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의 후반부는 선지자들의 예언서들로 기록되어 있다. 그 선지자들 중에서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서를 우리는 특별히 대선지서라고 한다. 이들을 이렇게 부르는 유는 이들이 다른 선지자들보다 위대하거나 특별한 삶을 살아서가 아니라 이들이 각 시대에 활동했던 선지자들의 선포의 내용을 포괄하여 서술하였고, 또한 기록한 말씀의 분량도 다른 선지서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선지서가 독특한 특징이나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모든 성경이 그렇듯이 이 대선지서들도 하나님의 뜻을 우리에게 전하기 위해 기록된 것임을 알 수 있다.
1. 명칭
호세아로부터 말라기에 이르기까지의 열두 예언자들의 예언을 소선지서라 한다. 선지서를 이렇게 구분하는 것은 서론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그들의 대선지자로서의 권위나 인격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선지서의 분량에 관계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맛소라 본문의 구약 각 권의 배역을 따르자면 후기 중 처음 세 권, 즉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이 대선지서에 속해 있다. 다니엘은 구약성서의 제3부 성문서(Kethubin)에 속하나 칠십인역(LXX)의 배열 순서에 따르면 대선지서에는 다니엘까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대선지라 명칭한 것이 내용이나 예언에 따라서 대선지라 명칭한 것이 내용이나 예언에 관한 권에서가 아니라 책 분량에 의해서 이렇게 불렀다고 할 수 있다.
2. 선지자와 선지서들
선지서들은 이스라엘 민족의 쇠망과 포로 및 귀환 시대에 속한다. 그 기간을 합하면 대략 주전 250-300년에 속한다.
대부분 선지자들은 남방 유다 왕국에 대하여 그들의 메시지를 전하였다. 대표적으로 이사야, 요엘, 미가는 주전 587넌 예루살렘이 바벨론에 함락되기 이전에 사역을 하였다. 또 예레미야, 하바국, 스바냐는 예루살렘 성이 함락되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포로로 잡혀간 시대에 예언을 하였다. 그리고 학개, 스가랴, 말라기는 주전 538년과 그 이후 귀환 시대에 활동하였다.
반면 호세아와 아모스는 특별한 사명을 띠고 이스라엘(B.C. 722년 앗수르에 멸망함)에 파송되었고, 요나와 훈은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에 파송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예언하였다. 그리고 다니엘은 바벨론에서, 에스겔은 유대 포로들에게 그리고 아바댜는 이스라엘의 오랜 원수인 에돔에 대하여 각각 예언을 하였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이 선지자들에게 힘들고 때로는 위험스러운 사명을 맡겨서 보내셨다. 그들은 거의 대부분, 그들에게 임할 심판을 경고하였고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올 것을 촉구하였다. 그리고 큰 재난이 임한 뒤에도 하나님의 계속적인 사랑과 자기 백성에게 향하신 그의 뜻을 확신시킴으로써 살아남은 자들을 위로하였다. 선지자들은 그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갖고 있다는 불붙는 확신 가운데서 그 백성들에게로 나아갔던 것이다.
3. 기록 목적
① 이사야: 본 서는 인간의 구원이 인간 자신의 힘이나 선한 행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속자이신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에 의해 되는 것임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리고 이사야 7, 9장, 52:13-53:12 등을 통하여 메시야에 대한 예언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② 예레미야: 예레미야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들의 죄로 인해 바벨론에 포로가 될 것을 예언함과 동시에 이스라엘이 베시야를 통해 구원될 날이 올 것을 예언함으로써 백성들이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항상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③ 에스겔: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유대 백성이 그 죄악의 길에서 돌이키면 하나님께서 다시 그들을 본국으로 돌아오도록 하신다는 은혜의 약속을 알리기 위해서 기록되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 중에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온 남은 자를 하나님께서 회복시켜 예루살렘의 새로운 성전과 종교 의식을 일으킬 것을 기록하고 있다.
④ 다니엘: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주권을 강하게 주장하며 바벨론 왕국 때부터 메시야 되신 그리스도가 오실 때까지의 역사의 전개를 알리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환난과 핍박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이 역사의 주권자 되신 하나님의 손길을 참고 기다릴 때, 큰 축복으로 갚아주실 것을 가르치고 있다.
4. 대선지서의 공통 메시지
1) 모든 역사의 통치자이신 하나님
선지자들은 이 주제를 아주 진지하게 다루었으며, 그 당시의 이방 나라의 강대국들은 하나님의 손에 들린 도구들(사10:5-15)로 묘사하였다. 이를 통해 성경이 제시하고 있는 유일한 답변은 불경건하고 부패한 도구들이지만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것으로 보다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절대 주권적인 통치를 가르쳐 준다. 이는 의로우시고 거룩하신 여호와께서 비록 이스라엘이 부패하고 악을 행할지라도 그들을 멸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 이방 민족을 도구로 사용하신다는 뜻이다.
