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성극(대본)

술퍼맨의 귀가-박강월

은바리라이프 2009. 6. 22. 16:42

술퍼맨의 귀가"

이 대본은 열린 예배를 위한 드라마 대본입니다.
박강월( 은혜 드라마선교단 단장. 수필가 ) 의 글이며, 빛과 소금 98년 5월호에서 발췌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등장인물----------------------------------------------

한민우, 조은혜집사, 소망, 명호, 목사, 박권사, 이집사, 깡패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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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소파와 탁자가 소박하게 놓인 거실, 바닥에 꿇은 채로 기도를 드리고 있는 조은혜집사, 장례를 치르고 있는 옆집에서 들려오는 찬송소리-291장

소망이: (방문을 쾅 열고 나오며) 으이그 시끄러! 도무지 공부할 수가 없네. 가서 한바탕 따질까부다.

조은혜: (돌아보며) 그게 무슨 말이니? 어제까지 뵙던 옆집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명복은 못빌어드릴 망정!

소망이: 흥,명복? 저렇게 찬송갈 외쳐 부른다구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기라두 하나요? 그리구 엄마두 그 기도 좀 제발 그만하세요. 그런다구 집나간 명호오빠가 돌아오는 것두, 술주정뱅이 아빠가 술을 끊는것두 아니잖아요. (빈정대는 말투다)

조은혜: 소망아, 너 그게 무슨 망발이니? 실직당하시구 퇴직금까지 사길 당해 방황하시는 아빨 위로해 드려야지. 아빠는 아직 하나님의 정하신 때가 되지 않아서 그러신거야. 간절히 기도하노라면 반드시 술도 끊으시고 하나님께로 돌아오실꺼다.

소망이: 하나님의 때? 그게 대체 언젠대요? 아빠가 실직당한 게 어디 우리 가족들 탓인가요? 그런데두 허구헌날 술주정이나 하구, 아유 정말 싫어!(머리를 마구 휘젓는다) 명호오빨 보세요. 결국엔 아빠의 술주정을 못견디구 집을 뛰쳐나갔잖아요. 그 지경이 되구두 엄만 기도가 나오세요?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면 정말이지 우리한테 이럴 순 없어요.

조은혜: 소망아, 제발 그만. 그만해라.

소망이: 그만, 그만, 그만! 엄마야말로 제발 그만 두세요. 난 이제 기도 따윈 절대루 하지 않을꺼에요. 차라리 영어단어라두 하나 더 외워서 (단호히)꼭 성공하구 말꺼예요. (찬송소리 들리는 쪽을 향해 주먹을 불끈 들어올리며) 으이그, 시끄러!(방으로 돌아간다)

조은혜: 소망아!(따라가려다 그 자리에 무너지듯 주저앉으며) 오, 주님! 우리 소망이를 용서하세요. 아직은 철이 없어서 주님의 사랑을 잘못 깨달은 탓이니 어린 것을 부디 긍휼히 보아주세요.

(이 때 객석으로부터 한민우 과장 등장. 빈대떡신사를 외쳐 부르다가 술병을 들어 병나발을 불면서 무대 앞까지 비틀거리며 온다)

한민우: 돈 없으면 집에 가서 아, 빈대떡이나 부쳐먹지...(무대를 향해) 이리 오너라! 아 빨랑빨랑 문 안 열구 뭘 꾸물거리구 있는거야. 이 예수쟁이 마누라야!(무대 위로 올라온다)

조은혜: (놀라 일어서며) 쉿! 조용, 조용히 좀 하세요. 옆집 할머니께서 소천하셨어요.

한민우: 소-천? 아하, 가셨다-아, 이거지? 어쭈? 꼴에 문자 쓰기는 . 으음, 좋아. 그렇담 찬송갈 불러드려야지. (옆집을 향해)며르치 며르치 된장국 속에서 만나리. 며르치 며르치 김칫국 속에서 만나리.(129장의 후렴 곡조에 맞추어 춤까지 추어가며 흐드러지게 부른다)

조은혜: (당황하여 어쩔줄 몰라하며)제발, 그만 하세요! (입을 막는다)

한민우: 아니, 이 여편네가 돌았나? (뿌리친다)

조은혜: (애원하듯) 여-보, 제발 술 좀 끊으시고 주님께로 돌아오세요, 제발요.

한민우: 시끄럿! 조용히 못해? 집구석이라고 기어들어와봐야 맨날 질질 짜기나 하구, 무슨 낙이 있어야지. 낙이! (이때 소망이 방에서 갑자기 크게 울리는 음악소리) 뭐야? 저건. 소망이놈 방에서 나는 소리 아냐? 그만 집어 치우라, 이거지? 내 저 녀석을 그냥! (방쪽으로 가려한다)

조은혜: (다리를 붙잡는다) 여보, 제발 진정하세요. 모든게 다 제 탓이예요.

한민우: (거세게 뿌리치며) 이거 저리 비키지 못해? 그래 너나 실컷 주 안에서 잘 먹구 잘 살아라. 에-잇! (술병을 집어 던지고 뛰쳐 나간다)

조은혜: 아악! (술병에 맞은 머리를 감싸쥐며) 소망아빠, 소망아빠! (안타까이 부르며 따라 나간다. 암전된다)

(무대가 다시 밝아지면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지친 듯 소파에 기대앉은 조은혜 집사. 딩동댕 벨이 울리더니 들어서는 심방대원들)

목사: 계십니까, 조집사님?

조은혜: 어서 오세요. 목사님. (몸을 일으킨다)

목사: (기도를 드린 후 ) 그냥 누워 계시지 않구요. 벌써 보름이나 되었는데 그래. 소망아빠 소식은 좀 들으셨습니까? (고개를 가로젓는 조집사) 너무 낙망하지 마세요. 집사님. 아무리 그렇다 해두 소망아빠를 위해 기도하기를 쉬어서는 안됩니다.

