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희 교수의 구약신앙]구약에 나타난 질병과 고통
[차준희 교수의 구약신앙]구약에 나타난 질병과 고통 |
성도의 신앙상태 점검하며 성숙으로 인도
구약성서는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신앙인들의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 인간이 살면서 경험하는 것 가운데서 가장 고통스럽고 심각한 것은 질병과 고통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구약성서가 침묵할리는 없다. 그런데 구약성서는 질병과 고통의 원인에 대하여 사실 다양한 해석을 하고 있다. 물론 구약성서에는 이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때에 따라서는 서로 모순 되어 보이는 구절들도 등장한다. 구약에 나타난 질병과 고통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나누어 정리될 수 있다.
2. 질병과 고통은 “악한 세력”에 의해서 올 수도 있다. 구약성서에서 이 악한 세력은 고대근동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사람에게 들어가서 그를 괴롭히는 악령에게서, 혹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불결한 물질(예를 들면, 동물과 사람의 사체에서 유출된 물질)에서 아니면 악마의 저주나 마술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간주되었다. 이런 경우는 정결의식이나 악마축출(Exorzismen) 의식을 행함으로 대응하였다. 3. 질병과 고통은 “죄 때문에” 올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질병과 고통은 전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범죄에서 야기된 것이다. 한 개인이나 집단 그리고 구조적인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처벌이 가져온 심판의 결과로 질병과 고통이 올 수도 있다(욥 4:7∼8). 이런 경우 질병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와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는 길밖에 없다(욥 5:8). 4. 질병과 고통은 “하나님의 교육수단”일 수도 있다. 하나님은 이를 통하여 고통당하는 사람을 성숙하게 하고 내적으로 성장시키신다(욥 5:17∼18; 시 119:71, 75; 잠 3:11∼12 등). 이러한 하나님의 교육수단에 대한 합당한 응답은 하나님이 주신 고통을 겸허하게 수용하며, 고통의 의미를 진지하게 되새기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철저히 신뢰하는 것이다: “사람이 받는 고통은 하나님이 사람을 가르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고통을 받을 때에 하나님은 그 사람의 귀를 열어서 경고를 듣게 하십니다”(욥 36:15, 표준새번역). 5. 질병과 고통은 “일시적인 시험”일 수도 있다. 하나님은 이를 통하여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실 때도 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자신의 아들 이삭을 잡아 죽여서 번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하신 것도 이 경우에 속하고(창 22장), 하나님이 욥의 신앙(경건)을 시험하기 위해서 욥을 보호하였던 모든 울타리(재산, 자녀, 욥의 생명)를 제거하신 것도 이러한 일시적인 시험에 속한다(욥 1:8; 2:3). 이때는 특히 시험을 감내할 인내가 필요하다: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도다 이것에 옳다 인정하심을 받은 후에 주께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것임이니라”(약 1:12). 6. 질병과 고통이 “대리적인 속죄의 수단”일 때도 있다. 이러한 질병과 고통을 당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받아야 할 처벌을 대신 짊어진다. 구약성서에 나타난 예언자들(예를 들면, 모세: 출 32:32; 시 106:21, 23)과 고난 받는 하나님의 종(사 53:4∼5)의 운명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한 집단의 고통도 대속(代贖)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즉 이스라엘에서 바벨론포로로 끌려간 소수의 유다포로들(골라)은 모든 유다백성들의 죄를 대속한다(사 40:2; 대하 36:21). 여기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고난과 죽음을 통하여 모든 사람의 죄를 대속한다는 사상이 이해된다(요 1:29; 벧전 3:18 등). 차준희 교수 (한세대학교 구약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