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대윤 (목사) 의 귀신들림에 대한 상담학적 접근
1. 서론의 정리
사회적 규범으로 인정되는 상식적인 행동을 벗어나는 언어나 행동을 하는 사람에 대해 “귀신들렸다”는 표현을 쓰고, 이 사람을 온전히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귀신을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많이 있는 것을 본다. 이것은 신약성서의 주요 주제이기도 했었으며, 교회 역사에서도 엄연한 사실로 존재했고, 오늘날 우리의 목회현장에서도 종종 부딪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가 갖는 문제는 과학이 발전하고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설명을 하고자 하는 오늘 시대에서 어디까지가 귀신의 일이고 또 어디까지가 심리적인 문제인지 경계선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귀신의 역사라고 단정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권능을 의지하여 기도로만 병을 고치려고 해야할지, 아니면 심리적인 문제로 진단하고 정신과 의사에게 맡겨야할지, 아니면 나름대로 상담과 기도를 통해 치유해야 할 것인지를 분명히 정리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따라서 본 글은 귀신들림의 현상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을 소개해보고, 목회자가 오늘날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지에 대해 상담학적 관점에서 논해보고자 한다. 사실 귀신들림에 대한 논의는 정답이 없다고 할 수도 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과 이론에 따라 다양하게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논하는 것은 좀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런 현상을 분석해서, 목회자들이 좀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2. 귀신들림의 해석에 대한 다양한 입장들
1) 객관적인 실재로서 보는 입장
성서에도 “귀신들렸다”(possessed)는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1) 이 말은 귀신이라고 하는 객관적 실재에 의하여 인간의 정신과 신체가 사로잡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요한복음 7장에서 살의가 등등한 군중들을 향해 예수께서 “도대체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죽이려 하느냐”라고 묻자, 군중들은 “당신이 미치지 않았소”(7:20), 또 “당신은 사마리아의 사람이며 마귀들린 사람이오”라고 했다. 그리고 예수께서 “나는 마귀들린 것이 아니라 내 아버지를 높이고 있소”라고 응답하자 다시 그들은 “이제 우리는 당신이 정녕 마귀들린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소”라고 단언했다. 위의 대화에서 보듯 일세기 당시의 유대 사람들은 모든 문제의 배후에는 귀신의 역사가 있다고 받아들였다. 곧 귀신이라는 객관적인 실체가 예수의 몸과 정신 안에 들어가서 황당무계한 말을 지껄이게 한다고 군중들은 생각했던 것이다. 이러한 예들은 성경의 여러 곳에서 등장한다.
복음서에만도 ‘가버나움 회당의 귀신들린자(막1장),’ ‘거라사 지방의 군대 귀신들린자(마8장),’ ‘벙어리 귀신들린자(눅11장),’ ‘수로보니게 여인의 딸(마15장),’ ‘귀신들린 소년(간질병 환자 증상),’ 등의 귀신들린 이야기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성서적인 근거와 교회사에서 보여온 귀신추방(Exorcism)의 역사적 배경을 근거로 오늘날도 한국에서 내적치유를 한다는 여러 그룹에서 병의 근본적 원인을 귀신으로 보고 귀신을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실 내적치유라는 것은 심리학적인 이론의 도움을 받아 효과적인 치유를 하기 위해 생겨난 것인데, 한국에서는 이것이 귀신론과 결합하여 이러한 치유방법이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다.
2) 심리적인 현상으로 보는 입장
C. H. 다드는 “귀신들림”이란 현상은 전문적인 술어로 말한다면 “분열된 인격”이나 “정신분열증”이라고 잘라 말한다.2) 버논 멕켄스랜드 교수는 신약성서가 쓰인 시대의 헬레니즘 문화, 다시 말해서 당시의 사회적 상황과 세계관에 비추어 성서의 마귀론을 연구했는데, 그는 이렇게 언급한다.
