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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 새집증후군과 유해화학물질

은바리라이프 2009. 4. 1. 16:47
[환경칼럼] 새집증후군과 유해화학물질
창세기와 에코하우스 (3)


▲새집 증후군 관련 퍼포먼스의 한 장면©연합

저는 제가 시무하는 장충교회(서울 장충동)에서 건축위원장으로 지금 3년째 교회당 건축을 하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건강한 교회를 짓기 위하여 먼저 국내에 잘 지었다고 알려진 몇몇 교회를 탐방하였습니다. 그런데 탐방을 마치고 나서 너무나 실망이 컸습니다.

부산의 어느 신축 교회당 카페에 커피를 마시러 들어갔는데 불과 10분도 안되어 머리가 아파서 도저히 더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거시서 봉사를 하시는 여 집사님이 눈치를 채고 ‘아이, 너무 죄송합니다. 공사한 지가 얼마 안 되어서 아직 냄새가 많이 납니다’라며 미안 해 했습니다.

대전의 새로 지은 어느 교회는 예배당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마치 독가스실 같았습니다. 안내하시는 집사님을 따라 교회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영아부실, 유치부실, 식당, 체육관, 기도실, 목회자실을 둘러보는 순간 기침이 나고 눈이 따갑고 머리가 아파서 견디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디를 가도 마음 놓고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바른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이런 곳에서 제대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전 외관은 화려하고 웅장한데 성도들의 건강을 지켜줄 내부 환경에 대하여는 소홀히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은 더욱 심각합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집에 들어가기가 겁이 난다고 합니다. 새 집에 이사 왔다고 온 가족이 좋아했는데 그 좋던 기분은 잠시뿐, 온 가족이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집 안에 사용한 페인트, 접착제, 코킹제, 벽지용 풀 같은 마감 재료와 식탁, 책걸상, 장롱, 장식장, 소파, 침대 등 각종 가구의 대부분이 유해 화학물질로 되어 있어서 거기서 유독가스가 밀폐된 실내 공기를 쉽게 오염시켰고 우리 몸은 그 안에서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여유가 있는 분들은 새집에 바로 이사해 들어가지 않습니다. 2,3년간 세를 주었다가 독한 냄새가 없어진 다음에 입주한다고 합니다. 새집에서 내가 먼저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먼저 살게 하는, 이런 우스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우리가 어릴 때 살던 집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건축재료로 많이 쓰던 것이 흙, 돌, 나무, 종이, 기름 같은 모두가 천연재료였습니다. 흙벽돌로 집을 짓고 소나무로 서까래를 하고 짚으로 이영을 하고 종이로 장판을 하고 그 위에 들기름을 바르고 한지로 도배를 했을 때는 집에서 단 잠을 잘 수 있었고 아침에 일어나면 힘이 솟았습니다.

1983년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처음으로 빌딩증후군(SBS, Sick Building Syndrome)이란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건물의 입주자들이 유해화학물질로 오염된 실내 공기에 노출되어 피로, 두통, 어지러움, 알레르기, 눈이나 목이 따가운 증상을 말합니다. 지금 사회문제화되어 있는 새집증후군(SHS, Sick House Syndrome)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런데 생명을 중시하는 교회와 병을 치료하는 병원과 다음 세대를 키우는 학교는 어떻습니까? 교회나 병원과 학교마저도 유해화학 물질로 오염되었다면 우리의 미래가 암담하지 않습니까?

현대인들은 실내생활의 비중이 점점 많아져서 80~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공기의 섭취량은 13Kg으로 음식물 섭취량(1.5Kg)의 8배가 넘습니다. 이와 같이 실내 공기의 질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WHO에서는 UN헌장의 ‘인간의 기본권’ 차원에서 ‘건강한 실내 공기에 대한 권리’(The Right of Healthy Indoor Air)라는 선언문을 채택(2000.5)하였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건강한 실내 공기를 호흡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2005년부터 실내 공기의 질 관리법이 발효되어 있습니다. 실내 공기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이를 건축 단계부터 바로 잡아보자는 것입니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포름알데히드(HCHO)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입니다. 포름알데히드는 포르말린의 주원료입니다. 살충제, 살균제, 합성수지를 만드는 데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대단한 독성을 가지고 있으며 발암우려 물질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휘발성 유기화합물질로 잘 알려진 것은 톨루엔, 벤젠, 에틸벤젠, 자일렌, 스티렌 등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많이 쓰는 페인트에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부유세균, 일산화탄소, 라돈 등이 실내 공기를 더럽히고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당장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해화학물질로 오염된 실내 공기를 어떻게 정화하여 마음 놓고 숨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까요? 어떻게 새집증후군에서 자유로워질까요? 저희들이 그 답을 찾았습니다. 에코하우스(Eco-House)를 만드는 것입니다. 에코처치(Eco-Church)를 만드는 것입니다. 에코병원, 에코학교, 에코빌딩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연에서 그 답을 찾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에서 이 모든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길을 찾았습니다. 그 에코하우스의 비밀을 다음 장에서 공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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