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성극(대본)

성극 - 소품속의 예수

은바리라이프 2008. 5. 9. 01:16
성극 - 소품속의 예수

소품 속의 예수

김성태


나오는 이들: 선생님, 현우, 석호, 성희, 영란, 재룡, 진영


제1막

무대가 밝아지면 선생님을 중심으로 아이들 여기저기 앉아 있다.

선생님: 이번 성탄절 어떻게 할거니, 연극할래?
현 우: 좋아요.
영 란: 연극하면 어떤 작품을 할 거예요. 난 재미있는 거 했으면 좋겠는데.
성 희: Me too.
재 룡: 그 얼굴로 하려고? 요즘 얘들 배짱 하나는 짱이야.
영 란: (재룡이 얼굴을 가리키며) 거울이나 보고 얘기 해.
재 룡: 내가 어때서!
영 란: 요즘 자기 P. R. 시대야. 언니, 그지?
성 희: 그래.
선생님: 이번 작품은 박승일 목사님의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를 하자! 동정녀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하여 아기 예수를 날 때까지의 인간적인 고뇌를 다룬 작품이지.
영 란: 그럼, 마리아가 주연이네요.
선생님: 그렇지. 마리아의 인간적인 고뇌를 잘 표현할 수 있어야지. 얼굴도 예쁘고
재 룡: 그럼 영란이는 무조건 탈락이야. 조명빨이 안 받잖아
영 란: 너 자꾸 얼굴 가지고 장난할 꺼야!
현 우: 모두 몇 명이 출연해요?
선생님: (심각한 듯) 그게 문제야. 총 15명이거든.
아이들: (놀라서 탄성한다) 우 ∼ 와!
석 호: 우린 다 합쳐도 다섯 명밖에 안 되요.
선생님: 다 출연하는 게 아니라 효과음악, 무대미술, 조명 등을 이용해서 음성으로 처리하
고 실제 연기는 7-8명 정도면 돼. (대본을 보면서) 우선 마리아, 요셉, 천사장 가
브리엘 그리고 사탄, 그 졸개… 지금 우리 연기자가?
성 희: five
아이들: 오, 예!
성 희: Thank you.
선생님: 그러면 3명이 모자라네.
현 우: 영미나 현이한테도 얘기해 봐요.
석 호: 너무 어리지 않을까?
성 희: 날 때부터 잘하는 얘들이 어디 있니? 내년을 위해 키워야지.
선생님: 좋아. 그래도 한 명이 모자라네.
석 호: (생각하다) 아역을 쓰면 어때요?
영 란: 오빠, 누구?
석 호: 진영이.
아이들: 안 돼!
재 룡: 덜렁거리고 너무 까불어.
석 호: 깜찍하잖아. 약방의 감초처럼
현 우: 대사도 외어야 하는데. 너무 어려.
영 란: 성경 암송도 못해 가지고 맨날 혼나요.
선생님: 어떻게 한담. 막은 올려야 하구 사람은 모자라구 (모두들 수군거리며 의논한다.
이때 진영이 반갑게 들어온다)
진 영: 찾았다. (선생님을 보며) 안녕하세요.
재 룡: 뭘 찾아?
진 영: 현목이 형이 그러는데 연극한다면서요.
영 란: 그래서.
진 영: 나도 끼워 달라고요.
아이들: (황당해서) 뭐∼ 연극을 한다구?
재 룡: 야 연극이 무슨 장난인 줄 알아.
현 우: 쪼끄만 게 아무 데나 끼지 말고 저리 가.
진 영: 나도 예수님을 사랑한다고요.
성 희: (예쁘게) 그래서?
석 호: (얼른 감싼다) 예수님을 사랑하니까 연극으로 사랑을 표현하겠다 이거지?
진 영: (힘차게) 네!
성 희: 표현하는 방법이 연극뿐이니? 찬양도 있고 워쉽도 있고 왜 하필이면 연극이야.
재 룡: 너 주일학교에서도 뭐 하잖아.
현 우: 그래, 학생회 올라오면 시켜 줄게.
진 영: 싫어요. 저 연극할래요.
영 란: 선생님 안 된다구 해요. 진영이 때문에 연극 망칠 수 없잖아요.
선생님: 진영아. 너 꼭 연극하고 싶니?
진 영: 네.
선생님: 그래. 그럼 우리 같이 해보자. 연기는 하고 싶다구 금방 잘 하는 게 아니니까
우선 형들 하는 거 보면서 배우도록 하고
영 란: (말을 끊으며) 진영이 하면 저 안 해요.
선생님: 왜?
영 란: 애들하고 어떻게 해요. 창피하게.
선생님: 너 가만히 보면 진영이 뭐 하는 거마다 짜증내고 노골적으로 싫다구 하더라.
혹시 좋은데 괜히 그러는 거 아냐. 진영이는 우리 교회에서 너 제일 좋아하던데.
그지?
진 영: (부끄러운 듯 작게) 네.
아이들: 우와! 맞아요.
성 희: 연상과 결혼하는 거 요즘 유행이에요.
영 란: (벌떡 일어나며) 저 갈래요. 연극이고 뭐고 알아서 해요.
석 호: 너 왜 그래. 선생님 농담 한마디 한 거 가지고. 빨리 앉아.
영 란: (삐딱하게 앉는다)
선생님: 진영이는 다음에 더 배워서 하고 이번에는 소품 담당해.
아이들: 소품 담당.
진 영: 어떻게 하는 건데요?
선생님: 작품에 나오는 소품을 챙겨 주는 사람이지. 연기자들의 의상이나 무대 의자 같은
거. 대충 그런 거 챙기는 거야.
진 영: 우와! 난 소품 담당이다.
재 룡: 덜렁이가 걱정된다.
현 우: 에라 모르겠다.
진 영: 이거 잘하면 다음에 연기시켜 주는 거죠?
선생님: 그래, 소품 담당도 아주 중요하니까 열심히 해야 돼.
진 영: (큰소리로) 네!
영 란: 되게 좋아하네.
선생님: 자 ∼ 그럼 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대본부터 리딩하고 배역을 정하자.
(대본을 나누어 주며) 우선 석호가 요셉, 현우는 가브리엘,그리고 재룡이는 사탄.
재 룡: 나도 좋은 역 좀 줘요. 맨날 깡패 아니면 사탄.
영 란: 왜? 잘 어울리는데.
재 룡: (인상을 쓴다)
선생님: 확정된 것이 아니라 리딩한 다음에 정하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말고 읽기나 해.
마리아는 영란이 예언자들은 성희가 읽고
진 영: 선생님 저는요?
아이들: 소품 담당은 지금 하는 게 아냐.

