사람을 만드시는 창조이다. 바빌론의 창조 이야기에는 인간이 신의 심부름꾼으로 창조되었으나,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에는 인간에게 동물의 이름을 짓게 한다거나(2:19-20), 아담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않아 돕는 배필을 준 것(2:18절 이하)을 볼 때, 모든 피조물보다 인간이 우위에 있음을 말하고, 또한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배려가 돋보이고 있다.

 

 

4. 인간창조의 목적

 

창세기 1:28 라다’(רדה)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위탁명령

창세기 2:15 아바드’(עבד) 땅을 경작할 목적으로 인간이 창조

시편 8:5-6 마샬’(משל) 왕 같은 통치자로 인간창조

이사야 43:7 하나님의 영광위하여 인간창조

이사야 43:21 하나님을 찬송하도록 인간창조

 

 

5. 고대 근동의 창조신화(바빌론의 에누마 엘리쉬)

 

바빌론의 창조신화 에누마 엘리쉬(Enuma Elish)에는 세상창조의 과정을 신들의 대결 혹은 신들의 전쟁으로 묘사하고 있다. 원초적인 바닷물의 신 티아맛(Tiamat)과 그의 남편인 압수(Apsu)는 정적과 고요를 방해하는 자신들의 자녀들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아낸 현명한 신 에아(Ea)는 주문을 외워 압수를 잠들게 한 다음, 그를 죽인다. 그러나 에아는 혼자서 티아맛을 당해내지 못한다. 그리고 티아맛은 새로운 남편 킹구(Kingu)를 맞아 전면전을 준비한다. 이때 에아의 아들 젊은 마르둑(Marduk)이 신들의 전체 모임(pantheon)에서 차기 왕이 될 것이라는 보장을 받고, 티아맛과 대결을 펼친다. 마르둑은 태풍의 신답게 구름수레와 번개 알, , 그리고 마술 방망이 등 무기들로 티아맛과 맞서 싸워 티아맛을 죽였다. 이후 마르둑은 티아맛의 시체를 조개처럼 두 부분으로 갈라놓았다. 그 반쪽으로는 하늘을 만들었고, 물이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장대를 하늘에 높이 치켜 올렸다. 티아맛의 나머지 반쪽 시체는 땅 밑의 물이 되었고, 그 물 위에 땅이 놓이게 되었다. 마르둑은 해, , 별 등을 만들어 시간과 계절을 구분하였으며, 자신의 신전을 짓고, 그곳에서 일을 시키기 위해 인간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마르둑은 적장이던 킹구를 붙잡아 살해한 다음, 그의 몸에서 피를 뽑아내 진흙을 섞어 인간을 만들었다.

이처럼 고대 근동의 창조는 다신론적인 이해 가운데서 창조가 진행되었으며, 신들의 전쟁의 결과물로 피조물이 만들어졌다. 또한 인간은 신전에서 신들의 심부름꾼으로 일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에 비해 창세기의 창조는 하나님께서 홀로, 그리고 말씀으로 창조하셨으며, 인간을 만들 때는 흙으로 창조하셨다. 피조물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만들어졌으며, 만물의 영장으로, 세상의 관리자로 창조되었다. 이러한 창조묘사는 고대 근동의 문헌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6. 선악과 사건(3)

 

1) 선악과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말한다(2:17).

2) 선악과를 먹음의 의미?