현대의 의사들은 혼란된 정신상태를 신경증 또는 정신질환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고대인들은 똑같은 현상을 귀신들린 상태로 보았다.... 현대의 용어로 이야기하자면 정신 질환은 원본능(id), 콤플렉스 또는 초자아의 충동이 너무 강해서 자아가 이성적인 조절 능력을 상실한 상태이다. 정신의 혼란이 지속되면 인격은 분열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3)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학자들은 종교적 처벌의 수단으로 사용되어 오던 마귀론의 심리학적 의미들을 밝혀내기 시작했다. 심리학의 관점에서 정신 현상을 처음으로 해석하기 시작한 학자는 프로이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1923년에 출판된 한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사실과 증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에도 암흑 시대의 마귀론은 나름대로 타당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우리는 중세 시대에 악령으로 여겼던 것들을 ‘자연스러운 충동들을 무조건 거부하고 억누를 때 일어나는 악한 소원’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중세의 마귀론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다음과 같은 한 가지 사실 뿐이다. 우리는 악한 소원들을 외부의 어떤 대상에 투사하기 보다는 환자의 정신적인 삶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4)
모튼 프린스는 그의 책 「인격의 분열」에서 임상적으로 밝혀진 중요한 사실들을 다루었다. 그는 서로 다른 인격들을 나타내고 있는 크리스턴 뷰챔프라는 여자의 이상심리를 관찰한 결과 그녀의 인격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또 인격의 변함에 따라 성격과 기억도 변하는 것을 보았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고유한 자아 외에도 그는 서로 다른 세 인격 중 하나가 되곤 했다. 이 서로 다른 인격들은 같은 몸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성격, 사고방식, 관점, 기질, 지식, 취미, 습관, 경험 그리고 기억들이 서로 판이하게 달랐다. 이 중에서 두 인격은 간접적으로 얻은 정보를 제외하고는 서로 다른 인격에 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했으며 각 인격이 활동하지 않는 시간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이 두 인격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그의 몸을 사용했고, 이 때문에 그는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으며 방금 한 행동이나 말도 기억하지 못했다. 나머지 세 인격 중 한 인격만이 다른 인격들의 생활을 알았으며 이 인격의 성격이 너무나 기괴하고 다른 인격들과 동떨어진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다른 두 인격으로부터 이 인격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5)
프린스는 이러한 증상을 “인격 분열증”이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이차적인 인격들을 정상적인 자아의 일부분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정신적 응집력이 스트레스의 분해력에 굴복할 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그는 이 인격 복합체에 대한 임상자료들을 500페이지가 넘도록 자세히 얘기하고 난 후, 근심, 불안, 그리고 책임에 따르는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생활 환경이 각박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장기 치료를 받고 나서야 미스 뷰쳄프는, 물론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고유한 자아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인류학자 스펜서 로저스는 벵크스 군도의 한 18세 소년을 소개함으로써 귀신들리는 현상에 관한 또 다른 사실들을 밝혀주고 있다. 이 사례는 마가복음 5장 2-9절의 경우와 매우 비슷하다.
이 소년은 매우 심한 두통을 호소해 왔다. 그리고 나서 잠이 든 후 깨어났을 때 그는 마귀들린 상태를 보여주었다. 힘이 엄청나게 세졌기 때문에 건강한 8명의 장정도 그를 붙잡아 둘 수 없었다. 격렬한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그는 자신의 소리가 아닌 생소한 음성으로 말했다. 이 군도의 주민 중 하나가 이 소년의 눈을 들여다 보면서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 ‘우리는 많다’라고 대답했다. 이런 저런 사람들의 이름을 대면서(죽은 친척들) 그의 몸안에 있는가 물어볼 때마다 한참 동안 확인하고 난 후 ‘있다’ 또는 ‘없다’라고 대답했다.6)
또한 스펜서 로저스는 그 섬의 주민들이 귀신을 몇몇 뚜렷한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남인도 사람들은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악령들을 두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 유형의 귀신들은 자손들이 제사를 소홀히 해서 화가 난 조상들의 혼이다. 그리고 다른 유형의 귀신들은 각 지방의 초자연적인 영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우 유능한 무당만이 이 귀신들을 쫓아내고 병을 치유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7)
이런 유형의 예들은 한국에서도 귀신을 추방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사람들의 예에서도 종종 보여진다. 사실 사랑하던 사람이나 미워하던 사람 또는 사랑하면서도 미워하던 사람을 잃고 나면 그의 영혼이 유족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것은 틀림없다. 문명이 발달한 오늘 사회에서도 사별로 인해 극심한 충격을 받은 사람은 죽은 사람의 행동이나 음성 또는 습관을 그대로 흉내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저 세상으로 떠나 버린 사람과 긴 세월에 걸쳐 이루어온 동일시가 사별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한꺼번에 표출되기 때문일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도 죽은 사람의 영혼이 남아있는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잘 나타나 있다.