2)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모든 상황의 결과를 결정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장 훌륭하고 강력한 이방 나라와의 확실한 동맹을 맺는 것(사30:1,2)이 중요한 일이 아니요, 하나님의 편에 서서 그분과 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것(사30:15)이 중요하다고 깨우치고 있다. 하나님은 항상 그의 백성을 자기에게로 이끄시는 일을 하고 계시며, 각 선지자들이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을 만날 준비를 갖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
3) 심판과 소망
각 선지자들이 그 시대의 상황에서 거듭 회개를 촉구하는 예언들을 분석해 볼 때, 우리는 하나님의 심판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스라엘 위에 하나님의 진노하심이 있지만 그들을 모두 진멸하시는 것이 아니라, 남은 자들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을 회복하시겠다는 것이다(사6:13; 사28:5; 사29:5; 사31:5). 어두움과 빛, 심판과 소망의 이같은 양면성은 선지자들의 메시지에서 두드러지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고 그의 원수들을 심판하시는 하나님, 출애굽의 하나님, 주 여호와의 이름으로 그들의 하나님이 되셨기 때문이다.
4) 하나님 나라
우리는 이 주제를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위하여 예비하신 밝은 미래에 관한 하나의 중요한 묘사임을 알 수 있다. 즉 메시야로 장차 오실 어떤 위대한 인물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임을 느끼게 한다.
여러 메시야의 예언 중에서 이사야 선지자는 그분에 대해 다윗의 위를 차지할 전능하신 하나님(사9:6, 7), 자기 백성의 죄를 위하여 죽으실 종(사 53장), 자기 백성의 원수들을 짓밟으실 기름부음을 받으신 정복자(사63:1-6)로 묘사하고 있다. 따라서 대선지자들의 메시지는 이스라엘의 영적 회복에 대한 메시야의 나라를 언급하고 있다.
5. 대선지서의 핵심 내용
① 이사야: 거룩하신 여호와의 영광스런 보좌(사6:3)를 언급하면서 심판과 은혜를 통한 국가적 구원에 메시지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② 예레미야: 심판의 책이라 불릴 만큼 이스라엘의 배교와 배역한 생활에 대한 하나님의 영원하신 사랑과 심판을 예고하고 있다.
③ 예레미야애가: 죄인이 그의 환난을 애도하고(애1:10; 애3:12; 애3:22)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죄의 비참함과 여호와의 긍휼을 시가를 통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④ 에스겔: 하나님의 말씀과 영광을 통해서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있다.
⑤ 다니엘: 세계를 통치하기는 하나님이 어떤분이시며, 하나님의 우주적 통치하심을 통해 그 백성을 이끄신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6. 선지자들의 사역
이스라엘의 역사를 살펴보면 중요하고 핵심적인 선지자들은 모두 위기의 시대에 하나님께서 의도적으로 세우신 사역자들임을 알 수 있다. 아모스는 경제적인 풍요와 신앙적인 혼합주의가 팽배하며, 사회적으로 방종과 퇴폐 풍조가 절정에 달한 시대에 예언을 하였다(암3:15-4:1; 암4:4-5:2). 또 호게다는 확립된 사회 제도가 사람들의 눈 앞에서 와해되고 있는 세대에 예언을 하였다. 그리고 이사야는 하나님의 상황판단의 입장에서, 그의 메시지를 거부할 경우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데에 이르러 즉각 정죄를 받게 될 백성들에게 전파하였다(사6:9).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의 종국을 알리는 고통이 절정에 달하였을 때에 일하였고, 에스겔도 포로생활의 비참한 상처를 처음 당하였을 때에 메시지를 전하였다. 이 모든 선지자들은 방관자도 아니요 손님도 아닌, 인간의 역사를 항상 능동적으로 다스리시는 통치자이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예언과 말씀을 전파하였다. 그러므로 선지자들은 언제나 과거를 지적하였고(사5:11-13), 또한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장차 행하실 일을 선언하였다. 장차 일어날 일을 예언하는 것은 선지자들에게 있어서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과의 밀접한 교제에서 비롯된 하나의 본질적이 결과였다(암6:7).
대선지서는 포로기 전후의 상황과 포로 시대의 상황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선지서들이 단순히 당시의 상황과 배경들을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당시의 상태와 함께 짧게는 회복 후의 모습을 이루실 영원한 회복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이러한 양면성을 볼 때 우리는 선지서들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