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s. 루이스/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 | 나의 관심정보 |
2008/04/23 19: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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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 하늘지기 http://blog.naver.com/chjime/11001658348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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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자신이 최고의 작품으로 꼽은 소설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내가 읽어본 루이스의 소설 중에는 젤 뛰어난 것같다.
나니아 연대기는 너무 기독교적 색채가 표면적으로 들어난다는 톨킨의 지적이 옳다고도 볼 수 있다. 판타지 소설은 그림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나도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는 판타지의 세계에서 어렴풋한 그리스도의 빛을 발견하게 한다.
참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면서도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모습을 동시에 갖고 있는 여우선생, 인간적 사랑의 극한과 그 처절한 한계를 보여주고 인간적 한계를 보여주는, 그러다가 자신이 힘이 아닌 외적인 힘으로 그것을 극복하게 되는 오루알. 진리를 본, 그리고 그 이후에는 결코 다른 이와 같은 삶을 살 수 없는 프시케.
이 책을 읽으면서 Alexander Whyte의 "귀먹은 이들은 언제나 춤추는 이들을 경멸하기 마련다"란 말이 읽으면서 떠올랐다.
참 빛을 보기 전 오루알은, 결코 프시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 잘못되 것일 수는 없었다. 자신이 틀릴순 없었다. 자기가 못 보는데 프시케가 본다는 것 용납할 수 없다. 따라서 프시케가 이상한 것이다.
"형제들아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이상히 여기지 말라..."
"..."오, 마야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군요. 부끄러움이란 성별과 상관없는 거예요. 그저 인간이기 때문에 부끄러운 거지요. 뭐라고 해야 할까?......불충분한 존재의 부끄러움이랄까. 완전히 깨어있는 세상 속을 꿈이 돌아다닌다면 창피하지 않겠어요? 그러고 나서(프시케의 말소리가 점점 빨라졌다.) 다시 옷을, 어떤 옷보다 아름다운 옷을 입혀 주었고 잔치가 열렸어요. 음악이 들렸지요. 그리고 침실로 데려다 주었는데, 밤이 오고-그리고-그가 왔어요." "그라니?" "신랑......신이 직접 온 거예요. 그렇게 보지 말아요, 언니. 난 여전히 언니의 동생인 프시케에요. 하나도 달라진 게 없어요." "프시케!" 내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더 이상 참고 들을 수가 없구나. 네 말은 너무 이상해. 이게 다 사실이라면 내가 평생 잘못 살아온 거지.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거라고. 프시케. 진심이야? 장난치는 거 아니야? 어디 보여줘 봐. 네 궁전을 보여 줘봐" "당연히 그래야지요." 그 아이가 몸을 일으켰다. "들어가요. 무엇이 보이고 들리든 놀라면 안 돼요." "여기서 멀어?" 내가 물었다. 그 아이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어디가요?" "궁전, 신의 집 말이야." 인파 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가 엄마라고 생각하고 달려간 여자가 고개를 돌려 낯선 얼굴을 보일 때 아이의 눈에 나타나는 표정, 잠시 말을 잃었다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프시케의 얼굴이 바로 그랬다. 앞이 가로막힌 것을 보고 멍해진 얼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확신이 돌연 산산조각 나 버렸을 때의 얼굴. "오루알." 프시케가 몸을 떨기 시작했다. "무슨 말이에요?" 아직 진실을 눈치 채지 못한 나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무슨 말이냐니?" 내가 말했다. "궁전이 어디 있냐니까? 여기에서 얼마나 더 가야 하냐고?" 프시케는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그러너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내 눈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말했다. "여기잖아요, 오루알! 여기! 언니가 지금 그 궁전 입구 계단에 서 있잖아요." 그 순간 누군가 우리를 보았다면 두 원수가 죽기를 무릎쓰고 싸우려 드는 줄 알았을 것이다. 몇 걸음 떨어져서 신경을 팽팽하게 곤두 세운 채 서로 죽일 듯 노려보는 품이 영락없이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처음에 든 생각은 분명 '이 아이가 미쳤구나'라는 것이었으리라. 어쨌든 나는 온 마음을 다해 무언가 엄청나게 잘못되어 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달려들었다. 거기 휩쓸리지 않으려고, 그걸 막아 보려고, 아마 나 또한 미치지 않으려고 싸운 것이리라. 그러나 숨을 돌리고 내가 한 말은(그때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나왔던 것은 기억한다.) 단순히 "빨리 떠나자. 여긴 무서운 곳이야"라는 것이었다. 내가 그 아이의 보이지 않는 궁전을 믿었을까? 그리스인이라면 이런 생각 자체를 비웃엇을 것이다...... .... "그러니깐 언니도 보이긴 하는 거죠." 그 이이가 말했다. "뭐가 보여?" 내가 물었다.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난 그 아이가 무엇을 묻는 지 알고 있었다. "이거, 이거 말이에요." 프시케가 말했다. "이 문, 빛나는 벽-" 어떤 이상한 이유 때문인지 그 말을 듣자 분노, 아버지의 것과 같은 분노가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고래고래 악을 썼다. (지금도 확신하지만 그렇게 악을 쓸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만! 당장 그만해! 저긴 아무것도 없어." 그 아이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단 한번, 그것도 잠시 동안뿐이었지만 그 아이도 화를 내고 있었다. "자, 만져 봐요. 만져 보라고요. 보이지 않으면 더듬어라도 봐요." ...... "그만, 그만하라고 했잖아! 그런건 없어. 네가 그런 척하고 있는 것일 뿐이야. 스스로 그렇게 믿으려고 애쓰는 거라고." ...... "아아!" 그 아이는 한탄했다. " 그분이 말씀하셨던 게 바로 이것이었구나. 언니는 보지 못하는 구나. 느끼지도 못하는 구나. 언니한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거로구나. 오, 마야......정말 미안해요" 나는 거의 믿을 뻔했다. 그 아이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를 흔들고 휘저었다. 반대로 나는 그 아이를 전혀 흔들지 못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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