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신춘문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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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1-7 기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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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밤마다 빛나는 눈으로 목을 드는 늑대같이 차디찬 겨울을 목놓아 울면서 나 자신을 확인해왔다.…(중략)… 불처럼 타오르는 나의 피, 좋은 것이다. 우리는 병들지 않았고 껍질 푸른 미루나무처럼 잘 커간다.”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견습어린이들’로 등단한 이외수(춘천교대 2년)씨의 당선 소감이다. 당시 심사위원은 유주현, 박목월, 박두진씨 등이다. 올해 등단 35년째를 맞은 이외수씨는 섬세한 감수성, 개성적인 문체, 빼어난 언어의 연금(鍊金)으로 한국 문단의 큰 뿌리를 이어가고 있다. ▼신춘문예(新春文藝)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신인작가 등용문이다. 전국의 일간신문사는 해마다 11∼12월 각 장르별로 작품을 현상 공모해 새해 당선작을 지면에 발표한다. 유망한 신인의 등단을 공식으로 알리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한때 실시했으나 현재는 국내에서만 남아 ‘문인 사관학교’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찬반 논란은 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유지되는 등단 제도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게 특이하다. ▼한국의 작가 등단제도는 1910∼1920년대에 문학도들끼리 모여 ‘창조’ ‘폐허’ ‘백조’ 등 동인지를 펴내며 문학 활동을 시작한 것이 출발이다. 작품 현상 공모는 1918년 춘원 이광수의 주최 아래 공모한 문예지 ‘청춘’ 3월호부터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어 1925년 동아일보에서 신춘문예를 첫 공모한 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금은 문예지, 동인지 및 단행본 출판의 형식으로 등단의 창구가 다양해지고 있으나 여전히 신춘문예가 돋보이는 작가의 입문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시대에 걸맞게 사이버 공간에서 신인 등단의 기회도 주고 있다. ▼강원일보가 올해도 어김없이 신춘문예 작품 공모(단편소설, 시, 동시, 동화) 사고(社告)를 내고 전국의 신인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1947년 처음 공모를 한 이후 61년째를 맞은 이 등용문을 통해 그동안 이승훈, 한수산, 전상국, 이외수 등 수많은 한국 문단의 거목이 배출됐다. 제2의 거목을 꿈꾸는 이들에게 더없이 설레는 시점이다.조광래논설실장·krcho@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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