하나님과 결별선언(Ch. Levin)

절제의 포기선언

3) 선악과를 먹음으로 오게 된 결과

실낙원(3:23)

부끄러운 존재로 전락(3:7) 자신의 몸을 가림

책임전가(3:12)

땅의 저주를 받아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냄(3:17)

그 땅에서 남자는 평생 수고하여야 소산을 먹을 수 있음(3:17)

여자는 해산의 고통(3:16)

4) 가죽옷(3:21):

인간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가죽옷을 만들어 줌으로 구원의 손길을 보내심

 

 

7. 가인과 아벨 이야기(4)

 

가인과 아벨 이야기에 대해 다양한 질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 하나님은 왜 아벨과 그의 제물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셨나? 둘째, 가인이 아벨을 살해한 후 가인이 만나는 자’(4:14-15)에게 살해당할 것을 염려하여 하나님은 가인에게 표를 주신다(4:15). 그렇다면 이 시기에 가인과 아벨 외에 다른 사람들이 존재했었나? 셋째, 창세기 4장의 가인과 아벨의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먼저 하나님께서 가인의 제물이 아닌, 아벨의 제물에 반응을 보이신 이유에 대해 학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살피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은 농부들 보다 목자를 선호(Gunkel)

2) 동물 희생제사가 식물 제사 보다 더 잘 응답(Skinner)

3) 하나님의 자율성(von Rad) 제사를 받고 안 받고는 하나님의 철저한 자율성이다.

4) 오직 하나님만이 알고 있는 그 무엇이 있다(Calvin)

히브리서 11:4(“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낳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

5) 제물의 질(Wenham)

가인은 단지 땅의 소산”(4:3) 중 일부를 드림

아벨은 자신의 양떼 중 최상의 것, 흠 없고, 정결한 것을 드림

 

이처럼 학자들 중에는 제물의 질에 대한 문제로 가인과 아벨 제사의 열납 여부를 해석하려고 한다. 그러나 구약성서에서 제사에 대한 열납 여부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의지이다.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께 왜 제사를 받지 않았느냐고 따지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께 대한 도전이다. 창세기 4장을 면밀히 살피면, 가인은 자신의 제사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으신 하나님께 따지지 않았다. 다만 그는 하나님께서 동생 아벨의 제사를 받으신 사실에 대해 분하고, 안색이 변했을 뿐이다(4:6). 가인의 제사를 하나님이 받지 않으신 이유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가인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신약성서 히브리서 11:4절은 아벨을 의로운 자로 말하고 있고, 아벨이 믿음으로 제사를 드렸다고 말하고 있다. 가인과 아벨의 제사에서 특이점은 하나님은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으나”, “가인과 그 제물은 받지 아니하신지라고 일러준다(4:4-5). 이 본문에는 제물만을 말하지 않고, “아벨이라는 인물을 제물 앞에 먼저 언급했고, 가인이라는 인물을 제물 앞에 언급하고 있다. 이 말은 이 두 사람의 제사에 하나님은 그들의 됨됨이나, 그들의 신앙의 자세도 함께 보시고, 판단해서 결정하셨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후 가인은 동생 아벨을 들판에서 죽였다(4:8). ,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구약성서에서 인간이 저지른 최초의 살인이었다. 구약성서는 인간의 생명을 파괴한 살인행위를 돌로 쳐 죽이는 사형에 처하라고 명령한다(참고. 35:17). 생명은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였다. 그리고 살인은 또 다른 살인을 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살인자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 필요했다.

가인은 무릇 나를 만나는 자”(4:14)가 자신을 죽이려고 할 것이라 말하는데, “무릇 나를 만나는 자는 누구인가? 웬함(Wenham)은 가인을 만나는 자는 아벨의 죽음에 복수하려는 아담의 다른 후손들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구약성서는 이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고 있지 않다. 다만, 가인 시대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뿐이다. 분명한 것은, 성서는 구속사적 관점에서 기록된 책이기 때문에 세상 모든 사람들을 다 언급할 필요가 없고, 다만 하나님의 구원계획 가운데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서술할 뿐이다.

