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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기독교마리아자매회 요엘라 “성공·숫자 자랑하는 교회 안타까워"

은바리라이프 2010. 10. 19. 23:07

[미션 초대석-독일기독교마리아자매회 요엘라 공동대표] “성공·숫자 자랑하는 교회 안타까워”

[2010.10.17 19:01]   모바일로 기사 보내기


독일기독교마리아자매회의 리더가 “한국교회는 성공주의에서 돌이켜 예수의 길을 가야 한다”는 고언을 던졌다. 독일기독교마리아자매회 공동대표인 요엘라(Sister Joela·70) 자매는 최근 경기도 가평군 다일공동체 수련원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국교회는 교회의 정체성과 그 지위를 성장과 크기, 명예로 대치하고 있다”며 “그러나 하나님은 완전히 다른 길과 척도를 갖고 계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리아자매회는 1947년 독일 복음주의 루터교회 바실레아 슐링크가 시작한 기도모임서 출발했다. 개신교 독신여성 공동체로서 전 세계 20개국에서 온 200여명의 자매들이 함께 생활하며 중보기도 사역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요엘라 자매는 마리아자매회 공동대표로 있으면서 말씀을 전하는 사역을 전담하고 있다. 마리아자매회는 매일 정오마다 세계를 위한 기도, 오후 3시에는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고난예배를 드린다.

요엘라 대표는 지난 40년간 한국과 북한, 일본, 독일, 폴란드, 우크라이나, 노르웨이 등 7개국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해 왔다고 했다. 40년 기도의 힘이었을까.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고 밝혔지만 한국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밝힌 예수의 길에 대해 들어봤다.

-기독교 영성이란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께서 우리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한 대속적 사랑입니다. 그것이 우리 믿음과 삶의 핵심이어야 합니다. 골로새서 1장 24절에서 사도바울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몸 된 교회를 위해 채운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당시 상황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어제와 오늘, 내일에도 적용됩니다.”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합니까.

“하나님은 현재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탄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회들에 대해 아파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세상의 가치관 속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공과 숫자를 자랑합니다. 교회의 정체성이 좁은 길이 아니라 넓은 길, 외형적인 것으로 세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완전히 다른 길을 택하십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십니다(고전 1:27). 어느 누구도 하나님 이외에는 자랑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영광은 하나님만 받으십니다. 하나님의 척도는 다릅니다.”

-다른 척도라면?

“겨자씨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겨자씨는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습니다. 하지만 나중엔 큰 나무가 됩니다. 예수께서 천국에 대한 비유로 겨자씨와 누룩을 사용하신 것을 상고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지금 갈림길에 와있습니다.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가를 택해야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허상을 좇을 것인가, 아니면 주님의 길을 따를 것인가.”

-주님의 길을 따르는 것이 무엇입니까.

“한국교회의 성장은 분명히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그러나 위험성도 있습니다. 성공의 모든 공적을 사람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상숭배로 빠지는 길입니다. 겸손해야 합니다. 예수께 초점을 맞추고 집중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가난한 길을 가셨고 가난한 자와 어려운 자를 더 사랑하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동족인 북한을 사랑하고 껴안아야 합니다. 북한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북한과 함께할 때 희망이 보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하나가 되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북한을 껴안으면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요엘라 대표는 이 대목에서 독일인으로서 동독과 서독의 분단 경험을 얘기했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담장, 남한과 북한의 휴전선을 언급하고 이러한 단절은 위험하다고 했다. 그녀는 이번 방한에서 휴전선 방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한국교회의 북한 사역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내친김에 남북한 통일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었다.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단번에 통일이 되려면 피 흘리는 전쟁이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통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믿는 자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랑을 가지고 서로 하나가 되느냐에 있습니다. 만약 하나가 된다면 북한에 생명과 호흡이 생길 것입니다. 휴전선이 갑자기 없어지는 것보다 우리가 먼저 하나 되는 것이 더 시급합니다.”

하나 됨을 강조한 요엘라 대표는 공동체를 이루어 생활하는 마리아자매회조차도 하나 되기 어렵다고 했다. 마리아자매회 특유의 흰색 제복 역시 하나 됨의 모습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자매들이 입고 있는 흰색 제복은 외형일 뿐입니다. 우리의 중심은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려고 합니다. 우리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예수님을 보고 해결해 갑니다. 교회 사역도 하나가 될 때 권능이 임합니다. 하나가 될 때 세상이 우리를 주님의 제자로 보게 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어떻게 하면 깊은 기도를 드릴 수 있을까요.

“저는 젊었을 때 기도에 많은 말과 오랜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주님은 ‘포도나무에 연결돼 있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제 기도는 변했습니다. 길게 기도하는 대신 한 마디, 한 문장으로도 기도가 완성됐습니다. 주님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기도가 단순하고 강력한 기도입니다.”

가평=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