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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수면과 인간의 수면

은바리라이프 2017. 9. 5. 18:34
하나님의 수면과 인간의 수면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는 하나님

역사의 주님 공백 없은 활동 계속되고 있어
인간 수면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

 구약성서는 하나님과 수면(睡眠)의 관계에 대하여 종종 언급하고 있다. 수면과 하나님의 행위가 관련될 때, 구약성서는 야웨 하나님과 이방신들과의 차이점을 항상 강한 논쟁조로 분명히 구별하고 있다. 즉 야웨 하나님은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는 분’이시다(시 121:4).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간섭에는 잠시의 휴식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바알(Baal)과 오시리스(Osiris)같은 이방신들은 1년을 주기로 활동하며 특히 식물의 성장과 추수에 결부되어 있으면서 그들 스스로 죽기도 하고 다시 살기도 하며 또한 인간의 역사 속에서 활동하기도 하고 부재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은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들을 조롱할 때 한 말에서도 반영되어있다: “엘리야가 저희를 조롱하여 가로되 큰 소리로 부르라 저는 신(바알)인즉 묵상하고 있는지 혹 잠깐 나갔는지 혹 길을 행하는지 혹 잠이 들어서 깨워야 할 것인지 하매”(왕상 18:27)
 고대 근동의 신들과는 다르게 구약성서는 ‘야웨의 수면’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야웨께서 역사의 주님으로서의 활동을 잠시라도 쉬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비록 역사적 재난과 짙은 어둠 속에서도 하나님의 권능과 활동은 깨어지거나 중단되지도 않는다. 이러한 신앙에 따라서 하나님의 수면이라는 표상은 구약성서에서 철저히 부정되고 있다. 그런데 구약성서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깨시라는 외침이 드물게 나타나기도 한다: “주여 깨소서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 일어나시고 우리를 영영히 버리지 마소서”(시 44:23; 참조. 시 7:6; 35:23; 59:4 등). 이러한 외침은 하나님이 주무시기라도 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신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도움이 전혀 없어 보이는 고통의 때를 드러내는 표현일 뿐이다. 야웨 하나님은 절대로 주무시지 않으신다. 우리의 상황이 그렇게 느끼게 할 뿐이다.
 이에 비해 인간의 수면은 하나님이 인간을 다루시는 한 방편이 되기도 한다. 하나님은 열심히 일을 한 사람들에게 깊은 잠으로 보상 하신다: “노동자는 먹는 것이 많든지 적든지 잠을 달게 자거니와 부자는 배부름으로 자지 못하느니라”(전 5:12). 하나님은 특히 삶이 정상적이지 못한 경우 불면을 통하여 인간에게 경고하시기도 한다: “주께서 나로 눈을 붙이지 못하게 하시니 내가 괴로워 말할 수 없나이다”(시 77:4). 인간의 수면은 하나님의 은총의 선물이기도 하다: “야웨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시 127:2). 따라서 정상적인 수면은 바른 신앙의 표시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요나는 배를 타고 도피하는 중에 폭풍을 만나 배가 전복될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편안히 잠을 자고 있었다. 이에 반하여 같은 배를 타고 있었던 이방선원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공포에 빠져버렸다(욘 1장).
 마지막으로 수면은 생명력의 원천이기도 하다(왕상 19:5∼8). 엘리야는 갈멜산에서의 승리 이후 찾아온 공허함과 탈진 상태에 빠져 자살 충동까지 느껴야 했지만 하나님의 수면 치료법에 의하여 원기를 회복하고 호렙 산에서 제2의 소명을 체험하고 하나님의 사명자로 거듭나게 되었다. 사람이 눕고 자고 깨는 것도 모두 하나님의 섭리 안에 속한 것이다: “내가 누워 자고 깨었으니 야웨께서 나를 붙드심이로다”(시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