이와같이 귀신들림의 현상에 대해 심리학에서는 인격분열로 진단하며, 이것은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던 고통스러운 사건이나 현실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경우에 나타나는 것으로 진단한다. 이런 관점은 비록 귀신의 존재에 대한 얘기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나, 귀신들림의 현상에 대해 치료할 수 있는 좋은 통찰력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3) 현대 정신의학의 관점
정신의학은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 심리학적 분야와 달리 의학적으로 뇌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즉 뇌의 생리학적, 생화학적 연구들이 임상에서 어떻게 응용 및 적용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정신의학에서는 귀신들림을 하나의 현상으로 이해하며, 그러한 현상이 귀신이라는 대상을 증명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부적절하고 비논리적이며 괴이한 언어와 행동을 보이는 경우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하나인 도파민이 과다분비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으며 정신분열증과 같은 정신질환혹은 환각성 물질의 중독시에 나타난다고 본다. 적절하고 논리적인 언어와 행동을 보이되 기괴한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마치 제3의 세력이 그 사람을 지배하는 듯 하지만, 정신분열증이나 다른 정신증에서 나타나는 조종망상(delusion of being controlled)이나 해리장애의 한 형태인 황홀경과 빙의장애(trance and possession disorder)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귀신이 명령하고 지시하는 목소리는 정신증에서 나타나는 환청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8)
따라서 정신의학에서는 귀신들림의 현상이 영적인 원인에서 출발했다고 가정할지라도, 결국 인간에게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려면 생물학적인 변화가 우선 일어나야 하며, 눈으로 드러나는 현상은 그러한 생물학적인 변화에 따른 사고 및 행동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신의학은 비록 영적으로 귀신들린 사람이라 할지라도 약물치료로 효과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
이러한 정신의학적 접근은 비록 귀신들림의 본질에 대해 논하지는 않지만, 귀신들림과 관련된 다양한 측면을 이해함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최근 정신병동이나 신경외과에서 약물치료를 통해 치료하려는 것에 대해 많은 목회자들도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교인 중에 심한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단지 기도나 안수로만 치료하려고 하지 않고 이들의 도움을 받으려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보여진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기독 상담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두란노 서원에서 이만홍, 전우택, 김진, 최영민, 그리고 최의헌 등의 기독교인인 정신의학자들을 강사나 지도교수로 활용하는 것은 오늘날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라 본다. 비록 정신 의학에서의 일차적 관심은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는 뇌에 있고, 방법론적으로는 자연과학적 분석을 근거로 오직 귀신들림의 현상에만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인간은 전인적 존재로서 영과 육은 서로 분리할 수 없이 영향을 주고 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들의 연구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3. 귀신들림 치유의 역사적 고찰
귀신추방은 기독교 역사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치유방법으로, 거룩한 말씀과 거룩한 의식을 통해서 사악한 영을 쫓아내는 목회적 치유의 극적인 모습이었다.9) 터툴리안은 마귀와 세속을 끊어버리는 귀신축출을 “포기”라고 표현하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형태--세례전 귀신축출, 세례후 귀신축출--가 있었다. 이것은 이미 1세기 말에 시리아의 관습이 되었는데 그것에 대해 디다케는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세례를 실시하기 전에 세례받은 사람들과 세례를 받는 사람들, 그리고 세례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준비하게 하라. 그리고 너는 하루나 이틀동안 세례받는 사람들에게 귀신축출을 할 수 있다.10)
따라서 “당신은 귀신을 쫓아 내겠습니까?” “당신은 앞으로 귀신을 거부하겠습니까?” 세례집례자가 묻는 이러한 질문에 수세예정자는 “예”라고 답변해야만이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계몽주의 이후 이성주의에 밀려 교회에서 슬며시 사라지게 되었다.
