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아내 인간방패 ‘갸웃’…시신 사진도 공개 안해
빈 라덴은 죽었지만… 여전히 남는 의문들
경향신문 | 이지선 기자 | 입력 2011.05.03 19:38 | 수정 2011.05.03 22:11
오사마 빈 라덴은 1일(파키스탄 시간) 사살됐다. 하지만 미국의 급작스러운 제거작전과 사살 배경 등을 두고 명확히 메워지지 않는 괄호들이 여전히 남는다. 처음부터 제거하려 했던 것인지, 시신 사진은 왜 공개하지 않는 것인지, 빈 라덴이 마지막 순간 나이 어린 아내를 인간방패로 내세웠는지 등 몇 가지 의문들을 짚어본다.
(1) 왜 사살했나… 재판 중 논란 피하려 '안전한 선택'
(2) 시신 미공개… 수장 전 촬영해놓고 이해득실 따져
(3) 현상금 누가… 해군 특수부대·파키스탄 당국 거론
◇ 생포, 안했나 못했나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빈 라덴 사살을 공식화하는 성명에서 "빈 라덴 생포 또는 사살을 알카에다와의 전쟁에서 최우선 순위로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혀 '생포'와 '사살'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하지만 미국은 사살을 택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애초부터 미국이 사살 쪽에 무게중심을 뒀다고 해석한다. 그를 생포하면 재판이 벌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논란거리가 생길 것을 고려하면 사살이 더 편리하고 안전한 선택이었다는 얘기다. 물론 전광석화같이 작전을 벌이는 미 해군 특수부대(SEAL)가 이례적으로 40여분간 교전을 벌일 정도로 저항이 격렬한 상황에서 기술적으로 생포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된다.
◇ 아내는 정말 인간방패였나 = 아보타바드 비랄 마을의 한 주택에 있던 빈 라덴은 최후의 순간까지 직접 총을 쏘며 저항했다. 그 와중에 부인이 빈 라덴을 총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인간방패 역할을 했다고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보좌관이 밝혔다. 브레넌은 그러나 부인이 인간방패를 자처했는지, 빈 라덴이 그를 방패막이로 이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백악관 관계자는 빈 라덴의 부인은 교전 중 부상을 입었을 뿐 사망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 시신 사진, 공개 왜 안했나 = 미국은 2003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아들 시신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충격적인 모습에 사진 공개를 둘러싼 윤리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사진을 공개한 데에는 후세인 정권의 주요 인사가 사망했다는 점을 증명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은 빈 라덴이라는 거물을 사살하고도 그 시신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빈 라덴이 확실히 사살된 것이 맞느냐'는 의혹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 TV 등을 통해 조작된 빈 라덴의 사망 사진이 나도는 해프닝도 있었다. 미국은 다만 빈 라덴을 수장(水葬)하는 과정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곧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 시신을 왜 아프간으로 가져갔나 =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빈 라덴이 사살된 직후 그의 시신이 아프간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신원 확인을 위해 DNA 검사가 이뤄진 곳도 아프간이다. 대테러전 동맹국인 파키스탄에서 작전을 수행한 뒤 굳이 왜 아프간으로 시신을 옮겼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빈 라덴의 은신처를 공격하는 작전이 개시된 이후에야 파키스탄에 이 사실을 알렸던 것처럼 보안을 위해 아프간에서 시신을 수습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 왜 지금 공격했나 =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달 25일부터 관타나모 구금자 관련 파일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게 영국 일간 가디언의 분석이다. 2008년 알카에다의 핵심 조직원인 아부 알 리비의 심문 내용이 담긴 문건에는 빈 라덴이 사살된 장소인 파키스탄 아보타바드라는 지명과 빈 라덴의 연락책으로 그를 지목한 내용이 들어 있다. 문건에 따르면 리비는 2003년 7월 빈 라덴의 또 다른 연락책으로부터 (빈 라덴과) 파키스탄 내 동지들을 연계하는 공식 연락책이 돼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는다. 이후 리비는 가족과 함께 아보타바드로 거처를 옮겼다. 미국이 구금자로부터 연락책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수개월간의 분석 작업을 거친 끝에 빈 라덴의 은신처를 알아냈다는 내용과 일치한다.
