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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교회, 그냥 무시할 것인가

은바리라이프 2020. 5. 12. 17:00

이머징 교회, 그냥 무시할 것인가

한국교회의 미래가 궁금하다

    • 기자명 김백형

 

언젠가부터 시중에 '이머징 교회'라는 주제로 저술된 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책들에서도 정확하게 '이머징'이란 말의 의미를 확고하게 정의 내려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는 곧 '이머징'이란 말이 내포하는 의미가 매우 광범위하고 한마디로 딱히 정의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의 의미를 추적해 본다면 우리는 대략 '이머징'이란 말의 의미가 이런 뜻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떠오르는', '새로운', '창발적', '신흥' 등 이러한 의미들을 떠올리며 우리는 '이머징'이란 말의 의미를 다시금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껏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그 무엇'

즉 이머징 교회란 이제껏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교회 공동체를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와 같은 이머징 교회를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어떤 이들은 이머징 교회 운동을 주도하는 이들을 가리켜서 "그 사람들은 교회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서슴없이 말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들은 그들을 가리켜서 "그들은 언제나 기존 교회를 부정하는 부정적인 사람들"이라고 말들을 하곤 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이머징 교회란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 운동에 참여한 이들은 현 시대에 존재하는 교회들이 진정한 교회 공동체의 본질로부터 너무나도 멀어져 있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거룩한 몸부림을 치며 그들 나름대로 그 대안을 찾아 나선 이들이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이와 같은 현 시대에 팽배한 교회들의 제반적인 문제에 대해 문제 제기를 던진다고 해서 이들이 모두 다 옳은 소리를 한다고만은 볼 수 없을 것이다. 개중에는 정말이지 아무런 생각(진지한 고민과 깊이 있는 연구와 사색)도 없이 그저 분위기에 휩쓸려 다니는 이들도 있음을 필자는 잘 안다.

하지만 그 가운데는 진정으로 교회가 교회 공동체로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의 구조를 지향해야 함을 역설하는 이들이 있음에 우리는 그들의 외침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머징 교회 운동가들이 외치는 그 메시지는 무엇일까? 다시 말해 이머징 교회의 보편적인 특징은 무엇인가?

보편적으로 이머징 교회 운동에 참여하고 있고 또한 참여하기를 원하는 이들의 신학을 살펴보면 대략 이러하다.

△이들은 신앙인의 삶을 강조한다. △이들은 이원론을 거부하고 소위 세속이라고 부르는 그 영역 속으로 나아간다. △이들은 공동체를 강조한다. △이들은 열린 마음으로 낮선 이들에게 관대하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섬김의 정신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이들은 기존의 모더니즘적인 교회 구조를 거부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조를 과감히 수용한다. △이들은 모이기 위함보다 흩어지기 위함에 강조점을 둔다.

이 외에도 이들이 추구하는 교회 공동체의 모습은 더욱더 다양하다. 그뿐만 아니라 이머징 교회의 모습들도 제각각이다. 때로는 이들의 교회가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마저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추구하는 이머징 교회 운동은 사람들과 전통에 의해 세워진 제도적인 교회를 뛰어넘어 보다 더 성경 자체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려 한다는 데에 있어서 그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고 필자 자신은 생각한다.

때문에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와 같은 이머징 교회 운동이 한국교회에도 새로운 도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다시 한 번 밝히는 바이지만 본인 역시도 이머징 교회 운동의 모든 면을 긍정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추구하는 교회론을 100% 긍정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단 필자의 바람이 있다면 이와 같은 이머징 교회 운동이, 정체되고 폐쇄적이며 언제나 전통에 머물기를 좋아하고 오로지 담임목사 중심 체제로 경영되어지는 건물 교회론이 판을 치는 한국교회의 현실 앞에 하나의 도전이자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해 볼 만한 주제가 아닐까를 논하고 싶은 것이다.

무엇보다 교회는 언제나 본질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 동시에 교회는 각 시대마다 그 시대의 문화와 함께 공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유는 바로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성육신을 통해 인간의 문화 속으로 뛰어들어 오셨기 때문이다. 결국 교회 공동체는 예수님의 이와 같은 성육신적 모험을 적용하는 공동체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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