 

 

8. 아담의 족보(4:25-5:32)

 

창세기 4장과 5장의 족보 가운데 주목해야 할 네 가지가 있다. 첫째, 하나님은 아담의 아들 가인을 통해 구속사의 흐름을 이어가지 않고, 새로운 아들 셋(Seth)을 주셨다. 셋은 하나님의 인간 사랑에 대한 표현이자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위한 의지이다. 둘째, 이 족보에 셋의 아들 에노스 시대에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고 일러준다(4:26). , 야웨신앙의 출발이 거의 인류의 시작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참고. 6:2-3). 셋째,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창조되었는데(1:26), 선악과 사건 이후에도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아담은 130세에 자신의 모양, 곧 자기의 형상과 같은 아들 셋을 낳았다(5:3). , 하나님의 형상은 아담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후 아담의 자손들에게도 동일하게 유전되었다. 넷째, 죽음을 보지 않고 하늘로 올라간 에녹에 대한 보도이다. 구약성서에서 죽지 않고 하늘로 올라간 자는 두 사람이 있었다. 에녹과 엘리야이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하나님께서 이들을 하늘로 데려가셨다는 것이다(5:24; 왕하 2:1-12). , 에녹과 엘리야의 보고는 죽음을 지배하시는 하나님과 사람이 영생을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9. 홍수 이야기(6-9)

 

1) 하나님의 아들들(6:2)

 

창세기 6장부터 홍수이야기가 시작된다. 홍수 이야기는 하나님의 아들들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모든 여자를 아내로 삼았던 보도로 시작된다(6:2). 여기서 하나님의 아들들사람의 딸들을 아내로 삼았다는 것은 일부다처(一夫多妻)제를 의미한다. 남들보다 우월한 힘을 가진 자들이 아내를 독식하는 것을 말한다. , 인류의 도덕적 타락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인간의 타락에 대해 하나님은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했고, 인간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6:5). 그렇다면 창세기 6:2절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아들들은 누구인가? “하나님의 아들들에 대한 세 가지 주장이 있다. 첫째, 하나님의 아들들을 천사들로 보려는 시도이다. 욥기 1:6절에는 천상의 존재로서 천사들하나님의 아들들로 일치시키고 있다. 둘째, 하나님의 아들들을 경건한 셋 계통으로 보려는 시도이다. 하나님의 아들들은 아담의 아들이자 구속사의 흐름이 되는 계통의 후손으로 보려는 시도이다. 셋째, 하나님의 아들들을 왕조의 통치자로 보려는 시도이다. 고대에 권력을 가진 자들은 자신의 욕심대로 여자들을 아내로 취했던 바가 있었다. “하나님의 아들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승자의 독식문화가 깊이 뿌리내려 있었다는 사실이다. , 약자에 대한 배려나 도덕불감증에 빠진 자들이 원하면뭐든지 가질 수 있다 풍조가 만연되어 있는 사회를 보시고 하나님은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셨던 것이다(6:6).

 

2) 노아에 대한 평가

 

노아는 의인이었고, 당대에 완전한 자였으며, 하나님과 동행한 자였다(6:9). 창세기 7:1절에는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네가 내 앞에 의로움을을 보았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의로움은 히브리어 쩨데크(צדק)이다. 구약성서에서 인간의 의로움은 윤리적인 의로움, 도덕적인 완전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창세기는 노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의인이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 구약성서에서 인간의 의로움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 서 있으면 그 사람을 의로운 자라고 말했다(15:6). 노아는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방주를 그저 순종하면서 열심히 방주를 제작한 것으로 볼 때, 그는 하나님과 관계가 바로 서 있었고, 믿음이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아에 대한 창세기 6:9절과 7:1절의 평가는 하나님의 구원계획 속에 있는 은혜로 받아들여야 하며, 인간이 의인이었고, 완전한 자였다는 묘사는 유한하고, 원죄를 가진 인간에게 공로주의에 의한 결과로 적용하기에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3) 방주의 크기(6:15)

 

방주의 길이는 300규빗(135m), 너비는 50규빗(22.5m), 높이는 30규빗(13.5m)이다. 방주의 높이는 오늘날 건물의 대략 5층 정도의 높이이다. 국제 규격 축구장 넓이가 105m x 68m(상암 월드컵 경기장)인데, 이에 비하면 길이는 훨씬 더 길고, 너비는 1/3정도의 수준이다. 노아가 제작한 방주의 특징이 있다면 항해용 선박이 아니기 때문에 방향키가 없으며, 단지 물 위에 떠있도록 만든 상자(, תבה테바)와 같은 것이었다.

