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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빈국 부두교의 나라 아이티의 참상

은바리라이프 2010. 2. 17. 17:52

최빈국 부두교의 나라 아이티의 참상

박재권 / 캐나다 주재 기자     

강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
▲ 강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

“많은 사람이 예수님이 오고 있다고, 신을 믿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기도하고 있었어요.” 지진공포에 질린 생존자의 증언이다. CNN 방송과 AP,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규모 7.0의 강진이 뒤흔들었을 때 아이티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생존자들은 주위의 모든 것이 파괴된 가운데 자신도 건물 잔해에 깔리지 않을까 극심한 공포에 떨었다고 하는데 지진 직후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먼지구름으로 뒤덮였고 사람들은 그 아래서 비명을 지르면서 건물을 뛰쳐나왔다고 한다. 인명피해 상황을 파악할 엄두도 못내는 가운데 사망자가 수십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는데 구호사정도 원만치 않아서 더욱 더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후 아이티에서 여진의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힌 생존자들이 상처를 입고 먼지를 뒤집어쓴 채 건물 추가 붕괴를 우려해 거리에서 밤을 새우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중앙아메리카의 최빈국인 아이티의 의료체계가 취약한데다 열대성 전염병까지 만연했던 터라 이번 강진은 그야말로 세기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보건 전문가들은 내다봤는데 앞으로 전염병이 창궐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여기다 정부 건물은 물론 유엔 지원단 본부까지 무너진 상태에서 약탈이 자행되는 치안 불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이티는 북쪽으로 대서양, 남쪽과 서쪽으로 카리브 해에 위치한 섬나라이다. 오랜 식민 지배와 내전, 정부의 부정부패, 흉작 등으로 아이티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 국민의 54%가 하루 1달러를 채 벌지 못하는 열악한 경제 상황에서, 에이즈 환자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티는 오랫동안 유럽 열강의 지배를 받아 왔는데 현재는 전체 인구의 대부분이 유럽 식민지 시절 아프리카 각지에서 노예사냥꾼에서 팔려온 아프리카 흑인들의 후손들이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지배 하에서 아이티는 카톨릭 문화를 접한 이후, 아이티 국민들의 대다수는 스스로를 카톨릭 신자라고 칭하고 있으나 아이티의 카톨릭은 아프리카 토속 종교인 부두교와 결합된 혼합종교이다. 부두교 주술사들은 ‘레슬리(Lesly)’라 불리는 악령을 쫓는다며 카톨릭의 교리 및 용어를 부두교 의식과 주술에 차용해 사용하고 있으며 이것을 이용해 돈을 버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 있다. 그래서 아이티 섬사람들의 생활을 지배하는 종교는 주로 부두교(Voodooism)라고 할 수 있다. 부두교는 주로 신에 대한 믿음과 의식을 통해 육체와 정신을 치료하고자 하는 종교로서 수천 년 전부터 여러 신들을 숭배하는 아이티 섬의 샤머니즘적 민간신앙이다.


문헌에 따르면 아이티의 인구 대부분이 아프리카 노예의 후손이기 때문에, 이들 흑인들이 본래 가졌던 아프리카 종교전통과 프랑스 식민지 시절 노예농장에서부터 이들이 접하게 된 로마카톨릭의 종교적 요소들이 합쳐져서 아이티사람들의 국민종교라고 할 수 있는 부두교를 형성한 것이라고 한다. 1804년 미국과 카리브 해의 대부분의 흑인들은 유럽인들의 지배를 받고 있었지만, 아이티의 흑인 노예들은 반란에 성공하여 백인의 지배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토속신앙이었던 부두교를 국교로 정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 전체 인구 중 80%정도의 사람들은 스스로가 카톨릭신자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이들은 부두교의 사원뿐 아니라, 교회에도 다니는 다신교를 믿는 이교도들인 것이다.


부두교의 종교의식이란, 모든 것은 승려의 재량에 따라 정해지며, 각 승려마다 여러 신들 중에서 자기가 특별히 숭배하는 신이 따로 있다고 한다. 모든 종교가 그렇듯이 특히 그들의 의식에는 각 승려마다 다르긴 하지만 피의 의식을 곁들이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한다. 부두교의 신인 로아스(Loas)가 피를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제물로 바치는 동물의 피를 흘려 바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종교 의식은 소리 나는 악기들을 동원하여 광란의 현장을 연출해 내면서 럼주를 내키는 대로 마실 수 있고 춤과 음악이 장시간 이어지는데 종교의식 도중 신(마귀)들린 현상 역시 자주 발생한다고 전하고 있으며, 춤과 술, 마약에 의해 탈진하여 그 자리에서 기절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종교 의식 자체를 비밀리에 거행하기 때문에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소문이 무성한 것이 사실인데, 게다가 부두교에 대한 온갖 유언비어, 즉 인간 제물을 바친다는 소문까지 퍼져있어서 부두교를 극히 사악한 종교로 묘사한 영화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부두교는 현재 아이티뿐 아니라, 미국에도 많이 전파되어있다고 하는데 인종의 도가니요 죄의 용광로인 미국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2차 대전을 기점으로 미국 전역으로 전파되었는데, 특히 흑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뉴올리언즈 지역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몇 년 전 그곳을 강력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어 버린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최근에는 남미 이민들이 증가해서, 마이애미 지역에 “리틀 아이티”(Little Haiti)가 형성되었다고 하니 앞으로의 상황이 주목되는 곳이기도 하다. 14년 전부터 아이티에서 에이즈 전염 예방과 가난 구제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기독교구호단체인 월드호프인터네셔널(WHI)은, 2006년부터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지원을 받아 에이즈 무료 테스트, 성교육, 고아원 운영 등 구호 사업을 벌이고 있다.


WHI의 데이비드 에릭슨 회장은 “현재 WHI는 에이즈 전염 방지를 위해 청소년과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를 대상으로 성교육과 무료 백신 제공은 물론, 그들 개개인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주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티 복음화에 있어 가장 큰 장벽은 가난과 부두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체계적인 신앙 교육이 부재한 상태에서 가난과 질병에 일상적으로 시달리는 아이티인 대부분에게 있어서는 일정 금액을 내면 악령을 쫓아준다는 부두교의 약속은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무지한 가운데 종교적인 열성으로 무장된 사람들은 그 가운데서 참 진리를 배격하고 하나님의 진노를 쌓을 수밖에 없다.


이런 죄악 된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죄를 책망하고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여 주님을 바로 섬길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이 무지의 때에는 하나님께서 눈감아 주셨으나 이제는 어디에 살고 있는 어떤 사람에게도 회개하라고 명령하고 계시니라』(행 17:30). BP

2010년01월18일
박재권 / 캐나다 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