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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논단] 10대 손잡고 ‘아바타’ 꼭 관람을

은바리라이프 2010. 1. 25. 17:10
[해외논단] 10대 손잡고 ‘아바타’ 꼭 관람을
  • 영화 아바타가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이 영화가 반미적이고 반군사적이며 원시적인 주제를 찬양한다고 화를 내고 있으나, 대다수 관객들은 영화의 이런 메시지에 무관심하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관점에도 불구하고 보수주의자들은 입체영상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의 스펙터클을 즐기게 될 것이다.

    10대들이 관람할 때는 성인을 동반해야 한다. 그래야 비싼 입장료를 내고 보는 영화를 10대들이 충분히 감상하고 나중에 관람소감을 서로 이야기할 수 있다. 

    수전 필즈 美 칼럼니스트
    필자와 함께 영화를 본 14세의 조숙한 소년은 스펙터클을 즐기므로 영화의 메시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필자에게 말했다. 영화의 상투적인 정치적 표현은 다소 건방지고 인종주의적이지만 쉽게 무시할 수 있다.

    필자는 소년에게 이렇게 물었다. “우월한 백인 장애자가 원시적 장식을 하고 나무를 숭배하며 지능이 그다지 우수하지 않은 원주민들과 한편이 되는 과정이 묘사되고 있다. 그런 이야기 전개에 관해 생각을 했는가, 아니면 용들이 날아다니는 광경만 보았는가.”

    대다수 평론가들은 영화를 그런 식으로 보지 않았다. 나와 동행한 십대 소년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구세주 역할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과 경쟁하는 인물로 생각하는 평론가들보다 관람 포인트를 더 잘 알고 있었다.

    줄거리가 엉성한 아바타가, 기술 발명을 통해 이런 영화의 제작을 가능케 한 미국 기업들을 비판한 것은 누워서 침을 뱉는 바보짓이다. 영화의 이런 자기 모순에도 불구하고 관람해야 할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영상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익수룡들이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낙원의 동식물을 묘사한 색채가 마법 수준이다. 화려한 모습의 용들과 괴수들은 이야기 전개의 필수요소라기보다는 눈요기를 위한 배경 영상에 더 가깝다. 새로운 영상기법은 놀라운 수준이며, 입체영상 안경도 1950년대 이후 장족의 발전을 했다.

    주제의 바탕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의 반전 정서가 깔려 있으나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그런 정서는 아득한 옛날 이야기가 되었고, 박물관의 골동품 같은 시대착오적인 요소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 따라서 아바타는 ‘지옥의 묵시록’보다는 ‘오즈의 마법사’에 더 가깝다. 즉 오락성이 먼저다.

    메시지에 대해 불평하는 보수주의자들은 할리우드의 상투적 표현과 사춘기의 반문화 정서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자녀들이 생생한 아이디어에 접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선 활극의 배경이 된 행성에 판도라란 이름이 붙여진 까닭을 자녀들에게 물어볼 수 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판도라의 상자에서 모든 악이 날아간 후 바닥에 남은 것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는 아이에게는 사탕을 한 봉지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미국이 자연을 아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는 미국의 국립공원 보전실태를 설명해 줄 수 있다. 미국의 국립공원과 보호림 및 조수금렵지구의 총면적은 2억3000만 에이커를 넘으며 여기에는 동물원, 수족관, 식물원이 포함되지 않는다.

    이 영화는 인간의 탐욕을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감독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자신의 소감을 공허한 연설로 표현하고 있으나 귀를 기울이는 관객은 없는 듯했다. 이 영화가 구사한 첨단기술은 젊은 관객들에게 이정표적인 업적으로 기억될 것이다. 성인들은 현대의 새로운 디지털 특수효과 기술이 실제 배우들의 모습을 놀라운 형태로 변모시킨 과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스펙터클은 연극에서 최하위 요소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은 옳았으나 현대인들은 영상이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휘, 인물, 대화, 희극, 비극은 현대의 창조적 업적이 아니다. 아바타는 진정한 영웅을 내세우지 않고도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모험영화다. 비난의 포화를 맞은 미국인들의 용기를 소재로 한 훌륭한 전쟁영화인 ‘허트 로커’도 아카데미상 후보로 지명되었는데 이 영화 역시 10대들과 함께 관람할 필요가 있다.

    수전 필즈 美 칼럼니스트

    워싱턴 타임스·정리=오성환 외신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