오랜 동안 악령추방을 위한 직제를 카톨릭에서는 운영해왔으나, 1952년에 발간된 카톨릭의 악령추방의식서(Rituale Romanum)는 악령추방에 있어서의 사제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단순히 악령의 역사가 아니라, 정신신체적인 질병을 귀신들림으로 흉내내고 있는지 부지런하게 살펴보라고 말하고 있다. 즉 귀신들림에 대한 대안으로 “우울증과 다른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이란 표현을 “질병, 특히 정신적 질환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로 변경했다. 이것은 현대의 정신의학적 발달과 이에 따라오는 새로운 치료기술을 유념하면서 정신질환과 악령의 관계를 의식하는 새로운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11) 따라서 오늘날의 귀신추방은 현대의 정신치료이론이나 이상심리학과 같은 지식과 연관해서 목회상담학적 차원에서 해나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것은 그이전의 교회역사에서 의학적인 정신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귀신들린자로 처벌받던 것을 생각하면 많은 변화가 생긴 것이다. 마귀론, 마녀 사냥, 귀신 축출의 역사를 연구한 그레고리 질부르그는 사람들이 마귀를 무서워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정신질환을 널리 퍼뜨리는 일에 앞정 서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12) 도미니크 수도회의 두 종교 재판장 헨리 크래머와 제임스 스프랭커가 마녀나 귀신들린 사람들을 가려내어 처벌하기 위한 법적 지침서를 만들어 널리 배포한 적이 있었는데13), 이 책에서 오늘날 정신 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는 수많은 증상들을 처벌해야 할 죄로 다루고 있다는 사실은 질부르그의 주장을 확실히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도 악령추방의 논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카톨릭의 치유전문가인 맥넛(Francis MacNutt)은 목회적인 치유의 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죄의 용서, 내적 치유와 정서적 문제, 육체적 치유를 위한 기도, 구원과 악령추방--하고, 그 중의 하나로 악령추방의 방법을 논하고 있다. 그는 신중한 분별력을 가지고 악령에 시달리는 징후의 시발, 발전과정, 정신질환적 측면을 고려해야 하고, 특히 자신의 의사와 관계가 없는 강제적인 세력이 작용하고 있는가를 살펴볼 것을 권한다.14)
만일 이러한 분별을 통하여 악령의 역할로 일어나는 증상이라고 보면 악령추방을 위한 기도를 드려야 하는데, 일반적인 치유의 기도가 하나님께 드리는 탄원이라면, 악령추방의 기도는 명령이라고 한다. 일반 치유 기도에도 명령이 있을 수 있지만, 악령추방의 기도는 더욱 강한 명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예, ‘내가 네게 명하노니 그 여인에게서 떠나라“ 행16:18). 이것은 그리스도의 권위를 힘입어 명령하는 것이고, 특별히 공격적 행동을 자주하는 악령에게 이것은 유효하다고 한다. 이와 같은 그의 방법은 전통적 카톨릭의 치유사목을 현대적으로 재조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질병의 원인을 귀신이라고 쉽게 돌리는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가 있다. 그러나 많은 현대인들은 또한 합리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과거에 귀신축출 의식을 통하여 치료하려던 질병에 대해 심리학적인 치료방법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인 오늘날의 흐름이다.
