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석강해/복음서

교회도 개혁해야 한다 / 요2:13-17

은바리라이프 2008. 9. 10. 23:16

교회도 개혁해야 한다

본문: 요2:13-17

갈릴리에서의 2년여간의 선교와 예루살렘으로 오는 길에서의 1년여간의 선교여행을 마치고 종착지인 수도 예루살렘에 오늘 입성하시는 예수님은 종려 가지와 겉옷을 펴면서 ‘호산나(구원하소서)’를 외쳐대는 많은 무리의 영접을 받았습니다. 실로 이 장면은 예수님이 지상에 오신 목적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이 입성의 모습은 하나님의 통치 즉,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갈릴리 선교 첫 출발점에서 외쳤던 말씀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선언 그대로 이제 그 나라의 완성을 위하여 마지막 종착점에 도착하였습니다.
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5만여명의 사람과 유월절 큰잔치를 보러 각 지방에서 올라 온 270만여명 앞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하기 위하여 때맞춰 올라온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백성들이 매년 유월절에 예루살렘을 찾는 것은 메시아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들은 죄 짐과 가난과 아픔과 눌림에서 해방되어 평화의 삶을 맛보고 싶어서 애굽에서 구원받은 날인 유월절을 기하여 전국 곳곳에서 모여들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의 입에서까지 울려퍼졌던 ‘호산나 호산나’의 외침은 진정한 평화의 왕을 찾아 헤매는 백성들의 울부짖음이었습니다. 이들의 소원에 응답하시기 위해서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입성하였습니다.
구원을 갈구하는 백성들의 소원에 답하기 위하여 예수님은 성전으로 곧 바로 직행하였습니다. 성전 한가운데 서신 예수님의 모습에는 며칠 후 십자가에 처형될 죽음의 그림자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사형장 앞에 서 있는 사형수처럼 초췌하고 긴장한 모습이 아니라 너무나 당당하게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는 모습으로 예수님은 많은 백성 앞에 우뚝 서신 것입니다.
당시의 성전은 유대교의 핵심이요 동시에 이스라엘의 핵심이었습니다. 그곳은 또한 문화의 핵심이요 정치와 경제의 중심이기도 했습니다.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았던 유대에서는 모든 권력과 금력이 집중되는 곳이 성전이었습니다. 당시의 종교가 부패했다면 이곳이 썩은 때문이었습니다. 당시의 사회가 부패했다면 그 원인은 성전에서부터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성전이 썩었기에 유대교 전체가 썩었고 그 사회 전체가 썩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바로 부패의 근원을 찾아가신 것입니다. 부패의 근원을 도려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가로막고 서 있는 곳이 바로 예루살렘 성전이었습니다. 그래서 성전에 도착하자마자 그 썩음과 죄악을 심판하는 채찍을 높이 드셨던 것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세 구간으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대제사장만 들어갈 수 있는 지성소,유대인들만 들어갈 수 있는 성소,일반 사람과 이방인 나그네들이 들어갈 수 있는 바깥마당 등으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장소는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물건을 팔기도 하고 돈도 바꿔 주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누구에게나 부과되는 성전세 반 세겔을 내기 위해 돈을 바꿨습니다. 상인들은 번제나 제사의 제물을 팔았습니다. 돈이 좀 있는 사람은 번제나 제사 제물로 드릴 어린 양을 집에서 끌고 오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성전에 도착해서 준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사를 드리자면 제물을 사야 했고 돈이 없는 탓에 값이 싼 비둘기를 샀습니다.
수백만명이 모여드는 이때에 자리를 얻으려고 장사치들은 대제사장과 부정한 뒷거래를 했습니다. 거룩한 성직을 가진 자들이 뒷돈을 챙기면서 자리를 팔았던 것입니다. 성전은 강도의 굴이 되었습니다. 이에 분개한 예수님은 성전으로 들어가서 채찍으로 장사꾼들을 내몰았습니다. “만민이 기도하는 하나님의 집을 강도의 굴로 만들지 말라”고 야단을 치시면서 채찍으로 내리치셨습니다.
당대의 성전이 기도하는 거룩한 장소가 아니라 대제사장 서기관 장로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장소가 되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은 채찍을 높이 드신 것입니다. 이 썩어 냄새나는 부패의 상징,유대교의 상징인 성전을 완전히 개혁하지 않고는 하나님 나라의 건설이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거부한 자들은 바로 이 성전 지도자들이었습니다. 성전을 독차지하고 있는 저들 때문에 하나님의 통치,하나님의 나라가 일반 백성들 속으로 전파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전해야 하는 성전이 오히려 하나님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그 성전을 타고 앉아 있는 종교지도자들을 몰아내고 성전을 다시 재건하시려고 예수님은 성전에 오신 것입니다. 이 성전 청소와 개혁이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의 최상의 목적이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예수님이 오늘의 한국의 교회 안에 지금 오셔서 채찍을 높이 드시고 있음을 볼 수 있는 고난주간 첫날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홍성현 목사(수송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