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수 칼럼]사람(人) + 개(犬) = 복(伏) | |
개(犬 또는 狗)를 젊잖게 표현하여 예로부터 ‘견공’이라고도 불렀다. 견공(犬公)은 개를 의인화하여 높인 말이다. 견(犬)은 개가 옆으로 보고 있는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다. 우리 일상에서 가장 친밀한 동물로는 역시 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개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문인(文人)이 있었다. 그는 평소 여러 마리의 개를 집에서 길렀다. 좋아하는 먹이를 충분히 주고, 일정에 따라 산책과 운동을 시키는 등 온갖 정성을 쏟았다. 그러다가 여름이 되면 주인이 정한 순번에 따라 하나씩 보양식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주인은 여느 때처럼 개 한 마리를 자전거에 매달고 ‘산책’을 나선다. 그날따라 개는 심하게 저항한다. 개를 영물(靈物)이라 했던가. 그 좋아하던 산책을 돌연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인은 막무가내다. 삼복(三伏)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드는 속절(俗節)이다. 정식 명절은 물론 아니다. 하지를 지내고 첫 번째 복날이 초복, 그 다음이 중복, 그리고 입추 쯤 해서 말복(末伏)이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린다. 그러나 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한다. 아직 여름이 일러 뜸을 좀 들이다가 말복을 맞이하자는 뜻일까. 올해처럼 음력 5월에 윤달이 들었으면 영락없이 월복이다. 사람 인(人)자에 개 견(犬)자가 합쳐 만들어진 복(伏)의 기원은 중국의 한(漢)나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후기에 처음으로 조정에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한양 4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막았다고 한다. 삼복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이어서 ‘삼복더위’라 부른다. 복날이면 뭐니 뭐니 해도 시절음식 개장국이다. 개장국은 더위로 인해 허약해진 기력을 채워 준다고 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여 기력을 증진 시킨다”고 그 효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은 여러 세시기에도 나타난다. <농가월령가>에는 황구(黃狗)의 고기가 사람을 보한다고 하여, 누렁이를 일등품으로 여긴다. 지방에 따라서 개고기를 먹으면 재수가 없다고 하여 금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개장국을 대신하여 삼계탕을 즐기기도 한다. 보신탕(補身湯)은 개고기가 들어가는 탕의 일종이다. 개장, 개장국이라고 하며 ‘보신탕’이라는 이름은 나중에 붙은 것이다. 개고기와 함께 된장을 풀어 국물에 파, 부추, 토란 줄거리, 고사리 중 한두 가지를 곁들여 삶은 다음 국물에 고기를 넣어 양념을 하고 밥을 말아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1984년 서울시는 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보신탕을 혐오식품으로 지정해서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붉은 헝겊에 ‘보신탕’이라고 흰 글자로 새긴 휘장도 자취를 감췄다. 영양탕, 사철탕이란 이름은 이 때 단속을 피하기 위해 생긴 말이다. 올해 초복은 엊그제 지났다. 음식도 어엿한 문화다. 서구인들의 차가운 눈총에다가, 국내에서도 이른바 ‘개파’와 ‘비 개파’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보신탕의 인기는 변함이 없다. 저마다 독특한 음식문화에는 우열(愚劣)이 아닌 ‘다름’이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 |
| 정영수 <본사 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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