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도 올림픽을 좋아했다?
바울은 오늘날 마라톤 코스, 하드 트레이닝, 펀치, 체중감량 등과 같은 스포츠 용어를 사용해 신앙인의 바른 삶을 강조할 정도로 스포츠에 관심이 높았다. 디모데전서 6장12절에 나오는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에서 싸움을 싸우라는 헬라어로 ‘아고니주’인데 이는 ‘올림픽에서 시합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바울은 당시 유행하던 육상과 격투기(권투) 용어를 주로 사용했는데 스포츠와 문화가 복음을 전하는 데 매우 유용했기 때문이다. 만약 바울이 지금 살아있다면 베이징올림픽 경기를 즐겨봤을지도 모른다.
◇마라톤 등 육상 용어 사용=바울은 끊임없이 푯대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육상 선수의 경주에 비유했다.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아날지라도 오직 상 얻는 자는 한 사람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고전 9:24) 여기서 '운동장'은 헬라어 '스타디오'로 200m 길이의 경기장을 의미한다. 이 말은 훗날 '스타디움'이 됐다. '상'은 육상 경기에서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월계관이다.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딤후 4:7)에서 달려갈 길은 헬라어로 '드로몬'으로 마라톤 경기 코스를 의미한다. '푯대를 향하여'(빌 3:14)는 '카타 스코폰'으로 육상 선수가 최종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달음질'(갈 2:2, 5:7)은 로마 제국의 육상 경기를 뜻해 꾸준한 신앙생활을 교훈하고 있다.
◇격투·체력훈련 용어도=바울은 영적 싸움이 상대방 없는 공허한 게 아니라 분명한 대적이 있는 자신과의 철저한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고린도전서 9장26절의 '싸우기를'은 헬라어 '퓌크튜오'로 주먹과 격투 선수의 합성어다. '허공을 치는 것같이 아니하여'(26절)도 격투 선수가 가상의 선수를 향해 주먹질을 하는 트레이닝을 의미한다. 이것은 당시 전문 용어로 '스키아마키아'라고 했다.
체력훈련 용어도 자주 사용했다. '육체의 연습'(딤전 4:8)은 고대 운동 선수들이 경기 전에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 정도 개념이다.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버리고'(히 12:1)에서 '무거운 것'은 헬라어 '옹콘'을 의미하며 운동 선수가 운동을 하는데 방해되는 과체중을 나타내고 있다.
◇스포츠 즐겼던 시대상 반영=이처럼 바울서신에 스포츠 용어가 많이 나오는 것은 스포츠를 즐겼던 당시 시대상과 직결돼 있다. 고린도는 로마의 식민지인 아가야 지방의 행정수도로서 2년마다 이스미안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올림피안 경기와 피티안 경기, 네미안 경기와 함께 그리스 4대 경기 중 하나로 꼽혔으며, 경기에는 주로 격투기와 경마 등이 진행됐다. 1세기 로마 시민이었던 바울은 로마가 그리스로부터 물려받은 여러 운동경기를 잘 알고 있었으며, 당시 유행하던 스포츠와 문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광수 침신대 교수(신약학)는 "사도 바울은 당시 유행하던 스포츠 용어를 사용해 그리스도인의 삶도 선수처럼 집중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일반 스포츠 선수와 달리 보이지 않는 생명의 면류관을 추구하는 그리스도인에게 굳센 믿음으로 삶이란 경기에서 승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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