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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이 던진 질문에 기독교가 답할 차례다"

은바리라이프 2008. 9. 22. 16:18

"'밀양'이 던진 질문에 기독교가 답할 차례다"
문선연 '밀양, 기독교에 말 걸다' 주제 포럼
"영화 '밀양'이 적극적으로 말 걸기를 시도해왔으므로 기독교는 이에 응답해야 한다."

문화선교연구원(문선연) 성석환 책임연구원은 14일 서울 명동 높은뜻숭의교회청어람 3실에서 '밀양, 기독교에 말 걸다'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다원주의 사회에서 가치의 경쟁은 피할 수 없으며, 기독교 역시 이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영화의 말 걸기는 기독교로서는 새로운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은 올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장작 '밀양'(감독 이창동)이 제시하고있는 교회의 모습과 '용서와 구원'이라는 주제를 놓고 반기독교적이라는 논쟁이 일자 기독교인으로서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할 지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성 연구원은 "선교적 영화를 제외하면 대체로 영화는 기성 제도권 종교에 대해 비판적이었다"면서 "영화 '밀양'은 마치 아파트나 길, 차나 행인을 다루듯 객관화된 배경으로 교회와 신앙행위를 다루면서 끊임없이 기독교에 말을 걸어온다는 점에서 오히려 고마운 영화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밀양'이 의도적으로 기독교를 폄하하지 않았음에도 이 영화에서 재현되는 기독교적 의식이나 행위를 바라보며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구성원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기독교의 특수용어와 의식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느끼는 어색함"이라며 "그만큼 한국교회의 언어는 한국사회의 언어, 인간의 언어와 거리가 있다"고덧붙였다.

성 연구원은 "지금껏 영화의 말 걸기에 기독교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영화적 말 걸기에 대한 응답이 너무 기독교적이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기독교는 영화가 말을 걸어오기만을 기다릴 게 아니라 영화에 대한 적극적 말 걸기를 통해 그 속에 반영된 이데올로기와 상업성을 폭로하고 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제발표자인 송주화 할렐루야교회 목사는 "영화 '밀양'은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사실적으로 묘사한 교회 안팎의 장면들로 인해 기독교인은 희화화된 느낌 때문에, 비기독교인은 낯선 느낌 때문에 모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면서"감독이 기독교에 대해 중립적으로 묘사했는데도 관객이 이런 느낌을 갖는 것은 목회자 비리 등에 대한 시사고발프로그램의 영상이 우리 안에 입력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영화는 신앙과 기독교에 대한 피상성만을 갖고 있는 평범한 대중들에게 짜릿해 보이기는 하나 올라타기 껄끄러운 롤러코스터 같다"면서도 "다소 인간적이지 못한 신애(전도연) 주변의 동료 기독교인들에 비해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요구하지 않는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의 모습은 매우 인간화한 또 다른 기독교인의모습"이라고 평했다.

이어 "이 영화는 종찬의 모습을 통해 시크릿선샤인(밀양)과 같은 내재된 기독교적 삶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영화 속에서 배교하는 듯이 보이는 신애조차도 교회밖의 실존적 신자(信者)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이 영화는 너무나 현실적으로 기독교인의 모습을 잡아내고 있으며, 마지막 장면에서 종찬이 들고 있는 거울 속에 비친 신애의 얼굴은 바로 우리의 자화상"이라고 해석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