◇ 현상금의 주인공은 = 빈 라덴의 체포나 기소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현상금은 2700만달러(약 287억5000만원)이다. 지명수배를 한 주체는 연방수사국(FBI)이지만 현상금 2500만달러는 국무부 산하 외교안보서비스국(DSS)이 내걸었다. 여기에 항공운송협회 등 민간단체에서 200만달러를 별도의 현상금으로 걸었다. 아직 현상금을 누가 받게 될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빈 라덴을 사살한 미 해군 특수부대원, 위치 추적에 협조한 파키스탄 당국, 파키스탄 내 중앙정보국(CIA) 정보원 등이 오르내린다.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 알카에다 내부자가 받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
(1) 왜 사살했나… 재판 중 논란 피하려 '안전한 선택'
(2) 시신 미공개… 수장 전 촬영해놓고 이해득실 따져
(3) 현상금 누가… 해군 특수부대·파키스탄 당국 거론
◇ 생포, 안했나 못했나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빈 라덴 사살을 공식화하는 성명에서 "빈 라덴 생포 또는 사살을 알카에다와의 전쟁에서 최우선 순위로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혀 '생포'와 '사살'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하지만 미국은 사살을 택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애초부터 미국이 사살 쪽에 무게중심을 뒀다고 해석한다. 그를 생포하면 재판이 벌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논란거리가 생길 것을 고려하면 사살이 더 편리하고 안전한 선택이었다는 얘기다. 물론 전광석화같이 작전을 벌이는 미 해군 특수부대(SEAL)가 이례적으로 40여분간 교전을 벌일 정도로 저항이 격렬한 상황에서 기술적으로 생포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된다.
◇ 아내는 정말 인간방패였나 = 아보타바드 비랄 마을의 한 주택에 있던 빈 라덴은 최후의 순간까지 직접 총을 쏘며 저항했다. 그 와중에 부인이 빈 라덴을 총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인간방패 역할을 했다고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보좌관이 밝혔다. 브레넌은 그러나 부인이 인간방패를 자처했는지, 빈 라덴이 그를 방패막이로 이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백악관 관계자는 빈 라덴의 부인은 교전 중 부상을 입었을 뿐 사망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 시신 사진, 공개 왜 안했나 = 미국은 2003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아들 시신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충격적인 모습에 사진 공개를 둘러싼 윤리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사진을 공개한 데에는 후세인 정권의 주요 인사가 사망했다는 점을 증명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은 빈 라덴이라는 거물을 사살하고도 그 시신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빈 라덴이 확실히 사살된 것이 맞느냐'는 의혹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 TV 등을 통해 조작된 빈 라덴의 사망 사진이 나도는 해프닝도 있었다. 미국은 다만 빈 라덴을 수장(水葬)하는 과정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곧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 시신을 왜 아프간으로 가져갔나 =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빈 라덴이 사살된 직후 그의 시신이 아프간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신원 확인을 위해 DNA 검사가 이뤄진 곳도 아프간이다. 대테러전 동맹국인 파키스탄에서 작전을 수행한 뒤 굳이 왜 아프간으로 시신을 옮겼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빈 라덴의 은신처를 공격하는 작전이 개시된 이후에야 파키스탄에 이 사실을 알렸던 것처럼 보안을 위해 아프간에서 시신을 수습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 왜 지금 공격했나 =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달 25일부터 관타나모 구금자 관련 파일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게 영국 일간 가디언의 분석이다. 2008년 알카에다의 핵심 조직원인 아부 알 리비의 심문 내용이 담긴 문건에는 빈 라덴이 사살된 장소인 파키스탄 아보타바드라는 지명과 빈 라덴의 연락책으로 그를 지목한 내용이 들어 있다. 문건에 따르면 리비는 2003년 7월 빈 라덴의 또 다른 연락책으로부터 (빈 라덴과) 파키스탄 내 동지들을 연계하는 공식 연락책이 돼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는다. 이후 리비는 가족과 함께 아보타바드로 거처를 옮겼다. 미국이 구금자로부터 연락책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수개월간의 분석 작업을 거친 끝에 빈 라덴의 은신처를 알아냈다는 내용과 일치한다.
◇ 현상금의 주인공은 = 빈 라덴의 체포나 기소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현상금은 2700만달러(약 287억5000만원)이다. 지명수배를 한 주체는 연방수사국(FBI)이지만 현상금 2500만달러는 국무부 산하 외교안보서비스국(DSS)이 내걸었다. 여기에 항공운송협회 등 민간단체에서 200만달러를 별도의 현상금으로 걸었다. 아직 현상금을 누가 받게 될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빈 라덴을 사살한 미 해군 특수부대원, 위치 추적에 협조한 파키스탄 당국, 파키스탄 내 중앙정보국(CIA) 정보원 등이 오르내린다.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 알카에다 내부자가 받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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