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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다원주의를 전제하는 야웨신앙

은바리라이프 2009. 2. 16. 11:48

종교 다원주의를 전제하는 야웨신앙


너희 중에 다른 신을 두지 말며 이방신에게 절하지 말찌어다(시81:9)

그는 이방신을 힘입어 크게 견고한 산성들을 취할 것이요(단11:39)


성서편저자들은 오직 야웨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신이라고 했을까? 아니다. 야웨만을 섬기라고 촉구하고 강조하면서 야웨만이 참신이라고 했을 뿐 세상 천지에 다른 신이라는 존재는 없으며 신의 존재는 오직 야웨 뿐이라고 하지 않았다.


• 다른 신 전제하는 성서의 종교 다원주의

성서는 세상 어디에도 야웨 외에 다른 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야웨도 여러 신들 중의 하나라는 것을 분명하게 표명하고 있다. 이것은 성서가 종교 다원주의를 전제하며 다른 종교의 다른 신을 염두에 두고 야웨 신앙에 대해 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성서편저자들은 한결같이 다문화, 다종교 시대속에서 타민족들의 종교적인 영향을 받으며 꿋꿋하게 야웨 신앙을 지킬 것을 호소하며 야웨신앙을 고수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성서는 야웨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신이며 다른 신들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관점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수 있다. 심지어 야웨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들을 타민족의 이방신도 행할 수 있다고 보므로서 야웨만이 하실수 있다고 믿는 소박한 믿음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이방신의 능력을 나타내기도 한다(단11:39).


• 타종교 영향받은 이스라엘

그러므로 성서의 편저자들에 의하면 세상 천지에 신은 야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믿음생활을 잘 하는 종족이나 민족은 이스라엘만이 아니다. 성서본문은 이스라엘 보다도 더 신심이 깊은 타민족들이 얼마든지 있음을 말한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그들에게 야웨 신앙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야웨 신앙보다 훨씬 세련되어 보이는 타민족들의 종교적 영향을 받으면서 살기도 했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야웨의 인도를 받아 출애굽했던 이스라엘 사람들 전부가 모범적인 야웨 신앙을 가졌었다고 볼수 없음이 분명하다.


• 야웨만을 섬기라고 강조하는 것은 이미 다원주의적 견해가 전제된 입장

분명 성서는 야웨 신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고집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서본문은 여러 신들 중에서 이스라엘을 출애굽시킨 신이 야웨라는 것을 반복하여 말하고 있다. 야웨만을 섬겨야 한다는 촉구와 권고의 타당성을 힘주어 강조하는 것은 야웨 이외의 다른 신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신이란 전혀 존재도 하지 않으며 세상에는 오직 야웨만이 존재한다면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말이 필요없을 것이고 이방신의 힘을 힘입었다는 표현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는 종교 다원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말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으며 동시에 야웨 신앙은 종교 다원주의 문화속에서 야웨를 향한 신앙이라는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한 믿음체계라는 것을 성서의 본문들을 통해 알수 있다.


• 여러 종교들 중의 하나로서의 이스라엘의 종교, 여러 신들 중의 야웨

이와 같이 성서편저자들은 다른 신, 다른 종교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전제했다. 그러므로 분명한 사실 한가지는 성서편저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이 고백하고 추앙하는 야웨 종교도 당시의 여러 종교들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이다. 성서편저자들은 이런 종교다원주의, 다문화의 다종교 상황속에서 야웨 신앙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도 고민하고 고군분투하면서 죽음을 불사하는 중에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믿음체계를 있게 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야웨 신앙이 현재의 모습으로 있게 된 것이다.


• 야웨 신앙은 여러 신앙 중에서 사람이 선택하는 옵션?

그러므로 어떻게 생각하면 사람쪽에서 야웨 신앙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수많은 종교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종교를 하나 골라 갖는다는 인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룻기의 한 구절은 이런 인상을 잘 드러낸다(나오미가 또 가로되 보라 네 동서는 그 백성과 그 신에게로 돌아가나니1:15). 하지만, 성서편저자들은 이 문제에 관한 한 절대로 양보할수 없는 공통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것은 이스라엘이 여러 신들 중에서 가장 입맛에 맞는 야웨를 이스라엘의 신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시내 산에 홀로 거하시는 야웨가 이스라엘을 복주고 싶으셔서 이스라엘을 먼저 선택했다는 가르침이 그것이다! 야웨 하나님을 숭배하고 섬기고 목숨을 걸었던 신앙의 사람들은 이 주장을 절대로 굽히지 않고 줄기차게 선포했다. 이런 노력은 아브라함을 먼저 선택한 신이 이삭과 야곱과 요셉에게로 이어지는 “엘”신명의 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엘”신이 모세를 지나 가나안 정착 이후 이스라엘에게로 이어질 때에는 “야웨”라는 신명으로 어어져 표현되는 것에서 잘 나타난다.