 

4) 홍수의 시작(7:11-12)

 

홍수의 시작은 질서가 파괴되고, 혼돈의 세계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 “하늘의 창문이 열려라는 의미는 창조 때 궁창 위의 물”(1:7)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의미하는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창조질서가 파괴되고, 세상은 온통 혼돈으로 빠져 들어가게 됨을 말한다. 이 홍수는 세상 전체에 미치는 재앙으로 구약성서는 말하며, 홍수의 원인은 사람의 죄악”(6:5) 때문이었다.

 

메소포타미아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H. McCall, Mesopotamian Myths[1990], 임웅역, 범우사, 1998)

 

길가메쉬 서사시 12개 장(대략 3000) 대부분이 니느웨 나부 사원과 아슈르바니팔 왕궁 도서관에서 지난 20세기에 발견이 되었다. 길가메쉬는 우르크 제1왕조(주전 2600년경)의 젊은 통치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수메르 열왕기에는 길가메쉬가 126년 동안 수메르를 지배했던 것으로 말한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수메르어와 아카드어로 기록되었다.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길가메쉬는 반신반인의 존재로써 백성을 공의로 통치하지 않고, 괴롭한다. 그러자 우르크의 백성들이 신들의 어머니인 아루루(Aruru)에게 길가메쉬를 맞설 적수를 창조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아루루는 손을 씻고, 진흙을 한 웅큼 집어서 광야에 뿌린다. 그러자 야만인 전사(戰士)인 엔키두(Enkidu)를 창조했다. 엔키두는 길가메쉬를 제거하기 위해 먼저 숲으로 보내졌다. 거기서 엔키두는 야수들을 제압하고 대장이 되었다. 그러나 길가메쉬가 엔키두가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창녀 샤마트(Shamhat)를 보내 유혹하게 한다. 여인의 유혹에 빠진 엔키두는 샤마트와 사랑을 나누느라 야성(野性)을 잃게 되고, 체력단련을 소홀히 한다. 그때 길가메쉬와 엔키두는 싸움을 하게 되는데 승부를 가리지 못하게 되어, 친구가 된다. 이쉬타르(Ishtar)라는 여신이 있었는데, 이쉬타르는 창녀요, 잔인무도하며, 남자를 망가뜨리는 여신이었다. 이런 이쉬타르가 길가메쉬를 유혹하지만, 길가메쉬는 넘어가지 않았다. 이를 모욕으로 느낀 이쉬타르는 아버지 아누(Anu) 신에게 하늘 소를 이용하여 길가메쉬를 없애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길가메쉬와 엔키두는 협력하여 하늘 소(불을 내뿜는 소)를 제거한다. 이쉬타르는 길가메쉬 대신 엔키두를 죽이게 된다. 아홉 번째 토판에서 길가메쉬는 친구 엔키두의 죽음에 놀라 대홍수에서 부인과 함께 살아남게 된 영생의 비밀을 알고 있는 우트나피쉬팀(Ut-napishtim)을 찾아간다. 길가메쉬는 신들의 비밀인 다시 젊어지게 하는 식물을 받아 자신의 집 우르크를 향해 길을 떠난다. 돌아오는 도중 어느 날 저녁 차가운 웅덩이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동안 뱀 한 마리가 그 식물의 향기를 맡고는 그 식물을 빼앗아 달아나게 한다. 그러자 길가메쉬는 영생이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영생을 포기한다.