조은혜: 그래서요. 목사님. 그이 돌아올때까지 금식기돌 할까해서요.

목사: 건강이 괜찮으시겠습니까? (고개를 끄덕이는 조집사) 그렇다면 저도 지원 기도를 함께 하지요. (고요한 찬송 연주곡으로 흐른다. 암전된다)

제 2 장

(밤거리. 무대에는 벤치만 달랑 놓여 있다. 찬송이 흐르면 나래이션이 울린다. -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일평생에 근심하며 수고하는것이 슬픔 뿐이라. 그 마음이 밤에도 쉬지 못하나니 이것도 헛되며 다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것이 헛되도다. - 나래이션에 울릴 때 비틀거리며 등장하는 한민우. 머리는 헝클어지고 형색은 초라하다. 들고 있는 술병을 들어 마시다가 기침을 터뜨리곤 벤치를 붙잡고 돌아서서 구토 한 후, 지친 듯 벤치에 쓰러져 쪼그린 채 잠든다. 그의 손에서 떨어져 나뒹구는 술병. 이때 깡패1. 거들먹거리며 등장)

깡패1: 이 꼰데 이거, 완전히 맛이 갔구만 갔어. (주위를 한 번 둘러 보더니 한민우의 옷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열어보곤 실망한 듯) 이 꼰대 이거 보아하니 명탠지 조긴지 그 건가본데? (지갑을 내던지다가 차고 있는 시계를 발견) 어쭈, 꼴에 시곈 금딱진데? 어쭈구리. 다이야반지 까징? (휘파람을 불자 깡패2, 명호 등장)

깡패2: 뭐야, 뭐야? (시계를 들이보이자) 오 예! 금딱지잖아? (모여든다)

깡패1: 요게 짜진이겠냐, 짜가겠냐 한 번 맞춰봐라. 야 그리구 똘만아 넌 저 반지 좀 빼라. (명호가 망설이자) 괜찮아, 마! 완전히 갔대니까는?

명호:(반지를 빼려다 말고 그제사 아빠를 알아본 듯 놀라며) 아, 아빠!

깡패2: 아빠? 얌마, 너 약먹었냐? (대신 반지를 빼려한다)

명호: (가로 막으며) 형, 안돼. 이 분은 우리 아빠예요!

깡패1: 햐, 거참 묘한 일이네. 그래서 마, 으쩌란거야? 술주정뱅이 꼰대 땜에 못살겠다구 가출할 땐 언제구 갑자기 효자가 되셨나? 저리 비켜, 안비켜?

명호: (의연히) 안돼. 절대루 비킬 순 없어!

깡패2: 좋아. 쓴 맛을 보여주지. 오늘이 니 제삿날인줄 알어! (달려든다. 쓰러지는 명호. 그 때 깨어나는 한민우)

한민우: 뭐야, 이거 왜 이리 소란해? (넘어진 명호를 발견, 다가가며) 아니? 이건 명호. 우리 명호놈 아냐? 명호야, 명호 이놈아! (겨우 몸을 일으켜) 이 나쁜 놈들아, 우리 명호 살려내라! (덤벼든다)

깡패1 : 햐, 이거 부자 간에 상당히 귀찮게 구네. (몸을 뒤흔들더니) 아, 이거 오늘 너무 한꺼번에 몸푸는 거 아닌가 몰라. (달려들어 때린다)

한민우: (대항하나 몸이 말을 안듣는다) 이놈들아, 우리 명호 살려내라, 이놈들아! (쓰러진다. 유유히 반지를 빼는 깡패들)

깡패2: (인기척이 나자) 야, 누구 온다. 튀자! (뛰어 달아난다. 심방부대 등장)

심방대원들: (쓰러진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놀라) 아니, 세상에!

이집사: 강도를 당했나봐요! (다가가 살펴보더니) 아니! 목사님. 소망이 오빠 명호예요. 세상에나!

목사: 오, 이런!

박권사: 가만, 이집사. 이 양반은 소망이 아빠 아니우?

이집사: 맞아요! 아이구 세상에. 소망이 아빠, 정신 차리세요! (흔들어봐도 기척이 없다)

목사: 자, 자! 이럴게 아니라 어서 구급차를 부릅시다.(뛰어간다)

이집사, 박권사: 소망아빠, 소망아빠, 정신 차리세요! (암전되며 사이렌 소리 들린다)

제 3 장

(밝아지면 텅빈 무대 위에서 엎드려 기도하는 조집사. 슬픈 곡조의 찬양 연주)

조은혜: (울먹이며) 아버지 하나님!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내가 간구할 때에 숨지 마소서, 내게 굽히사 부디 응답하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눈물을 흘리며) 내가 낮에도 부르짖고 밤에도 잠잠치 아니하오나 응답치 아니하시나이다. 오 주님! 어느 때까지니이까! 나를 영영히 잊으시나이까! (통곡. 음악 고조. 이때 황급히 뛰어나오는 이집사. 그 뒤로 붕대를 잔뜩감은 한민우와 명호를 부축하고 들어오는 목사와 박권사)

이집사: 조집사님, 조집사님! 명호와 소망이 아빠께서 돌아오셨어요!

조은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뭐, 뭐라구? 오, 주님. (일어서며) 명, 명호야!

명호: (와락 안기며) 엄마! (울음을 터뜨린다)

한민우: (다가와) 여, 여보. 나를 용서하구려. (울먹인다)

조은혜: 여-보! (껴안는다)

심방대원들: (눈물을 닦으며) 할렐루야! (박수친다. 음악 고조되며 암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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