음악이 흐르면서 조명이 서서히 꺼진다.
시간이 지났음을 나타낸 후 조명이 다시 켜진다.

선생님: 대본을 다 읽었으니까 배역을 정하자. 혹시 하고 싶은 역 있는 사람?
석 호: 요셉 역은 제가 할께요. 분위기가 맞는데요.
선생님: 좋아, 그러면 마리아 역은 누가 하지 (성희, 영란을 번갈아 본다)
재 룡: 영란이는 못 생겨서 안 돼요.
영 란: 너 자꾸 그럴 꺼야. 연극은 연기력이 중요하지 얼굴이 중요하니?
현 우: 그럼 한번 해 보겠다는 거네.
영 란: 왜, 난 마리아 역 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어? 시켜만 줘봐. 진실이 언니보다
더 잘할 테니까!
성 희: 쟤 안 시켜 주면 무슨 일 나겠다. 난 아주 연기력이 형편없어서 내색도 못하겠네.
선생님: 누가 마리아 역을 하지.(생각하다) 성희가 해. 영란이는 다음 기회에도 있으니까.
성 희: 감사합니다. 영란아, 미안해.
영 란: 선생님은 편견이 너무 심해요. 못생긴 게 뭐 제 잘못인가요? 나 이제부터 연극 안
해요. (일어나서 화가 난 듯 나간다)
석 호: (잡는다) 영란아.
영 란: (뿌리치고 나간다)
성 희: 그럼 니가 해. 못생긴 게 믿음도 없어.
재 룡: 그나마 사람도 모자라는데 이번 연극 망쳤다.
현 우: 꼬이네 꼬여.
진 영: 그럼, 연극 안 해요?
성 희: 넌 좀 빠져, 다 니가 끼니까 문제가 생기잖아
석 호: 그게 왜 진영이 때문이야?
선생님: 다들 조용히 하고 앉아 봐! 너희들 누구를 위해 연극하니? 너희들 자신이야 아니
면 주님이야? 우리 모두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보자. 이렇게라도 막을 올릴 것
인지 아니면 그냥 없었던 걸로 할건지

침묵과 암울한 음악이 흐른다. 조명이 꺼진다.




