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역사/성경세계사

제목 : 나사로의 미스테리

은바리라이프 2008. 5. 7. 02:01
제목 : 나사로의 미스테리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2001-10-29
예루살렘의 산헤드린 공의회가 예수를 죽이려고 작정한 이유를 우리는 복음서의 여기 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로, 예수는 스스로 안식일의 주인이라 하면서 (막 2:28) 안식일에도 회당에서 손 마른자를 고치셨으며 (막 3:1∼6) 둘째로, 성전에서 장사하는 자들을 쫓으심으로써 종교지도자들의 권위를 추락시켰고 (눅 19:45∼47) 셋째로, 너희가 성전을 헐면 내가 사흘동안에 일으키리라 (요 2:19)하여 성전을 모독하였다는 것이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나사로가 버젓이 살아왔으니 예수의 표적에 대한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된 셈이었다. 그래서 그날부터 공의회는 예수를 죽이려고 모의하였으며 (요 11:53) 아예 나사로까지 함께 없애버리자는 의견까지도 나오게 되었던 것이다 (요 12:10)
나는 예수의 수난 이후 나사로가 어떻게 되었는가 궁금하여 성경의 여기저기를 뒤져보다가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사로는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하기 전날 성밖의 베다니에서 열린 환영잔치에 참석(요 12:1∼2) 한후 그 누이들 마르다, 마리아와 더불어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나사로의 세 남매는 어디로 갔을까? 나는 이들의 행적을 추적하다가 더 큰 문제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게 되었다.
그 중요한 나사로의 부활사건이 마태, 마가, 누가의 세 복음서에는 고스란히 빠져 있는 것이었다. 마가와 누가는 예수의 직접 제자가 아니니 그렇다치고 마태는 나사로 사건의 현장에 있었을 텐데 어찌해서 나사로의 사건을 기록하지 않았던 것일까?
요한복음 11장을 보면 우선 예루살렘에서의 성전모독 사건 때문에 베뢰아 지경까지 파신한 예수에게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기별이 오는데서부터 시작된다(요 11:7).
예수께서는 나사로를 만나기 위해 베다니로 가자고 하시는데(요 11:7) 뜻밖에도 제자들의 반응은 극히 냉담할 뿐만 아니라 불손한기까지 한 것을 발견하게된다.
그러나 예수와 제자들간의 불화는 거기까지만 기록되어 있을 뿐, 장면은 바뀌어 베다니의 현장이 되고, 거기에 제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제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그런데 누가복음에는 초막절 기간동안에 있었던 예수의 행적과 설교들을 기록하고 있으며 마르다, 마리아 자매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베뢰아 지방 전도까지도 상세히 기록했으나 나사로의 사건만이 빠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엉뚱하게 나사로와 같은 이름인 '거지 나사로와 부자'의 비유가 들어가 있다.
예수의 제자들은 선생이 나사로에게로 가자고 했을 때 불평하고, 거부하고, 빈정거렸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베다니의 잔치자리에서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가 예수의 머리에 나드 향유를 부었을 때 심하게 나무랐다.(막14:5, 마26:8)
나는 다시 제자들 사이에 있었던 미묘한 분위기의 변화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수의 제자들은 예수가 정치적 메시야로 출현하실 것을 기대하며, 예수자신은 십자가상에서 고난당하실 것을 계속 예고하시는 데도 불구하고(막 8:31;10:45) 서로 누가 높은가 다투었을 뿐만 아니라 (눅 22:24) 요한과 야고보는 예수께서 임금의 자리에 앉으실 때에 그 좌우에 모시게 해달라고 인사청탁까지 넣었다(막 10:35).
이렇게 되자 '갈릴리 의식'으로 단결된 제자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만 가면 친밀하게 지내는 나사로 일가를 집권시의 중요한 라이벌로서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소외계층인 갈릴리 사람이 아니 유대의 베다니 사람이었고 제자들은 '지역감정'으로 나사로 일가와 대립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들이 예수께서 나사로를 살리기 위하여 베다니로 돌아가자고 간청하셨을 때에 따라가지 않은 것으로 본다. 다만 개별행동을 잘하고 기회주의자였던 요한만이 예수의 뒤를 따라가서 이 광경을 목격했을 것이다. 이로써 예수와 제자들은 서로 헤어졌으나 갈릴리에서 다시 만난다. 예수는 '실족'과 '회개'와 '용서'에 대한 설교를 했으며 이때부터 '실족케하는 자'로 지목된 가롯 유다는 예수에 대한 반감을 품게 되었을 것이다.
그럼 나사로 일가는 어디로 갔을까? 예수의 위험을 알아차린 헬라인들이 예수께 면담을 청하고 망명을 권유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사양하시는데 아마도 이 때 예수께서는 같은 위험을 당하게된 나사로 일가를 그들에게 부탁하셨을 것이다.
어쨌든 이 예수의 공생애 기간 중에 있었던 제자들의 부끄러운 사건을 마태와 마가는 기록하지 못했다. 더구나 그들은 나사로의 부활을 목격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다만 누가는 나사로로 상징되는 유대인의 고난을 예고한 '부자와 나사로'의 설교만을 적어놓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에 따라 90이 넘도록 오래 산 요한은 오히려 담대하게 이 사실을 기록할 마음이 생겼다. 요한은 마침내 이 사실을 기록하기로 결심하고 예수에 대한 마지막 충성을 쏟았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가롯 유다를 제외한 모든 제자들은 예수의 부활 후 그의 '천국'을 위하여 목숨을 버렸다 야고보는 예루살렘에서, 베드로는 로마에서, 안드레는 아가야에서, 시몬과 다대오는 페르샤에서, 도마와 나다나엘은 인도에서, 빌립은 히에라볼리, 마태는 이디오피아에서, 모두들 기꺼이 '천국'을 위해 순교했으며, 마침내 예수 그분이 바로 '진리'였음을 깨달은 노령의 요한은 눈물의 참회 속에 한 복음서를 기록해 놓고 눈을 감았던 것이다.
<자료출처 : 김성일님의 '성경과의 만남'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