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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눈으로 문화읽기―‘빈방있습니까’] 덕구,그리고 아기 예수를 위

은바리라이프 2008. 12. 7. 20:25

[성경의 눈으로 문화읽기―‘빈방있습니까’] 덕구,그리고 아기 예수를 위한 빈방

[2007.12.19 16:00]   모바일로 기사 보내기


성탄은 어떤 의미일까. 빠르게 달려가는 일상에 치여 대강절이 한주 한주 지나가고 있다. 어쩌면 성탄 전야에 비로소 벌써 그날인가며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고요와 묵상의 계절에 사회는 성탄절의 예루살렘처럼 소란스럽다. 예수는 왜 인간이 되셔서 우리 곁에 오셔야 했을까. 우리가 성탄을 축하하는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연극 ‘빈방 있습니까’가 그 신비의 문을 열어준다.

‘빈방 있습니까’는 거의 25년 동안 공연되어온 연극이다. 지금도 대학로에서 극단 증언이 공연하고 있고, 여러 교회에서 이 연극을 통해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이 작품은 미국의 한 교회에서 성탄극을 준비하다 일어난 실화를 극화하였다고 한다.

이 연극은 복음서의 예수 탄생을 한 교회의 주일학교 학생들이 공연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요셉과 마리아가 아구스도 황제의 명으로 고향에 가다 산기를 느낀다. 방을 구하지만 여관집 주인은 매몰차게 방이 없다고 한다. 덕구가 여관집 주인역을 맡게 되면서 극적 감동이 고조된다. 덕구는 약간의 정신장애를 가진 아이였다. 발음도 어눌하고, 이해도 굼떠서 같은 또래에 쉽게 끼지 못하는 상황. 아이들은 덕구가 연극을 같이 하는 것이 못마땅했지만 선생님의 권유에 따른다. 덕구가 낀 연극팀은 불안하면서도 즐겁게 성탄준비를 하고 있다.

드디어 당일날, 막은 오르고 연극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요셉과 마리아가 여관에 다다라 여관집 주인(덕구)에게 “빈방 있습니까?”라고 묻는 장면이다. 여기서 그만 불안해하던 파국이 터지고 만다. 덕구가 대사를 하지 못하고 감정이 북받쳐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덕구는 현실과 극적 상황을 혼동한다. 그리고는 울면서 이렇게 말한다. “요셉, 마리아, 방 있습니다. 가지 마세요. 우리 집에는 방이 있습니다”라고.

연극은 대본대로 끝나지 못했지만 감동은 여기서 절정에 이른다. 그날 덕구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예수님이 오신 것이다. 덕구는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우리 집에 빈방이 있어요. 난 예수님이 좋아요. 그런데 어떻게 예수님을 더러운 마굿간에서 태어나게 해요.” 이러한 마음으로 덕구는 성탄을 맞는다. 덕구의 순수한 영혼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은 왜일까. 우리에게 아기 예수를 위한 준비된 빈방이 있는가. 이번 성탄절에는 당신의 빈방에 누구를 모실 것인가.

추태화(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