4. 귀신들림과 정신질환과의 비교
귀신을 쫓아내는 일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보고한 사례연구에는 귀신들린 사람들의 특징 속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 도덕적인 타락, 우울증, 분명한 백치 상태에 빠짐, 황홀경에 빠짐, 극단적인 공격성, 무의식에 빠짐, 입에 거품을 물음, 기도와 성경읽기 등 광범위한 종교적 활동에 저항함, 배운바 없는 언어를 이야기함, 환상, 고통, 의기소침, 불결한 생각, 성적․감각적․적대적인 본능의 행동에 강박관념을 갖거나 참여함, 정죄하는 선언이나 살해․자살과 같은 행위를 하라고 명하는 ‘음성’을 들음, 자살강박관념 등이다.15) 그런데 이러한 귀신들렸다고 믿는 사람에게서 관찰되는 특징 중 많은 것이 성경에서 발견되는 특징과 비교된다. 그리고 또한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귀신들림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정신 이상자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에 유사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특징을 비교하면 다음 도표와 같다.16)
귀신의 영향과 정신 장애의 비교
귀신의 영향의 특징 :정신 장애에서 일어나는 유사점들
초자연적인지식: 정신 이상 장애의 환상, 망상, 신이 나에게...말했다 등(정신분열 이상자에게서 유사한 특징이나타남)
초자연적인 힘: 조증환자, 어떤 정신병, 예를 들면 긴장병은 보통 사람과 다르게 피로를 느끼지 않는다.
듣거나 말하거나 보지못함: 전환(히스테리)장애와 관련하여 나타난다.
벗은 몸으로 돌아다님: 외모와 사회적 품위 손상은 정신분열 장애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발작(졸도)
간질 발작, 여러 가지 만성 뇌증후군, 특히 매독, 중독, 외상, 뇌동맥경 화, 두개골 내부 종양 같은 증후군에서 발견된다.
다른 음성,
다른 인격의 출현: 다중 인격장애 등 분열 장애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기괴한 행동들: 정신분열 증세에서 발견된다.
난폭하고 폭력적인 행동들
파라노이 증세와 같은 정신분열 증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됨. 또한 단속 적 폭발장애, 반사회적 성격, 사춘기의 반사회적 공격성 등에서 발견됨.
귀신들렸다고 주장함: 다중 인격장애에서 발견된다.
오컬트 행사에 참여함 진단의 기준은 아니나 많은 정신 장애인들에게서 발견된다.
위의 도표는 복음서에서 발견되는 귀신들린 사람의 증상이 결국 정신장애의 어느 하나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이 사실에 근거하여 우리는 정신장애와 귀신의 영향이 개념적으로는 구별되나 대부분의 경우 그들 사이의 차이점을 이야기 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즉, 귀신들림은 영적인 질환이고 정신장애는 심리적인 질환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상 그 양자를 구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인간은 다차원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영적, 심리적, 신체적인 기능들이 서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정신 장애는 생물학적인 질병에서 오는 경우도 있다. 노인 치매와 같이 신체조직에 문제가 있을 때 정신분열증세가 찾아오기도 하고, 자기를 예수나 나폴레옹 또는 사탄이라고 주장하는 미친 사람도 귀신보다는 신체 조직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심각한 뇌장애나 정신분열 장애에서 올 수 있다. 따라서 신체 질병이 사람을 우울증에 빠뜨릴 수 있고, 이 정신적인 우울증은 귀신의 영향에 쉽게 빠지게 할 수 있다. 이와같이 어느 한 분야의 문제가 다른 분야의 문제 때문에 생겨날 수 있고 다른 분야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으며 다른 분야의 문제와 상호 작용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은 인간이 신체적, 심리적, 영적 전인으로서 기능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은 질병이나 상처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심방하는 목회활동을 통해 때때로 경험하기도 한다. 병원에 입원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대체로 신체적인 것이지만 신체적인 문제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은 영적 심리적인 문제도 경험한다. 그리고 또 영적, 심리적 문제는 신체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신체적인 문제가 영적, 심리적인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자적인 성경의 견해와 정신장애에 관한 과학적, 자연주의적 견해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 귀신들림과 정신 장애는 같은 현상에 대한 서로 다른 설명이라는 견해가 오늘날에 지배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정신 장애와 귀신들림이 증상은 유사한 부분이 많이 있으나, 동시에 또 서로 다른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17) 예를 들어, 공관복음서에 나오는 귀신들린 아이의 치료에 있어서 마가와 누가는 그 아이의 증상을 귀신들림으로 소개한 반면에(막9:17, 눅9:39) 마태는 처음에 간질로 소개하고 다음에 귀신들림으로 진단했다(마17:15,18). 