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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강 신명기 개관 -해설

은바리라이프 2008. 4. 25. 19:28
제 5 강 신명기 개관

1. 여호와와의 계약 사상

인류 역사상 특이한 히브리 민족은 고대에서 가장 완성된 계약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을 법사학적 관점에서 볼 때 세계의 3대 종교, 특히 기독교를 통한 서양 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대단히 주목할 만한 일이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법의 역사적 발전은 불문에서 성문으로 그리고 성문에서 법전화에로 진전되어 왔다. 그런데 법의 기원 전에 이미 히브리 민족은 하나의 완성된 성문법 내지 법전을 가지고 있었다.

히브리 민족은 구약성서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과 이 구약 성서 안에 규정되어 있는 도덕성과 율법(법률) 이외에는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회 제도는 법·도덕·종교가 혼연 일체가 되어 있었고, 그 통치 형태는 완전한 제정 일치(theoc-racy)였다. 이와 같은 사회의 국가 제도는 유일신이신 여호와와 이스라엘 사이에 체결된 계약에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구약성서라는 명칭은 이 계약의식의 중대함을 나타내고 있다. 히브리 민족의 독창성은 여호와의 율법을 계약으로 본 것이며, 고대 근동 세계에 있어 그 유를 찾아볼 수가 없다. 대체로 신수법설에 근거한 이집트나, 설형문자권의 법과 바벨론법이나 고대 동양법은 정의를 상징하는 신 또는 황제의 명령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고, 히브리 민족처럼 계약 개념으로 이해한 경우는 없다.

히브리 민족은 여호와를 어떤 강력한 입법자 또는 제정자 내지 계약의 보증인으로 보지 않고 자기들과 맺는 계약의 상대자 또는 당사자로 보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여호와가 계약을 체결하려 내려오는 것은 일방적 명령이나 자기의 명령을 보장한다거나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 자신도 친히 이 계약안에 스스로를 얽어매어 이 계약을 통해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하기 위한 데 있었다.

 

2. 신앙적 준법 정신

히브리인에게 있어서는 법(Torah)을 지킨다는 것은 곧 신앙을 지킨다는 뜻이며, 반대로 신앙을 지킨다는 것은 동시에 법을 지킨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여호와 하나님의 뜻은 계약으로 표현됐고, 계약은 곧 법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호와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법의 준수가 무엇보다도 강조되었다. 준법은 단순한 외적 강제 규범으로서가 아니라 히브리인의 양심의 응답으로서 지켜야 될 생명 있는 규범이었다. 히브리 민족의 신앙적 준법 정신은 또한 예언자들의 법 정신을 통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3. 인간평등 사상

히브리 법사상의 저변에는 신 앞에서의 인간 평등의 사상이 흐르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과의 계약을 전제로 하는 법 정신이기 때문에 법전이 제시하는 여러 가지 법령들 또한 모든 인간의 평등함을 요구하고 있다. 이방인과의 혼인을 금지하는 경우라든지 동족인 채무자로부터 이자 취득을 금지하는 경우 또는 동족의 채무를 면제하는 경우(신15:4) 등 계약의 법전에서 특히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짙은 인상을 받으나 이것은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과 계약을 맺었다는 선민 의식과 혈연적 순결이라는 동족의식에서 나온 듯하며 또한 원시 사회에서 보편적이었던 동족의식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신명기 법전과 예언자들은 보편적인 인도주의적 비전(visi-on)을 제시하며 결국 이러한 혈연적인 민족주의를 극복하게 된다.

 

4. 인간존중 사상

히브리 법사상의 저변에는 인간 존중 사상이 깔려 있다. 율법이 공동체를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여호와와의 동등한 계약 체결의 권리 있는 자격자로 인정하여 그 품위와 권리를 지키고 신장하려는 정신에 차 있다. 예를 들면 토라에는 유괴범은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사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고 인간은 어린이건 성인이건 전적으로 자유로운 개인이라는 사상이 밑바침되어 있다. 같은 경우 바벨론법이나 로마법에서는 사형에 처한 사실이 없고, 다만 노예를 유괴하여 팔았을 때 벌금형을 과했을 뿐이었다. 함무라비 법전 제14조에는 "남의 아들을 도적한 자는 사형에 처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함무라비 법전에서 아들은 부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아들의 유괴는 부의 소유권 침해로 간주되어 어린이를 유괴할 때는 노예의 유괴와 동가의 벌금을 과하고 있다. 또 다른 법전에서 노예를 상해 치사케 한 경우 노예는 소유주의 재화로만 간주하여 그 치상자는 소유주에게 상당액의 보상을 하게 함으로써 끝나는데 비해 토라는 이를 사형에 처했다. 특히 인권 사상은 유대의 예언자들을 통해 고취되었고 신랄한 사회 비판의  내용이 되었다. 그들의 인권 사상은 이른바 희랍적인 인도주의 또는 인본주의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정의와 양심을 대변하여 힘 없고 가난하고 약한 자들의 인권을 짓밟은 자들을 가차없이 비판했다. 이러한 예언자들의 비판의 소리는 참된 인간의 가치와 권리에 집중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