 

[길가메쉬와 대홍수]

길가메쉬 서사시의 열 한번째 토판은 이른바 홍수 판()으로 불려진다. 길가메쉬가 불노초를 얻기 위해 우트나피쉬팀을 만나러 갔을 때 우트나피쉬팀이 길가메쉬에게 대홍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들은 인간에게 대홍수로 심판하기로 결정한다. 에아(Ea)만이 우트나피쉬팀에게 다가오는 최후의 심판을 경고하기 위해 신들의 대열에서 빠져 나온다. 그리고는 외친다. “네 집을 부수고 배을 만들어라. 재물을 버리고 생명들을 구해라! 배에다 모든 생명체의 씨앗들을 실어라!” 그 말에 우트나피쉬팀은 정확한 측정에 따라 커다란 배을 만들었다. 그러자 무시무시한 대홍수가 시작된다. 엿새 낮과 엿새 밤 동안 바람이 불고 홍수와 폭풍우가 육지를 휩쓸었다. 이레째 되는 날 폭풍우와 홍수가 맹렬하게 기승을 부렸다. 그리고 홍수가 멈추었다. 우트나피쉬팀은 첫 번째로 비둘기 한 마리를 날려 보냈고, 그 다음으로는 제비 한 마리를 날려 보냈다. 그러자 두 마리 다 돌아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까마귀를 날려 보냈다. 까마귀가 돌아오지 않자 물이 빠진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우트나피쉬팀은 위대한 신들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러자 제사상에 몰려든 신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 이후에 엘릴(Elil)이 우트나피쉬팀과 그의 부인이 영원히 살도록 만들어 주었다.

 

 

5) 홍수 후(8:20)

 

온통 세상을 물로 덮었던 홍수가 끝나고, 배 밖으로 나온 노아는 가장 먼저 하나님께 제단을 쌓았다. , 노아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노아와 그의 가족들은 홍수로부터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앞으로 그들의 삶을 지켜주실 것을 또한 기대하면서 하나님께 예배드렸다. 그리고 노아는 정결한 짐승정결한 새중에서 제물을 취하여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다(8:20). 구약성서에서 번제는 하나님께 온전한 헌신(8:20; 22:13)과 감사(삼상 6:14이하)와 청원(삼상 7:9)이 있을 때 드리는 제사이며, 속죄의 의미가 포함되기도 한다.

 

6) 노아언약

 

하나님과 노아와 그의 후손과 모든 생물이 언약을 맺었다(9:9-10). 일반적으로 언약에는 당사자들이 지켜야 할 법조항들이 나오는데, 노아언약에는 인간이 지켜야 할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언약의 내용으로 다시는 모든 생물을 홍수로 멸하지 아니할 것이라”(9:11)는 하나님의 일방적인 구원선포만 나온다. 그리고 언약의 증표로 무지개(참고. 1:28; , קשת케쉐트)가 언급되고 있다. “무지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케쉐트무지개라는 의미 외에도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구약성서에는 ’(27:3; 7:24; 9:10; 10:4; 2:20 )이라는 의미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고대 근동문학에서는 신이 창공에 을 걸어두었다는 것은 더 이상 전쟁이 아니고, 평화를 상징한다는 의미이다.

 

7) 포도주에 취한 노아(9:21)

 

구약성서에서 포도주 농사에 대해 처음 언급해 주고 있는 본문이 창세기 9장이다. 노아는 홍수 후 포도농사를 통해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벌거벗은 채로 장막 안에 누워 있었다(9:20-21). 노아가 취하여 벌거벗었다는 것은 노아의 실수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노아의 아들들의 반응이 이 본문에서는 더 강조점을 두고 있다. , 노아의 둘째 아들이었던 함(Ham)은 아버지의 벌거벗음을 보고 밖으로 나가서 두 형제(셈과 야벳)에게 알렸다(9:22). 그러나 셈(Shem)과 야벳(Japheth)은 옷을 가져다가 뒷걸음쳐 들어가 아버지의 하체를 가려주었다. 아버지의 명예와 권위가 훼손됨을 보고 아들 함은 무책임하게 드러내 알렸던 반면, 셈과 야벳은 아버지의 손상된 권위를 회복시키고자 노력했던 자들이었다. 구약성서는 부모 불경죄에 대해 투석형인 돌로 쳐 죽이라고 말하고 있다(21:15, 17).

