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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스 Logos λόγος 와 레마 Rhema ῥῆμα

은바리라이프 2017. 3. 9. 21:17

로고스 Logos λόγος 와 레마 Rhema ῥῆμα

* 이 문제에 대해서는 두분의 목사님께서 물어봐주신 것인데, 그동안 제 게으름과 또 이 부분이 제 전공 분야와는 좀 거리가 먼 부분이 있어서 모른 척(?) 하고 있다가 다시한번 반복되는 요청에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로고스라는 말은 객관적이고도 영원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해하고, 레마는 한 개인에게 전해져서 그에게 각인된 주관적인 말씀이라고 말합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두 구분처럼 두개의 말을 잘 구별해 낸 것도 없습니다. 여기에서는 이 두개의 단어에 대한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간단하게 정리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목회자들이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어떨까하는 로고스라는 말이 기독교 세계에서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단어로 받아들여지기 이전의 원래 의미에서부터 오늘날의 신학자들이 말하는 의미에 이르기까지 어떤 식으로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변형되었는가를 개략적으로 한번 보겠습니다. 매우 짧으며 나름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로고스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어에서는 원래 말하여 진 것 what is spoken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서 전해지는 전설, 속담, 교훈, 다른 사람에 대한 평판, 연설, 이야기 등을 가리키는 말이 로고스입니다. 레마라는 고대 그리스어는 무언가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것 to state specifically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만 본다면, 로고스와 레마의 차이는 그저 명확하게 이야기를 하였는가, 그렇지 않았는가의 문제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로고스는 제3자의 입장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지만 (개인의 의견이나 견해가 들어가 있지 않은 객관적인 전달자), 레마는 말하고자 하는 사람의 의도나 의지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쉽게 이야기하면 Happening/Fact(로고스)과 Interpretation(레마)의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에서는 로고스라는 말은 법률이나 객관적인 지식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점차로 로고스는 레마에 비해서 더 이성적인 단어로 사용되게 되기 시작합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영향 (스토아 학파) 아래에 있었던 헬레니즘 문화권에서는 로고스라는 말이 우주적인 이성의 법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이 로고스는 학자들이나 법률가들, 그리고 신의 대리자들이 소유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러면서 소위 말하는 Hermes-Logos-Theory가 만들어집니다.

mercury_hermes

헤르메스 Hermes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리스의 신으로 신들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오가며 신들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전달자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헬레니즘 신비주의자들은 로고스를 초월적인 능력을 가진 지식의 전달자로 받아들였고, 이와 같은 생각이 유대교에 심기워졌습니다.

로고스라는 말을 신학적인 의미로 처음 사용한 유대인은 필로 Philo입니다. 알렉산드리아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필로는 로고스를 유대교의 핵심단어로 차용하여서 사용하였는데, 스토아 학파들이 이해하던 우주적인 이성의 법이라는 말을 차용하여서 하나님의 판단 또는 하나님의 합리적 이성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였습니다. 이런 말의 밑바탕에는 로고스라는 말이 하나님의 지혜의 완벽한 전형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었습니다.

이런 기나긴 사유의 터널을 지나서 요한복음이 기록되던 시기에 이미 헬라문화에 익숙해져 있었던 시리아 지방에 살고 있던 사람들에게 로고스라는 개념은 예수 그리스도를 이해시키는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