이러한 내용은 귀신들림을 무조건 정신질환으로 보는 것이나 정신질환을 무조건 귀신들림으로 보는 것은 서로 상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귀신에 들릴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 장애를 얻을 수도 있고, 또 이것이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18) 왜냐하면 증상은 유사하다 할지라도 원인에 대하여 논할 때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디까지가 귀신의 역할이고, 어디까지가 정신 장애인지에 대해 분명하게 얘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19) 여기서는 한 가지만 제언하고자 한다. 사람은 전인적 존재이기 때문에, 영적, 심리적, 신체적 기능 수행을 조심스럽게 평가하고 어느 차원에든 필요한 영역에서 적절하게 판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각한 영적 고통을 받는 사람에게 단순히 심리적 접근이나 약물 치료만으로는 불충분할 수 있고, 또 마찬가지로 종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는데 검사는 받지 않고 귀신을 쫓아내려고만 한다면 그것 역시 쓸모없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중요한 것은 모든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유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신앙 안에서 치유를 위한 접근을 해야하는 것이다.
5. 상담학적 접근 방안
귀신들림 현상을 보여주는 사람을 상담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먼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사람은 정신적, 신체적, 영적 전인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그에게는 생물학적, 사회정서적, 영적 차원 사이에 복합적인 상호작용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도 정신장애 및 귀신의 영향과 관련된 여러 가지 측면을 치료하는데 요구되는 능력의 범위와 깊이를 전부 소유하는 것은 어렵다. 그럼에도 이것은 목회 현실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준비는 하는 것이 필요한데, 과거의 의식적(ritual)접근과는 달리, 여기에서는 상담학적인 측면--신뢰관계 형성 및 문제파악, 시각조정, 행동수정--에서의 접근을 논해 보고자 한다.
1) 신뢰관계 형성과 문제 파악
귀신이 들렸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의 언어와 행동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수 없고, 또 그들의 정서는 심각하게 파괴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비록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어떤 심각한 상황에 있다 할지라도, 그도 역시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고귀한 존재이고 또한 사랑과 돌봄이 필요한 사람임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이런 이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지금 겪고 있는 심각한 내적 고통을 이해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얘기를 같이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몇 년전 저녁 늦은 시간에 연구실에 있는데, 학생들 몇이 당황스러운 모습으로 찾아 온 적이 있었다. 어느 학생 하나가 기도실에서 방바닥을 구르고 벽을 치면서 난폭한 행동을 보이고 마구 울부짖고 있는데 미친 것 같기도 하고 귀신이 들린 것 같기도 한데 어떻하면 좋겠냐며 찾아온 것이다. 방에 들어가서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소리를 지르며 발작을 하는 학생의 팔을 잡고 잠시 얘기하다가 흥분이 가라앉은 다음, 어두운 기도실에서 나와 내 연구실로 데리고 와서 상담을 하기 시작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처럼, 상대방이 경험하고 있는 고독과 두려움과 아픔을 들어주고, 같이 느끼고 이해함으로 “그가 진정으로 나를 생각한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함으로 먼저 그의 얘기를 들어주고자 하였다. 