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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왜 선교 힘드나'

은바리라이프 2009. 7. 25. 15:40

'일본은 왜 선교 힘드나'
총회 파송 일본선교사들 한자리서 '고민'

 

박성흠 기자 jobin@kidokongbo.com [조회수 : 44]

 

【홋카이도=박성흠부장】 한국 교회가 선교 1백20년의 역사를 갖고 오늘날 1천만 명(정부통계 8백60만 명)의 교세를 자랑하는 반면 이웃나라 일본은 우리나라 보다 훨씬 앞선 1859년에 미국인 선교사에 의해 복음을 받아들이고서도 전체 인구의 1%미만의 복음화율을 보이고 있다.

   
일본 사포로 시내 밤거리의 젊은이들 모습.
2005년 현재 일본의 개신교 통계를 보면 교회는 7천7백여 개로 인구 1만6천여 명 당 하나의 교회가 있는 셈이다. 교회가 증가하는 지역은 동경 등 대도시가 대부분인 반면 농어촌 지역의 교회는 문을 닫거나 담임목사 등 목회자가 없이 운영되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는 전국적으로 교회가 없는 현(일본의 행정구역 단위)은 없으나 마을의 약 80%에는 교회가 아예 없는 실정이라는 보고도 있다. 주일예배 출석자 수는 약24만3천 명으로 일본 전체 인구의 약 0.2%에 불과하며, 한 교회의 평균 출석자 수는 약 40명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난 11~15일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본교단 총회파송 선교사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선교사대회를 가졌다. 1년에 한 차례 모이는 선교사대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 소속된 선교사로서의 소속감을 확인하는 한편 지난 1년간 선교현장에서 벌인 활동의 결과를 보고하고 서로 위로하며 격려하는 자리. 본교단 총회가 파송한 15가정의 선교사들 외에 은퇴했거나 본교단 총회와 밀접한 관련을 맺은 선교사 등 모두 38명과 본교단 총회와 일본선교 후원 교회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대회에는 일본그리스도교회 소속 삿포로 하츠사모교회 하타마키토 목사가 참석해 '일본교회의 역사 현황 과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하타 목사의 강연에서 '일본의 복음화는 왜 그렇게 더디게 진행되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의 일면을 읽을 수 있다.

"일본이 왜 한국처럼 복음화가 안되는지 또 그에 대한 어떤 대책이 있겠는지, 일본의 한국인 선교사들이 안다면 내게도 좀 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하타 목사는 일본선교를 후원하고 있는 한국 교회 참석자들이 던진 '일본은 왜 복음화가 잘 안되는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 '나도 답답하다'는듯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갑자기 발전하는 것은 어느날 또 갑자기 사라질 것'이라느 일본 사람들의 일반적인 정서에 대해 설명하고 거기에서 해답을 찾는 듯했다. "일본인은 밖으로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습니다. 감정의 표현이 한국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젊은이를 양성할 때 참고 인내하고 기다려서 그 결과를 얻어냅니다. 한국 교회가 일본에서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본은 왜 복음화가 더디다고 생각하며, 어떤 대책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하타 목사는 알듯 모를듯한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일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정서 때문이라는 것이 그가 내리는 결론이다.

일본의 목사가 일본복음화가 더딘 이유를 일본에서 찾은 반면 이번 선교사대회에 참석한 한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일본 선교에 관심이 적은 이유를 네가지로 설명했다.

그 첫 번째는 일본강점기를 경험한 민족감정 때문이며, 두 번째는 지리적으로 너무 가까운 탓이고, 세 번째는 일본의 물가가 너무 비싼 때문이고 마지막으로는 선교의 열매(결신자 또는 교회개척)가 너무 적기 때문이라는 것. 마치 농담처럼 지나가는 말로 던진 이 선교사의 분석은 한국 교회를 향해 일본선교에 대한 보다 큰 관심을 촉구하는 것이었지만 나름대로의 설득력이 있다.

일본선교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일본은 왜 복음화가 더딘가'에 대한 해답으로 △전통적 우상문화 및 다원적 범신론적 신앙관 △기독교와 이단 분별력 부족 △집단주의적 성향 등을 꼽고 있다.

한국인 선교사들과 일본선교를 후원하는 한국 교회 관계자들을 향해 하타 목사는 과거 일본의 기독교가 한 때 왕성하게 발전했다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교회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당시를 상기시키고 "아무리 부흥과 성장이 급하다고 해도 과거의 전철을 밟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비록 양적으로 발전하지 못했지만 질적 저하를 감수하면서까지 양적 부흥을 추구하지는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에 참석자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