제2막


연극을 준비하려는 듯 대본, 의상이 여기저기 놓여 있고 아이들 장난치며 기다린다. 선생
님 들어오면 조명 들어온다.

선생님: 다들 모였니? (두리번거린다) 영란이는?
성 희: 맨날 늦어, 건방지게.
석 호: 집에 문제가 있어서 좀 늦는다고 전화 왔어요.
진 영: 나는 아무 문제도 없는데.
현 후: 그래 너 잘났다.
선생님: 얼마 안 남았으니까 우선 우리부터 하자. 오늘은 5막부터 막이 열리면 무대 중앙
에 가난한 목수의 방, 몇 가지 연장과 작업복이 있다. 진영이는 저기 가서 망치하
고 의자 가지고 와.
진 영: 네. (두리번거린다) 어디 있어요?
재 룡: 아휴 ∼ 저기 있잖아 (구석을 가리킨다)
진 영: (가지고 와서 꾸민다) 또 필요한 거 있어요?
선생님: 아니 됐어. 자 시작하자구 조명이 들어오면 요셉이 등장하면서 (석호 요셉 의상
입고 들어온다) 오른쪽에서 마리아 준비하고 (성희를 보다) 너 머리 스카프 어디
갔어?
성 희: 어제 연습하고 어디 뒀지? 진영아 내 스카프 못 봤니?
진 영: 스카프?
성 희: 어제 연습할 때 있었잖아.
진 영: 어디다 뒀지? (구석 여기저기 찾는다) 선생님 없는데요. 빌리면 안 돼요?
선생님: 어디서 빌려?
진 영: 주일 날 광고 시간에 연극에 필요하니까 있으면 좀 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아이들: 대단한 머리다.
석 호: 소품 담당은 기막히게 뽑았어.
선생님: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오늘은 그냥 하자. 처음부터 다시 하자. 요셉 들어오면서
(영란이 급히 뛰어 들어온다).
영 란: 늦어서 죄송해요. 집에 문제가 있어서.
진 영: (반가워) 누나 왔네. 집은 괜찮아?
재 룡: 역시 영란이에게는 진영이밖에 없어.
영 란: 야 저리 가, 너 괜히 아는 척하지 마
선생님: 재룡아 사탄 장면 준비해.
재 룡: 선생님 망토가 찢어졌어요.
선생님: 망토가 찢어져? 어제까지 멀쩡했잖아
재 룡: 어제 연습 끝난 후 진영이가 자기도 앞으로 연기해야 하니까 연습해야 한다면서
입고 연습하다가 그만 찢어졌어요.
선생님: 진영아, 그걸 찢어 놓으면 어떻게 하니.
진 영: 죄송해요.
영 란: 내가 처음부터 문제라고 했잖아요.
현 우: 어떻게 하죠? 새로 구할 수도 없고.
진 영: 제가 바늘로 꿰매면 안 돼요?
재 룡: 꿰맨 것을 어떻게 입어요. 창피하게
석 호: 뭐가 창피해. 사람들이 그 망토만 쳐다보냐.
재 룡: 그러면 너나 입고 해. 진영이 니가 끌어들였잖아. 잘해 봐!
선생님: 조용히 하고. 그래 진영이 말대로 꿰매서 입어. 그런데 검은 선글라스는 왜 안 꼈
니?
재 룡: 진영이한테 주고 갔죠.
선생님: 진영아, 안경 어떻게 했니?
진 영: 저 그게 … 소품함에 넣어 놨는데 … 잠깐만요. (찾아보다가) 어디 갔지? 분명히
여기 놔두었는데 …
선생님: (화를 낸다) 없어? 없으면 어떡해. 며칠 남았다고 지금까지 소품이 준비 안 되
면 어떻게 하니? 있는 거까지도 잃어 버렸으니. 손들었다, 손들었어
성 희: 그러니까 진영이한테 맡기면 안 된다구 했잖아요.
현 우: 재룡아, 네 것은 네가 챙겨야지. 진영이만 믿으면 어떡하니.
재 룡: 소품이 내 담당이에요? 맡으면 잘해야지.
현 우: 어리잖아.
재 룡: 그럼 처음부터 시키질 말죠. 저 안 해요(나가 버린다)
석 호: 재룡아.
영 란: 사람을 보고 써야지. 다 선생님 잘못이에요. 선생님이 시켰으니 책임져요.
(나간다)
현 우: 영란아. 나도 모르겠다 (주저앉는다)
선생님: 진영아 시켜 줬으면 잘 챙겨야 할 거 아냐. 너 하나 때문에 연극을 못 올리면 너
책임질 꺼야? 너도 정신 좀 차려라.
진 영: 죄송해요.
선생님: 말 한 번 쉽게 잘한다. 미안하다면 모든 것이 해결되니? (한숨을 쉬며) 나도 너
처럼 속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대본을 툭툭 치며 밖으로 나간다. 못마땅하
게 쳐다보는 아이들, 미안해서 고개를 푹 숙이는 진영, 암울하게 음악이 흐르고
조명 꺼진다)


제3막


음악이 조용히 흐르면 진영이 구석에 멍하니 앉아 있다.