처음에는 자기 스스로도 귀신들린 것 같다고 말하면서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던 그가 시간이 좀 지나자 혼란스러웠던 감정이 수그러들면서 자신의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가정에서의 어려움, 신앙적인 갈등, 미래에 대한 불안 등 2시간이 넘도록 속의 아픔을 내어 놓았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왜 자기가 그렇게 발작을 일으키게 되었는지 알게 되고, 모든 고통을 이겨내고자 하는 결심을까지도 스스로 하게 되었다. 사실 심한 스트레스가 계속되거나 자아가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일을 만나게 될 때 사람은 비정상적인 언어나 행동을 보여줄 수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심리적으로 자연스러운 상태일 수 있음을 이해하고 이런 관점에서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진실되게 받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들어주는 과정에서 특히 감정의 카타르시스가 중요하므로, 변화를 견디고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게 붇돋아 주어야 한다. 한 맺힘, 분노, 좌절, 실망, 불쾌한 감정 등을 고백하게 하고, 평가하고 해소해 주어야 한다. 옛 상처가 용서받고 평안히 쉬게 해주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도 새롭게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이때 소그룹 모임이 가능하다면, 이런 그룹을 통해 성경공부, 그리고 더 나아가 상호지원과 격려, 짐을 함께 져줌, 음식을 함께 나눔, 영적인 봉사과제를 함께 수행함, 공동 기도, 친교, 기도 등의 나눔을 통해 감정적인 지탱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종종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당황스러워서 너무 쉽게 귀신이 들렸다고 전제하고, 귀신을 축출하기 위한 기도나 안수를 시도한다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아질 수 있다. 비록 상대방이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말도 하지 않고, 행동도 이상한 모습을 보이고, 도저히 대화할 수 없는 것 같은 상황에서도, 먼저 그를 이해하려고 하고 따뜻한 관심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옆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크게 위로가 되는 것이다. 본인과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할 상황일 경우에는 가족들이나 알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그가 왜 이런 고통스러운 상황에 빠지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진지한 대화를 위해서는 때론 시간이 걸린다 할지라도 기다릴 필요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정신장애의 증상과 귀신 영향의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이것이 주로 의학적인 문제인지, 심리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보다 깊은 영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20)
(1) 의학적 평가: 우울증 같은 장애를 일으키는 신체적 요소 중에는 뇌손상, 정신 기능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예를 들면, 발작, 종양, 알츠하이머, 치매), 약물 중독이나 약물 투여 중지의 영향, 환경적인 독소에 의한 노출 등이 있다. 이러한 의학적 요소들이 질병을 일으키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사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2) 심리적 평가: 질병의 증상이 부분적으로 또는 전적으로 심리학적인 요인에서 발생한 것인지의 여부를 밝히기 위해 심리학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심리평가에는 지성적인 기능 수행, 학습 장애, 신경 정신 기능 수행 능력, 공격성, 적극적으로 대인관계를 맺으려는 능력 등의 대인 관계와 관련된 행동 요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의 현재 삶의 상황, 가족들과 그들의 과거사, 신체적․정서적 건강, 재정상태, 고용 관계, 교육 정도 등을 평가함으로 심리적인 원인인지 아닌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겪은 상실감--이혼, 이별, 이사, 실직, 은퇴, 꿈이 깨어짐, 실망, 재정적 악화 등에서 오는 감정--이나 신체적, 성적 학대, 약물 남용 등의 과거 역사 등을 검토함으로 심리적인 원인인지 아닌지를 볼 수가 있다.
(3) 영적인 평가: 신체적 또는 심리적 장애가 분명하게 확인된 때에라도 귀신의 영향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심각한 영적인 문제에 대한 가능성을 진단해 보아야 한다. 특히 병자 스스로가 귀신의 영향이라고 믿고 있는 경우에는 그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도 치유에 효과적일 수가 있다.
