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성극(대본)

십자가 의미 되살리는 창작 뮤지컬 〈버스〉

은바리라이프 2009. 6. 11. 18:24

“너를 버린 나를 용서해다오”
십자가 의미 되살리는 창작 뮤지컬 〈버스〉 25일부터 운행
2009년 02월 09일 (월) 14:30:39 조준영 기자 joshua@kidok.com

   
  ▲ 뮤지컬 <버스>는 수준 높은 음악과 무대, 눈물샘을 자극하는 줄거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훌륭한 복음 접촉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습실 문을 열었을 때, 배우들의 땀 냄새 섞인 뜨거운 열기가 훅 다가왔다. 한창 몰입하고 있는 부분은 극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낭떠러지길 운전 장면. 실제 죽음을 코앞에 둔 것처럼 배우들의 놀란 눈동자며 몸짓들이 살아있다. 가까스로 고비를 넘었는가 싶었는데, 몸서리쳐지는 선택의 순간이 운명처럼 다가온다.

“저리가, 위험해, 저리가, 위험해”

“하나의 생명, 일곱의 생명. 선택은 하나야. 주님,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

브레이크가 고장 난 버스를 몰고 있는 운전기사가 있다. 버스에는 일곱 명의 승객이 타고 있고, 마을 어귀 건초더미 앞에는 미쳐 몸을 피하지 못한 한 아이가 서 있다. 한쪽을 살리기 위해 한 쪽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 거기다 그 아이는 다름 아닌 운전기사의 아들이다. 그 짧은 순간 버스기사는 어떤 선택을 할까?
문화행동 아트리(대표:김관영 목사)가 준비 중인 뮤지컬 〈버스〉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버스의 승객을 구하기 위해, 자기의 어린 아들을 희생시키고 승객들을 살려낸 한 운전기사의 이야기로, 스위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저라면 그렇게 선택을 못했을 거예요.”

극중 운전기사 역을 맡은 박계환씨(41세)의 말이다. 박씨는 실화를 바탕으로 직접 대본을 썼으며, 예술감독, 안무 등 1인 다역을 소화하고 있다. 뮤지컬에는 실제 박씨의 아들이 운전기사의 아들로 잠깐 등장하는데, 실제 아들이기 때문에 배역에 대한 몰입이 남다르다. 특히 극중 운전기사가 죽은 아들을 기억하며 부르는 ‘용서’라는 노래는, 애절한 가사와 함께 감동을 더한다.

“내 살과 내 뼈와 내 피와 바꾸더라도 아깝지 않은 너. 너를 버린 나를 용서해다오.”

〈버스〉는 2007년 11월 초연 당시 열하루 동안 29명의 현장 결신자를 내는 등 선교적 효과가 탁월하다. 유료관객도 100%를 달성해, 일반 공연계에서조차 놀라운 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박씨를 비롯해 전체 배우들이 다수의 작품을 소화한 전문 뮤지컬 배우들로 극적 완성도 또한 일반 뮤지컬 못지않다.

다양한 성격의 배우들을 보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 극중 화자이자 상업주의에 찌든 음악에 환멸을 느끼고 작은 마을로 쉼을 찾아 들어온 작곡가, 명예와 권세에 집착하는 동네 이장, 당최 하고 싶은 일이 없는 버릇없는 여고생과 잔소리꾼 엄마, 세상에 맘에 드는 것이 천지인 장씨 할아버지, 그리고 애정행각에 몰두하는 불륜남녀.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내뱉는 대사들이 묵직한 주제 사이에서 감칠맛을 더한다.

부활절을 앞두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난과 대속을 되새기는 의미 깊은 무대가 될 이번 작품은 2월 25일부터 4월 11일까지 대학로 엘림홀에서 공연된다(02-741-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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