• 남부 시내산에 거주하는 광야의 신 야웨

구약에 따르면 야곱의 후손들로 구성된 이스라엘은 이집트로 이민간지 400여 년 후에 하나의 민족적 공동체 집단이 되었을 때 이미 이집트의 노예로 전락한 상태였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집트의 그 어떤 신도 돌아보지 않는 이 노예들을 저 남부 광야의 시내산에 거주하는 야웨가 선택하여 이집트의 압박에서 꺼내 광야로 이끌어 내었다고 말한다. 그 이후 야웨는 이스라엘의 고난의 여정 만큼이나 평탄치 못한 인간 세계의 역사 속에서, 다른 종교, 다른 신들과의 무한 경쟁의 틈새를 통과하며 야웨의 백성을 계속 확보했고 그 여력을 끊임없이 확장시키므로서 세상 여러 종교들 중의 하나로 번듯하게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구약 본문의 저자들은 한결같이 이 광야의 신 야웨가 아브라함 적부터 이스라엘을 선택한 “엘”, 바로 그 신이었다고 주장하므로 이스라엘이 있기 전부터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야웨 신앙의 독특성을 강조한다.


• 야웨의 독특성-신전에 좌정하고 있는 “왕 같은”신이 아닌 거친 광야의 의리있는 신

출애굽기를 통해 드러나는 야웨의 정체에 따르면, 노예들을 자기의 백성으로 선택한 야웨는 이집트나 가나안의 다른 신들과는 달리 신전에 좌정하고 있던 왕같은 신이 아니었다. 출애굽기가 보여주는 야웨는 왼쪽으로 이집트, 오른쪽으로 가나안을 사이에 둔 남부 광야에 거처를 둔 해방신이었다. 야웨 하나님은 결코 시내산 어딘가에 마련되어 있는, 사람이 지은 신전에서 숭배받는 신이 아니었다. 오히려 야웨 하나님은 ‘스스로 계신 분’으로서 불과 폭풍우속에서 자신의 뜻을 나타내며 사람을 통해 자신의 뜻을 이루어 가는 자유로움 그 자체를 드러내는, 불가능이 없는 무한 능력의 신이었다. 도심 한 복판 신전 안에 깊숙이 앉아 있다가 자기를 찾아오는 왕궁의 귀족들이나 접견하고, 공식적으로 임명된 제사장들에게 시시때때로 먹을 것이나 얻어 먹는 보좌에 좌정하고 있는 신이 아니라 거칠고 사나운 광야에서 가야만 할 길을 만들어 나아가도록 노예들을 격려하고, 같이 가다가 어떤 때 성질나면 성질부리고 화나면 모조리 죽여버리겠다고 몰살의 위협도 마다하지 않는 “성질 난폭한, 그러나 한 번 택한 백성은 영원히 내버리지 않는 의리있는” 광야의 신이었다.

이와 같이 야웨는 수많은 민족들 중에 가장 하찮은 노예집단이었던 이스라엘을 자기의 백성으로 선택한 광야의 신, 이집트나 가나안의 신들과는 달리 신전에 좌정하고 계시다거나 임명된 제사장들에게 둘러 싸여 있지 않았던 행동가, 활동가로서의 야웨의 정체성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 타종교와 같은 가락의 명령-“다른 신을 섬기지 말고...”

주전 8세기 경에 앗수르에서 비문이 하나 발견되어 해독되었는데 그 문구의 내용은 십계명의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와 같은 리듬을 타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것은 이렇게 해석된다.

‘다른 신을 믿지 말고 나부신을 믿으라’

그런데 기원전 6세기 때의 나부신 제의는 이와 좀 다르다. 왜냐 하면, 위의 내용은 다른 신의 존재를 전제하는 데 반해 주전 6세기 때의 제의는 다른 신의 존재를 전혀 전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의 나부신 제의는 다른 신들의 존재자체를 거부하는 절대 유일신 제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신은 없나니...” 는 다른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절대 유일신을 강조한 표현이 된다.

