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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판타지의 극한을 넘어서다"

은바리라이프 2010. 1. 25. 15:09

아바타 "판타지의 극한을 넘어서다"

 

 

판타지의 극한을 넘어서버렸다. 영화 아바타는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 현존하는 인간이 경험했던 상상력과 기술력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버렸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행복감에 빠져드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아바타는 순전히 인공적으로 그려넣은 자연이 보는 이를 마취시킨다. 환각상태가 이런 것일까? 세상에서 보지 못했던,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경지의 아름다움이 감성을 압도한다.

 

아바타에는 웬만한 영화팬들이면 금방 떠올릴 수 있는 지나간 대작들의 핵심 장면이 줄줄이 등장한다. 공룡이 사람을 쫓고 덥치는 장면에선 쥬라기 공원, 신경연결장치를 통해 가상의 현실을 넘나드는 장면에선 매트릭스, 주인공 제이크와 네이티리가 신성한 나무에서 입맞춤을 하는 장면에서 포카혼타스, 제이크가 원주민 나비족에 동화되는 장면에선 늑대와 함께 춤을거대한 우주선 선단이 떠다니는 장면에선 스타워즈, 좀처럼 쓰러지지 않고 싸워대는 로봇의 모습에선 터미네이터가 떠오른다.

 

물론 하늘을 나는 거대한 새들이며 전체적인 전투구도는 초힛트 컴퓨터게임 워크래프트를 그대로 옮겨놓다시피 했다. 심지어 네이티리의 푸르스름한 피부색에 몸을 잔뜩 낮춰 성난 고양이 소리를 내는 모습은 뮤지컬 캣츠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을 담고 있다.

 

<아바타 속의 '네이티리'와 뮤지컬 캣츠의 주인공 모습>

 

인간과의 승산없는 전투를 앞두고 신성한 나무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제이크의 모습에서는 십자가 고난을 눈 앞에 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땀이 피가 되도록 간절히 기도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바타는 인간 역사 상 최대의 베스트셀러인 성경 속의 하이라이트까지 차용한 셈이다.

 

그렇다고 이런 장면들이 지난 대작들의 모자이크란 인상은 주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시절 뇌리 속에 남아있던 대작 엔터테인먼트의 잔상들을 일깨우며 감동의 시너지를 일으킨다. 활과 화살로 무장한 원주민과 첨단 우주전투함으로 무장한 인간 사이의 싸움이란 만화 같은 구도. 그러나 전혀 어색함 없이 진하디 진한 감동으로 승화되는 데는 관객들이 지나간 대작의 명장면들에 이미 친숙해있기 때문인 지 모른다. 그것은 천재 감독 제임스 카메런이 미리 의도했던 치밀한 계산이었을까?

 

영화는 권력이다. ‘아바타는 이를 다시 입증하고 있다. 수많은 정치인들이나 지도자들이 수백번을 떠들어야 먹힐까 말까 하는 이데올로기를 단 한 편의 영화가 순식간에 지구 위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놓는다. ‘스타워즈는 우주를 정복대상으로 보고 인간의 첨단기술을 승리자로 옹립했다. ‘아바타에서는 자연과 환경 중심의 에콜로지(ecology)가 최후의 승자며 인간의 첨단기술은 여지없이 패배하고 만다.

 

자연은 에너지의 흐름에 지배를 받고 있고, 모든 수목은 신경조직처럼 하나로 연결돼 신호를 주고 받는다는 생태학의 극단을 서슴없이 주장한다. 단 한 편의 영화로 인류의 생각을 첨단기술 신봉자로부터 지속가능한 환경보존이라는 코드로 단숨에 바꿔놓는다. 온 지구가 아바타영화표 구하기 위해 줄을 서는 요즘, 그 어떤 지도자도 할 수 없는 강력한 영향력을 아바타는 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