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된 A군의 유서/출처=YTN 캡처
대구 수성경찰서는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기 어렵다’는 등의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7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A군(14)의 유서에 거론된 학생 2명을 조사한 결과, 내용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모(14)군과 우모(14)군은 숨진 A군에게서 현금 25만원과 고급 점퍼, 게임기를 빼앗고 주먹을 휘두른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주범이 아니다”라며 서로 책임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두 학생은 유서에 있는 ‘물고문’과 관련해서는 “세면기에 물을 떠놓고 고문하려던 것은 맞지만, 위험하다 생각해 실행하지는 않았다”고 혐의를 부정했다.
서군 등은 “장난삼아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면서 “A군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서군 등이 특별히 동기가 있어 이런 일을 저지른 것 같지는 않다”면서 “A군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지고, 폭력에 무덤덤해지다 보니 이렇게까지 된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다시 불러 조사한 뒤 공갈과 폭력행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