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성경배경사

박준서 교수가 본 포연속의 성지 (17)] 메소포타미아의 제국들 ⑴

은바리라이프 2008. 4. 22. 20:04
박준서 교수가 본 포연속의 성지 (17)] 메소포타미아의 제국들 ⑴  
[박준서 교수가 본 포연속의 성지 (17)] 메소포타미아의 제국들 ⑴  

연일 계속되는 이라크 전쟁 보도에는 자주 지도가 등장한다. 그런데 지도를 살펴보면 전투는 이라크의 중심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이곳은 이라크 국토의 중심부를 비스듬히 흐르고 있는 두 개의 큰 강,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의 지역이다. 고대로부터 ‘메소포타미아’(강 사이의 땅)라고 불려온 이 지역에 대부분 도시와 인구가 밀집되어 있다. 오늘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도 바로 이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다.

메소포타미아는 비옥하고 기름진 천혜의 땅이다. 에덴동산도 이 지역에 있었다고 추정할 정도로 좋은 땅이다. 이곳에서 인류 최고(最古)의 문명인 ‘수메르 문명’이 일어났고 이집트 인도 중국과 함께 고대 문명의 발상지이다.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의 고향 우르도 메소포타미아 남부지역에 있었다. 우르는 오늘날 뉴스에 자주 언급되는 바스라와 나시리아 근처에 있었다.

구약성경의 이스라엘 역사는 아브라함이 고대 문명도시 우르를 떠나 황무한 땅 가나안으로 이주하는 것으로 막이 오른다. 그러나 당시 고대 역사의 중심무대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이었고 가나안은 변방에 불과했다.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척박한 가나안 땅에서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동안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세계를 호령하는 제국들이 등장했다.

먼저 메소포타미아 북부지역에서 ‘아시리아’(앗수르) 제국이 일어났다. 티그리스 강변의 ‘앗수르’‘카르나’‘니느웨’ 등 (이들 도시는 오늘날 이라크 북부 ‘모술’ 근처에 있었다)을 중심으로 했던 아시리아 제국은 막강한 군사력으로 광대한 영토를 확장했던 무적의 정복자였다.

아시리아 제국의 위력 앞에서 변방 이스라엘의 운명은 바람 앞에 촛불과 같은 신세였다. 전회에 언급한 대로 아시리아 제국의 ‘살만에셀’ 왕은 북이스라엘 왕국의 수도 ‘사마리아’를 공격했고 이를 함락시켰다. 주전 720년대말이었다. 이로써 200년간 계속된 북이스라엘 왕국의 역사는 끝이 났다. 그러나 북이스라엘 왕국에 살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살만에셀’ 왕의 뒤를 이은 ‘사르곤’ 왕은 북이스라엘을 아시리아 제국 영토의 일부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지역 전체를 사마리아 지역이라고 명명했다. 따라서 그 곳에 살던 이스라엘 사람들은 사마리아 지역에 사는 사람 곧,‘사마리아인’들이 되었다. 피정복민들로서 사마리아인들의 수난의 역사는 이어졌다. ‘사르곤’ 왕은 사마리아인들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을 아시리아 제국의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고 다른 지역의 사람들을 ‘사마리아’ 지역으로 옮겨오게 했다.

아시리아 제국의 피정복민 정책의 일환이었던 ‘인구교환정책’을 시행한 것이다. 북이스라엘 백성들은 넓은 지역으로 분산되었고 이로써 ‘잃어버린 이스라엘 10지파’ 전설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한편 사마리아인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의 유입으로 자연히 혼혈이 되고 말았다. 이들은 혼혈인이라는 이유로 줄곧 경멸과 멸시의 대상이 되었고 불우한 운명을 살아가야만 했다. 오늘날도 이스라엘 땅에는 ‘세겜’근처에 약 600명 남짓한 ‘사마리아인’들이 남아 있다. 이들은 지금도 유월절 의식을 비롯해서 자기들의 독특한 생활양식과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주전 701년 ‘사르곤’ 왕의 뒤를 이은 ‘산헤립’은 20만이 넘는 아시리아 대군을 이끌고 예루살렘을 공격해왔다. 당시 예루살렘의 왕은 ‘히스기야’였다. 천하무적 아시리아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 공격했을 때 히스기야 왕은 사색이 되었다. 산헤립은 당시의 상황을 자신의 전승기념비에 이렇게 기록했다. “나는 히스기야왕을 새장의 새처럼 예루살렘에 가두었다.”

위기의 상황에서 히스기야 왕은 굵은 베옷을 입고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기도했다. 당시 예루살렘에는 대예언자 이사야가 있었고,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말씀하셨다. “그가(산헤립 왕) 이 성에(예루살렘) 이르지 못하며 한 화살도 이리로 쏘지 못하며… 가 오던 길로 돌아가리라.”(이사야 37:33∼34)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지켜주시겠다는 말씀이었다. 그날 밤 아시리아 군대에는 갑자기 괴질이 퍼졌고 20만 대군이 몰살하고 말았다. 군대를 잃은 산헤립 왕은 황급히 철군할 수밖에 없었다. 예언자 이사야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하늘의 새도 떨어뜨리는 위세를 떨치던 아시리아 제국도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았다. 역사에 영원한 제국은 없기 때문이다. 주전 612년 유프라테스 강변의 도성 ‘바벨론’을 중심으로 한 바벨론 세력은 ‘메대’와 손을 잡고 아시리아 제국의 심장부 니느웨를 공략했다. 바벨론-메대 연합군은 화공(火攻) 전법을 사용해서 불화살을 니느웨 성 안으로 쏘아댔다. 니느웨 성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게 되었고 아시리아 제국의 마지막 왕은 불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성벽 길이만 해도 13㎞에 이르고 성벽 높이가 6m에 이르는 난공불락의 도성 니느웨가 마침내 무너진 것이다. 이로써 아시리아 제국시대는 끝이 나고 바벨론 제국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주전 612년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박준서교수(연세대 교수·한국기독교학회 회장)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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