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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개를 먹는 이유

은바리라이프 2009. 7. 18. 17:15

복날 개를 먹는 이유



하필이면 왜 복날에 개를 맣이 먹을까.

절기상으로도 절박한 지경이었다. 호미질을 하다 보면 '배는 고파 등에 붙고'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베잠방이는 바짝 소금기에 버무려지고 하늘은 지글지글 타다못해 온 몸을 옥죄인다. 아시, 두벌, 만물을 매고 나면 복날이 걸쳐 있게 마련, '보신탕!'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한의 학자 이영종 교수(경원대 한의대학장)가 적절한 답변을 보내왔다. 여름 자체가 불(火)이다. 게다가 더위의 절정인 삼복은 경일로 화기가 왕성하면서도 쇠(金)에 해당한다. 따라서 복날은 불이 쇠를 녹이는 화극금이므로, 쇠를 보충하기 위해 개를 먹어야 한다. 개에게 쇠의 기운이 있는 탓이다. 영양학적 측면 이상으로 동양의학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여기서 이냉치열이 아닌, 더울 때 더운 음식을 먹는 이열치열을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위를 근본적으로 이기는 현명한 처사인 셈이다.

개고기를 즐기는 백중날은 막상 개와 깊은 인연이 있다. 백중은 우리의 전통 속에서는 머슴의 생일이자 두레의 '호미씻이' 날이기도 하지만 목년존자가 아귀도의 고통을 받고 돌아가서 방황하는 어머니의 넔을 댈래려고 부처에게 부탁하여 개로 환생한 일을 기리는 날이다. 우란분재를 베풀고 넔을 달래니 개가 된 어머니가 극락정토에 다시 태어났다. 그런데 개가 된 어머니를 기리는 날에 집중적으로 개를 때려잡다니 이 무슨 아이러니란 말인가.

영양적인 측면에서는 어떨까? 개고기는 사람의 근육과 가장 가까운 아미노산 조성을 가진 양질의 단백질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찬물로 씻으면 기름이 엉겨붙으나 개고기는 그대로 씻겨나간다. 현대인이 그토록 기피하는 콜레스테롤도 적다. 무엇보다 개장국을 먹을 때 부추, 깻잎, 고추, 파, 마늘, 들깨 따위의 건강식 야채를 함께 먹으니, 그것 자체만으로도 몸에 좋은 것은 뻔한 이치다. 내가 보기에는 고기 자체보다는 이같은 야채가 오히려 개장국이 영양식임을 보장해주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비단 복날 먹는 음식으로서만이 아니라 병후 조리, 상처 치료등에도 요험이 높다. <동의 보감>에서도, 성이 따뜻하며 독이 없고 오장을 편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창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 시켜 허리,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양도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도 멀리 남도 바닷가로 유배 간 형 정약진에게 올린 편지에서 개고기의 영양성을 높이 평가했다. 지극히도 형을 아꼈던 다산은 형의 몸을 걱정하여 개고기 조리법까지 상세히 적어 보내면서 애꿎게 개고기를 타박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선입견을 지적하기까지 했다. 다산의 앋르인 정약유가 지은 <농가월령가> 8월조를  보니 이렇게 씌여 있다.

며느리 말미받아 본집에 근친갈 제,
개 잡아 삶아 건져 떡고리와 술병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