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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들, <무한도전>

은바리라이프 2010. 9. 26. 20:14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들, <무한도전>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임을 우리 모두는 잘 알지요.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실제로는 얼마나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도 역시. 2주에 걸쳐 이 사람들을 지켜보며 내내 '멋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고, 감동을 느꼈던 것은 바로 그런 이유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자기 자신의 생에 분명한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이기에, 존경스럽기도 했습니다. 복싱이라는 경기를 싫어하지만, 퉁퉁 부어오르고 곳곳에 멍이 들어 보라색을 띠는 얼굴도 보였지만, 누구는 이기고 또 누군가는 졌지만, 그건 어쩌면 그 다음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저 아름다웠습니다. 일면부지의 낯선 사람이었어도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무한도전의 시선이 좋았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흥미거리로 다루지 않았고, 제작진과 연기자들은 진짜로 믿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의 생에 있어 이기고 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게 <무한도전>은 애증의 프로그램입니다. <무리한 도전> <무모한 도전> 때부터 호감을 가지고 지켜보다 어떤 사람의 거짓말로 인해 이 프로그램을 한동안 보지 않았어요. 살아가며 실수도 하고, 때로 거짓말을 하기도 하겠지요. 그렇지만 '결정적인 순간' 앞에서는 그것과 맞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출발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의미로는 사람을 가리는 탓에 불편해서 보기가 힘들었는데, 아마 봅슬레이 도전때부터 다시 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도전"과 "성장"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라서 포기하기 어렵더라구요. 김태호 PD는 예능이라는 포맷 안에서 삶과 진실을 보여주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영상 by poplez.net의 수면유도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