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영화 ‘맘마미아!’와 CCM
‘음악의 힘’ 과시한 영화… CCM 발전 위해 창의적 발상 필요 [2008-09-27 06:44]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흥행한 바 있는 영화 ‘맘마미아!’가 관객 2백만 명을 돌파하면서 뮤지컬 영화 사상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
‘맘마미아!’는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팝그룹 아바(ABBA)의 노래들을 엮어 뮤지컬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영화 역시 메릴 스트립 등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가창력, 시대를 뛰어넘는 주옥 같은 아바의 음악에 힘입어 관객의 지지를 얻고 있다. 아바의 노래를 담은 OST 는 5만 여장이 넘게 팔리는 등 ‘음악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영화는 엄마와 단둘이 사는 딸이 결혼을 앞두고, 엄마의 옛 애인들을 만나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낸다는 기상천외한 줄거리를 담고 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1960-70년대는 반전운동과 함께 일어난 미국의 반문화 운동이 배경이다. 당시 반문화 운동은 ‘자유연애’, ‘평화의 상징’, ‘마약’, ‘로큰롤’을 성스러운 것으로 삼았다.
반문화 운동이 내세운 자유스런 사랑에의 약속과 진정한 자아실현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환멸에 빠졌던 이들은 상당수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과 평안을 발견하고 대항문화를 일으켰다. 이들은 새로운 스타일의 기독교 문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그 중 회심한 이들은 당시 유행하던 문화의 옷을 입고 예수를 찬양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발전해 후일 현대 기독교음악 CCM(Christian Contemporary Music)이 탄생했다.
CCM이 처음 시작됐던 미국뿐만 아니라 이제 한국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CCM이 하나의 음악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네이버의 뮤직 섹션이나 멜론과 같은 스트리밍 사이트에는 CCM만을 다루는 코너가 따로 있다. 그러나 아직 CCM은 가야 할 길이 멀다. 일반 음악시장도 온라인 음원시장의 확장과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CCM은 더 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찬양사역자 연합 애가의 경영인 이의주 대표는 ‘판다’라는 개념보다 ‘준다’는 경영에 몰입함으로써 제3의, 제4의 수익 영역들이 발효되는 ‘주는 경영’에 대해 제시했다. 성공가능성은 미지수이지만 ‘저작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창의적인 해법이라 생각한다.
영화 ‘맘마미아!’의 흥행에서 보듯 ‘음악의 힘’을 간과할 수 없다. CCM은 여전히 세속성, 오락성, 상업성 등으로 논란이 있지만, 하덕규의 ‘가시나무새’라는 CCM을 가수 조성모가 불러 히트했던 경험을 돌아보면 음악으로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며, 불신자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좋은 도구다. 또 음란하고 폭력적인 세상의 문화에 염증을 느낀 이들은 감동과 따뜻함을 선사하는 문화 컨텐츠를 찾고 있다.
CCM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와 이슈들도 창의적인 발상으로 머리를 맞대면 다양한 해결방법이 나올 것이다. 공연문화의 메카 대학로에서 문화행동 아트리의 뮤지컬 <루카스>가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으며,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는 올해 겨울 공연을 앞두고 있다. 좋은 컨텐츠와 전문성만 갖춰지면 기독교 문화도 세상에서 뒤지지 않는다. 80년대 유행했던 ‘철 지난’ 아바의 음악을 뮤지컬과 영화에 도입해 성공을 거둔 세상의 지혜를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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