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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고 외로워서

은바리라이프 2008. 6. 3. 18:46

서럽고 외로워서
눈물 흘리다 온유를 배우는 곳

 

이군자
전도사, 서울적십자병원 원목실

 

매일 환우를 대하고 전도 중심으로 일하며 요청하는 이들에게만 아니라 병상 하나 하나 찾아가 복음제시 기회를 만들고 사귐도 상담도 속내도 나눕니다. 이러한 병원사역에서 이전에 느끼지 못하고 소홀히 했던 여러 가지, 새롭게 깨달은 것이 많습니다.

첫째는 기독교 이미지 수정입니다. 교회가 전도할 그들을 많이 모르고, 안다 해도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가 교회와 성직자를, 예수 믿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며 그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관심 밖입니다. 어떠한 상처가 저들에게 있는가를 모르고 있습니다. 입원환우와 일반적인 이야기, 그들의 관심사, 더 나아가 그리스도에 대하여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초점은 예수 믿는 사람들의 삶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거짓말, 남의 돈 떼먹기, 세상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부정적인 삶의 모습들을 비판합니다. 소수의 몰이해라 해도 그 소리의 파장은 대단합니다. 자기들은 그렇게 살지 못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은 다르게 살아주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우리를 주목합니다. 성도는 빛이요 빛 가운데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세상 사람 섬김입니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 문을 넓게 열어야 합니다. 교회의 충성 인력을 사회봉사에도 분배해 주어야합니다. 사회선교의 현장은 세상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 먼저 생각하고 챙긴다면 세상 사람들은 마음을 닫습니다. 너희들끼리 잘 놀아라 합니다. 저 사람?! 접근이나 기도를 거절할 것 알면서도, 믿는 사람보다 먼저 가까이 다가가야 함을 경험합니다.

셋째는 구원의 기회를 가까이 제공하는 것입니다. 중환자실을 매일 면회하며 혼미한 이들에게도 단순하고 본질적인 복음을 귀에 가까이 들려주기를 계속합니다. 그것은 “듣는 자는 살아나리라”는 말씀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해석의 차이는 있으나 청각은 최후까지 기능을 하고, 듣는 자가 성령의 도우심으로 그 영혼이 아멘 한다면야, 마지막까지 복음을 들을 기회를 주는 것 우리의 할 일이 아닌가요? 때로는 기회를 놓쳤구나, 좀더 강권해 볼 것을, 한 번 더 확인할 것을... 후회하며 며칠씩 실패감에 괴로움을 맛볼 때도 있습니다.

넷째는 영생에 대한 신앙 확신의 기회입니다. 기독교인이라고 하는 이들, 모태신앙이고 어떻게 잘 믿고 집사 장로 십일조 운운하지만, 기초적이고 외형적 신앙생활은 장황하게 말하지만, 영생의 확신과 천국의 소망은 없습니다. 이런 이들에게 말씀을 들어 확신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아들 손에서 간호받으며 중환자실을 오가며 고생하던 어머니 집사가 천국의 소망을 갖고 아들 신앙이 확실해지고 모자간 화해하고 은혜 가운데 임종을 보는 것은 천국을 보는 것 같습니다.

병원선교는 군선교, 학원선교와 같이 중요하며, 새삼스럽다고 할 수 없는 마땅한 사역입니다. 생명의 위협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두려움의 자리에서 복음을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며 절실한 시간입니다. 병상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복음을 제시하고 위로하고 상담하고 말벗이 되고 때로 궂은일을 돕기도 하는 가운데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빠르게 지나갑니다.

병상선교는
◈ 병상선교는 전방과 같습니다. 영적인 전쟁입니다. 작은 설교책자, 전도지 놓고 오면 몸에 이상을 느끼는 환자, 몸을 떨고 정신적 억눌림에 히스테리적 행동도 합니다.

◈ 이삭 줍는 들판과 같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앉은뱅이 된 이들, 상처받아 낙심되어 멀리 있던 이들이 병상에서 회개하고 주께 돌아옵니다.

◈ 갇혀진 어장과 같습니다. 전도자가 구걸이나 장사꾼인 줄 알고 다른 데 가 보시오, 말도 못하게 눈을 내리뜨고 교만을 보이던 이들이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에 수개월 병상에 누워 있어야 하고, 그렇게 당당하고 힘있던 이들이 병세가 악화되어 희망이 없다 할 때, 가눌 수 없는 몸으로 혹은 불치의 병으로 선고받고 수차례 입, 퇴원하는 동안 사귀고 전하고 듣고, 결국은 주님 영접하는 것은 놀라움과 감격입니다.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릴 뿐입니다.

◈ 인생학교입니다. 65세의 낚시애호가, 새벽 3시까지 곁에서 이야기하다 잠든 이의 죽음을 보면서 “천국 갔을까요” 의심의 질문을 하던 이가, 자신의 임종을 생각하고 예수영접, 예배 참석하며, 건강했다면 영생은 알지도 못하고 생각할 수도 없었다고 하면서 앞으로 잘 믿겠다는 결심과 고백을 듣는 것은 전도자의 기쁨입니다.

교회 밖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과 긍휼의 풍성하심을 확인합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믿음의 후손들을 버리시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주시며 구원해 주심은 가족 친지, 구원받아야 할 이들 위해 낙심 말고 계속 기도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질병과 환난에는 눈이 없어서 아무에게나 침범합니다. 건강하게 하심 백 배 감사하고 건강할 때 건강 지키고 건강할 때 일할 때입니다.

서럽고 외로워서 눈물 흘리다 온유를 배우고 환난 가운데 고통하며 몸과 마음이 쓰리고 아파하다 겸손을 배우고 낭패와 실패로 주님 손 꼭 붙잡고 갈 수밖에 없도록 훈련하시는 사랑을 배웁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여러 가지 여건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성숙하게 하시는 과정입니다. 연약함으로써 전능하신 하나님을 인정하여 살게 하시고 이 땅이, 나의 생명이 부질없음을 깨닫고 영생하시는 예수를 믿게 하시는 은총입니다.

 병중에 회복되면서 어린아이같이 되어 예수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에 “어린아이 같아야 천국에 간다” 하신 주님의 말씀을 생각합니다. 오늘도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신 말씀을 따라갑니다. 전하지 않고야 어찌 듣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