2) 시각을 조정하기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나름대로 문제를 파악한 뒤에는 질병에 대해 그가 갖고 있는 잘못된 생각들이나 무기력한 사고를 신앙 안에서 바르게 고쳐줄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생각과 지각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왜곡된 면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왜곡에도 불구하고 생산적으로 살아가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큰 장애를 초래한다. 현대의 인지행동요법은 이러한 죄책감, 우울증, 불안 등 정신의 문제를 야기시키는 생각과 지각을 교정하는데 대한 전문 상담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21)
가끔 사고(思考)장애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기 기만의 결과로 생긴다. 심리학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고전적인 자기 방어 수단은 일종의 왜곡된 사고와 지각의 형태로 나타난다. 또 때때로 잘못된 지각과 생각의 오류는 다른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죄의 행실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알콜 중독자인 부모와 함께 자란 사람은 왜곡된 사고와 행동을 습관화하는 부모의 행실을 날마다 보면서 성장한다. 그 결과 그도 정신장애, 알콜 중독, 귀신의 영향에 빠질 수 있다.22)
어릴적 부모로부터 심한 학대를 받거나, 또는 완벽해지기를 바라는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여서 오는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은 남이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든지 이해해 준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워 한다. 심지어는 하나님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깊은 좌절에 빠져 정신적 문제를 드러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왜곡된 생각을 교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남들이 자기를 사랑하고 이해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될 때, 그 사람은 하나님의 용서를 경험할 수 있고,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기는 용서받을 수 없는 존재라는 신념을 바꿀 수 있고, 치유됨을 경험하기 시작할 수 있다.
3) 행동 수정
가끔 우리가 가지는 착각은 내담자가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나는 이제부터 술을 끊고 새로운 사람이 되겠습니다”하고 결심하면 그 즉시 변화된 새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사람들 가운데는 의지가 뛰어나고 실천력이 강하여 결심만 하면 그대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자기가 결심하고 세운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선택하여, 실천하는 데까지 도움을 주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들이다. 특히 심각한 심리적,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는 스스로의 힘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단순한 약물 치료나 심리적인 상담으로 치유하기 어렵다고 느껴지는 심각한 정신적인 질병에 대해서 상담자는 내담자를 영적으로 잘 준비를 시켜야한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의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돕고, 점진적으로 습관적인 죄의 행실과 욕망으로부터 자유를 얻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죄의 습관에서 경건한 삶의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왜냐하면 반복적인 죄의 습관은 귀신의 영향이나 지배에 이르는 통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경건의 실천을 통해서만이 사탄의 영향에서 완전한 자유를 얻게 할 수 있다.23) 이때 짧은 기도를 반복하게 하는 훈련은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의로운 삶으로의 변화가 즉각적으로 일어나거나, 완전하게 성취되는 것이 아니므로,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친밀한 교제, 개인적인 기도와 공동체의 기도, 묵상, 성경공부, 예배,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에 참여함을 통해 그 병자는 치유를 지속적으로 이루어 가야 하며, 또한 전문가와의 상담을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접근 방법이 효과가 없는 심각한 귀신들림의 상태에서는 많은 준비와 기도가 필요하며 또한 다른 동료들의 지원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적으로 귀신에게 완전히 지배당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용되는 기본적인 공식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 사람에게서 떠나가라고 귀신에게 명하는 것이다.24) 그러나 귀신추방 이전과 이후에도 일반적인 접근 방법(하나님께 순복, 의의 생활을 하게 하는 등)은 반드시 사용되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당사자의 신앙이 없이 귀신을 쫓아낸 경우 다시 귀신들리기를 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귀신추방은 영적 깊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동시에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인 문제들이 늘 같이 고려되어야 한다.
6. 결론적성과
외면상 귀신들림의 현상으로 보인다고 해서 그 정체를 분석하지 않고 쉽게 권위주의적인 방법으로 치유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귀신들림 현상의 깊은 곳에 어떠한 경험이 깔려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함을 논하였다. 사람은 전인적인 존재이므로 이것이 생리적인 문제인지, 심리적인 문제인지, 영적으로 깊은 문제가 있는 것인지를 파악해야만 올바른 처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귀신들림 현상을 경험하는 사람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또 이에 따른 다양한 접근은 일반상담과 달리 목회상담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이러한 목회 상담은 질병의 회복을 넘어서서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신앙을 촉진시키며 병자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게 만들어 준다. 오늘날 우리가 종종 부딪치는 이러한 귀신들림 현상의 문제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치유적 접근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전인적 건강을 추구하는 목회를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이를 위해서는 목회자가 효과적 상담을 위한 심리학적 통찰력 뿐만 아니라 영적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영적으로 더욱 성숙한 삶을 살아가도록 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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