주전 600년 경의 조로아스터교는 많은 신들 중에서 “아후라 마즈다”만을 예배하도록 공포했는데 이것은 이란의 다신교적 종교 풍토속에서, 이란에 풍미하고 있던 여러 신들에 관한 믿음들 중에서 이란인들이 섬겨야 할 신은 다름 아닌 아후라 마즈다 뿐이라는 것을 강조한 내용이다. 이란의 다신교적 종교상황에서 숭배해야 할 신은 단 한 신, 아후라 마즈다 뿐이라는 내용의 공고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란의 조로아스터교가 말하는 이런 ‘한 신’ 숭배는 다른 신의 존재를 전제하는 것으로서 기원전 6세기 때의 바벨론 제국에서 숭배하던 나부신 제의와는 다르다. 이 때의 나부신 제의는 앗수르 때와는 달리 다른 신의 존재를 인정치 않는 절대 유일신 제의였지만 조로아스터교는 8세기 앗수르 때처럼 다른 신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아후라 마즈다만 섬기도록 하는 유일 단독신 신앙체계였기 때문이다.


• 유일신의 두 개념

“유일 단독신”이란 단일신론(henotheims)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신교에 반대되는 입장에서의 의미이다. 다른 신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그 “많은 신들 중에서 단 한 신만 섬긴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 개념을 이스라엘의 야웨 신관에 적용하면 단일신론으로서의 야웨 신앙은 다른 신의 존재를 전제하되 야웨의 독특성을 강조하면서 야웨만을 섬길 것을 말하는 유일 단독신론이 된다.

이와는 달리 절대 유일신론이란 다른 신의 존재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문자 그대로의 유일신론으로서 “단 하나 뿐”, “단 하나 만”을 강조하는 유일무이한 신(monotheism)론을 말한다. 세상 어디에도 다른 신의 존재는 없다는 것을 말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의 유일신론은 다른 신의 존재를 전면 부정하므로서 강력한 배타성을 갖게 된다.


• 타종교의 다른 신들을 전제하는 야웨 신앙

그러면 이스라엘의 야웨 신앙은 유일 단독신으로서의 야웨신앙이었을까? 아니면 절대 유일신으로서의 야웨신앙이었을까? 답부터 말하면 절대 유일신론으로서의 야웨 신앙이 아니었다. 다른 신의 존재를 전제하면서 야웨 신앙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유일 단독신 야웨 신앙이었다. 따라서 “나 외에 다른 신...”이라는 표현은 다른 신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야웨만을 섬길 것을 촉구하고 강조하는 야웨의 유일 단독성을 주장한 믿음 체계의 표현이다.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긴다. 그러면 “다른 신은 없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세상에 다른 신은 없고 오직 야웨만이 신으로서 홀로 존재한다는 뜻이 아닌가?

대답은 “아니다”이다! 십계명을 비롯한 성서의 다른 구절들이 말하는 “다른 신은 없다”는 말의 의미는 다른 신의 존재 자체를 100% 부정해 버리는 표현이 아니다. 다른 신의 존재를 전제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자기들 보다도 강성한 민족들이 섬기는 이방신의 영향을 받으면서 야웨만을 섬길 것을 촉구받았던 민족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신은 없다”는 말의 의미는 야웨보다 강력하게 보이는 신을 섬기고 있는 이방민족들의 세련되고 우세하고 강해 보이는 여러 신들, 타종교의 다른 신의 존재를 염두에 둔 표명으로 봐야 한다.


• 종교다원주의를 말하지 않을 수 없었던 배경

그러므로, 다른 신의 존재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 같은 “다른 신은 없다”는 내용의 성경본문들의 구절들은 “다른 신도 있다”는 입장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종교 다원주의를 전제하는 야웨 신앙은 다종교, 다문화, 다민족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상황속에서 성서적으로 반드시 정리해 보아야 할 주제이다. 성서의 종교 다원주의는  여러 민족들이 온통 뒤범벅이 되어 결코 선택받은 단일 민족이라는 개념을 정립할 수 없었던 상황 아래서, 저 출애굽 때의 광야의 신 야웨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우아하고 심지어 강력해 보이기도 했던 가나안->앗수르->바벨론->페르샤->희랍의 정치와 사회, 그리고 문화와 종교제도들및 그것들을 아우르는 타종교의 다른 신들의 모습을 반영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일신 야웨 신앙에 대한 성서적인 이해를 올바로 가질 때 “우주만물의 창조주이시며 전인류의 아버지”이신 야웨 하나님에 대한 성서적 개념을 제대로 정립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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