 

 

10. 노아의 족보(10)

 

창세기 10장은 노아의 세 아들들의 후손들이 나열되고 있다. 먼저 야벳의 족보(10:2-5), 그 다음이 함의 족보(10:6-20), 그리고 마지막으로 셈의 족보(10:21-31)가 나온다. 그러나 셈의 족보는 창세기 10장으로 끝나지 않고, 창세기 11:10-26절까지 이어지고 있다. 족보의 분량 면에서 볼 때, 야벳의 족보 보다 함의 족보가 더 많고, 함의 족보 보다 셈의 족보가 더 풍성하다. 이것은 창세기의 저자가 셈의 족보에 더 관심이 많았고, 우호적이었으며, 앞으로 셈의 후손들에 대해 더 써 내려 갈 것이라는 암시를 이끌고 있다.

야벳은 인도 유럽어족에 속하는데(2), 야벳의 아들 고멜은 인도 유럽어족 중에 키메리아인들(기미라이, Gimirrai)에 해당하며(3), 야완은 이오니아 지방의 희랍인들에 해당한다(4). 노아의 둘째 아들인 함의 네 아들들(구스, 미스라임, , 가나안)이 언급된다(6). 구스는 이집트 남쪽 누비아, 희랍어로는 이디오피아이다. 미스라임은 이집트를 말하며, 붓은 리비아’(요세푸스)이고, 가나안은 요단강 서편의 저지대로, 페니키아를 포함한다. 구스가 낳은 니므롯은 세상에 첫 용사이며(8), 니므롯 땅은 앗수르를 말한다(5:6). 니므롯 제국이 확장 되었으며(11-12), 미스라임(이집트) 아들들의 목록(13-14)이 열거되고 있다. 또한 가나안 아들들의 목록(15-19)도 소개되고 있다. 노아의 큰 아들이었던 셈의 다섯 아들들(엘람, 앗수르, 아르박삿, , 아람)이 소개되고 있다(22). 그리고 23절에는 아람의 아들들 목록이 나오고(23), 24절 이하에는 아르박삿의 아들들 목록이 나온다(24-29).

노아의 세 아들들의 족보목록을 열거하면서 당시 70여개의 민족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마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당시 고대근동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인류 공동체를 소개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11. 바벨탑 사건(11:1-9)

 

바벨탑 이야기의 도입부는 온 땅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더라”(11:1)고 언급하면서 시작한다. 이들이 거류했던 곳은 시날 평지였다(11:2). 시날 평지는 도시명이라기 보다, 지역명이다. , 메소포타미아의 바빌론, 에렉, 악갓, 갈레, 에리두 등의 성읍이 있던 지역명이다. 이 지역을 가리켜 인류 최초의 문명지였던 수메르’(Sumer)라고 부른다. 이들이 동방으로부터 옮기다가 거류했다라는 것은 유목생활에서 이제 정착생활로 전환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누구인지? 이들의 출신성분이 나오지 않는다.

이들은 모여서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고 말한다(11:3-4). 정착지 성읍에 을 쌓으려고 결정했다. 을 메소포타미아의 지구라트(Ziggurat)로 말하는 자들도 있다. 지구라트는 구운 벽돌로 만들었고, 91.5m 높이이며, 꼭대기에 제단이 있었다. 탑을 쌓는 자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내려고 이런 작업을 시작했다. , “이름은 곧 명성을 의미한다.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처럼 되고자 한다는 사실은 큰 염려의 대상이 된다(참고. 3:5). 결국 하나님은 이들의 불순한 생각을 다양한 언어로 심판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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