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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보신탕 먹는 이유

은바리라이프 2009. 7. 18. 16:09
보신탕은 우리나라의 음식문화이다.

"며느리 말미받아 본집에 근친갈 제 개 잡아 삶아 건져 떡고리와 술병이라"

조선시대 농가의 1년 12달을 노래한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의 팔월령의 한구절이다.조선 헌종때 정약용의 둘째 아들 정학유가 지은 가사로 농촌에서 한햇동안 계절을 따라 해야할 일들을 일깨우며, 그때 그때의 세시풍속을 지켜가며 살아가는 모습을 노래한 교훈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계절에 따른 농사에 관한 과학적인 지식이 나타나 있으며, 농촌의 세시(歲時)풍속이 잘 표현되어 있는 노래이다.


이 노래의 한 구절에 농사일을 마무리한 농가에서 며느리가 휴가를 얻어 친정 부모를 찾아뵈려 갈 때 며느리에게 떡과 술과 함께 개고기를 삶아 보낸다는 내용이다.

조선시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개를 삶아 파를 넣고 푹끓인 것을 구장이라고 한다. 여기에 죽순을 넣으면 더욱 좋고, 구장에 고춧가루를 타서 밥을 말아서 시절음식으로 먹는다. 이렇게 먹고 나서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기운을 보충할 수 있다."라고 나와있어 여름더위가 한창인 삼복(三伏)에 개고기를 먹는 풍습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복중에 많이 먹는 이유는 음양오행설에 근거하여 개고기는 화(火),복(伏)은 금(金)에 해당하여 화기(火氣)로서 금기(金氣)를 억눌러 더위를 이겨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전으로 올라가더라도 우리 민족이 개를 먹었다는 증거를 충분히 발견할수 있다.고구려의 벽화에는 개를 잡는 장면이 있으며 고려시대에는 개를 구워서 먹는 습속이 유행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중종31년 김안로가 개고기를 좋아하여 아첨배들이 개고기를 뇌물로 바치고 벼슬을 얻었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또한 1847년 프랑스 선교사 "달렌"이 쓴 <조선 교회사> 첫머리에 "조선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는 개고기이다."라고 쓰여 있을 정도이다.

이처럼 개고기는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에게 귀한 몸보신용 음식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왜 우리민족은 개고기를 먹었을까. 지금처럼 소고기,돼지고기가 흔한 시대에는 왜 개고기를 먹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농경사회에 살던 우리 조상들로서는 고급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서 집안의 귀한 노동력인 소를 잡을수 있었겠는가.아니면 집안의 귀한 재산인 돼지를 잡아 먹을수 있었겠는가.

여름 삼복더위에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한 벼농사를 하는 지방에서는 온 마을이 함께 힘든 일을 하고 그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동네에서 돌아가며 개를 잡아 개장국을 끓여 나눠 먹은 것이다. 소는 값비싼 농업노동력이며, 돼지도 특별한 행사가 아니면 잡지 못할 정도로 귀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겻들여 있는 음식인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철학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개고기의 선택은 당연했던 것이다.여름이 되면 양기가 몸의 바깥으로 나가게 되는데 이 경우 속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이 필요하고 체질적으로 태음.소음인에게 더욱 필요한데, 우리나라 사람의 70% 정도가 태음.소음인에 해당하기에 대표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인 화(火)기를 갖고 있는 개고기의 선택은 한의학적으로도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출처 : 중앙일보 분수대 199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