진 영: (혼자 중얼거린다) 나는 왜 이렇게 하는 일마다 안 되지. 이번에는 나도 잘하고
싶었는데…

대본을 주어서 읽다가 생각난 듯 소품을 하나씩 점검한다. 요셉은 옷, 마리아는 옷, 스카프
가 없다고 수첩에 적는다. 사탄의 망토를 찾아 바늘로 서툴게 꿰맨다. 가끔 바늘에 찔린 듯
소리를 지른다. 그러다 문득 낡은 상자가 구석에 있는 것을 보고 그 상자를 가지고 온다.

진 영: 이게 뭐지, 혹시 잃어버린 소품이 여기 있는 거 아냐? (낡은 상자를 열어본다.
짚이 있고 마구간의 아기 예수님 그림이 먼지에 싸여 들어 있다. 먼지를 털면서)
누가 여기다 예수님 그림을 넣었지? (그림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리
고 마치 진짜 예수님인 듯 독백한다) 예수님 나도 잘하고 싶었어요. 형들처럼
멋있게 연기도 하고 싶었는데 … 그게 잘 안 돼요. (갑자기 상자 안에서 빛이 들
어오면서 음성이 들린다)
예수님: 진영아, 나도 안다. 네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를 위해 연극을
하고 싶다는 것을.
진 영: (깜짝 놀라 두리번거린다) 누구세요.
예수님: 네가 좋아하는 예수란다.
진 영: 예수님, 정말 예수님이세요?
예수님: 그래.
진 영: (계속 두리번거린다) 그런데 어디 계세요?
예수님: 낡은 상자 안에 있잖니
진 영: (놀라서 상자를 들여다본다) 이게 진짜 예수님이세요? 그런데 누가 예수님을
이 상자 안에 가둬놨어요?
예수님: 성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지. 그들은 자기들이 만든 연극이 끝나면 나를 이 상자
안에 가둬 두고 잊어버렸다가 다시 성탄이 돌아오면 먼지를 툭툭 털고 쓰지.
그러고 다시 끝나면 이렇게 상자 안에 넣어 둔단다.
진 영: 그럼 성탄 때마다 나왔다, 들어갔다 하네요. 갇혀 있으면 어두워서 무섭지 않으
세요? 난 형들이 따돌려서 혼자 있으면 외롭고 어떨 때는 무섭기도 해요.
예수님: 나는 아버지와 항상 함께 있단다. 오늘은 진영이가 내 친구가 되어 함께 있으니
외롭지도 무섭지도 않지
진 영: 나도 누군가 항상 함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예수님처럼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을 텐데 …
예수님: 내가 너와 함께 있잖니?
진 영: 예수님이 내 친구가 되어 준다고요?
예수님: 그럼, 난 벌써 진영이의 친구였는데.
진 영: 예수님이 내 친구! (기뻐 뛰면서) 우와 좋다. 예수님은 뭘 좋아하세요? 난 떡
볶이가 좋아요, 애들은 나랑 떡볶이 먹는 거 싫어해요. 흘린다고 같이 안 먹어
요. 예수님도 싫으세요?
예수님: 난 진영이가 좋아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단다.
진 영: 역시 예수님이 최고예요. 예수님 사랑해요. 오늘 우리 밤새도록 얘기해요.
예수님: 그래. 우리 밤새도록 얘기하자.
진 영: 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은은히 울려 퍼진다








연출노트

1. 성탄절 준비 과정을 그린 작품이므로 자연스럽게, 연습처럼 꾸미면 된다.

2. 진영이는 덜렁거리고 까불고 재치 있게 끼어드는 등 명랑하고 맑게 연기를 해야 한다.

3. 진영이 연기는 주일학생이 직접 해도 된다.

4. '낡은 상자' 부분에서 잔잔하게, 해맑게 그려야 감동을 줄 수 있다.

5. 성탄절 때 공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