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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ㆍ사이비,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1> 이단의 포교를 통해 본 선교적

은바리라이프 2010. 9. 6. 11:38
이단의 포교를 통해 본 선교적 통찰  
생활속에 파고드는 이단ㆍ사이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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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21세기를 맞아 사회가 발전하고 변화하는 만큼 이단과 사이비 운동 또한 본질은 변함이 없으면서도 그 활동의 반경이나 포교 전략은 엄청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최근 이단과의 싸움은 재래적 전투와 같은 양상도 있으면서 때로는 전선(戰線)이 사라져 버린 테러전과 같이 변해가고 있다. 경제 활동과 스포츠 문화 활동의 범위를 넘어 공교회의 모습을 가장하기도 하고 지역 개발 이슈에 먼저 뛰어들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이단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종교 문제와 관련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고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를 앞두고 있는 중국 또한 인접 국가인 한국의 이단 문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종교 포럼을 열고 있다. 지난 6월에 열린 포럼에 참석했던 심리학 선교학 윤리학 등 각계의 학자와 이단 연구가들의 원고를 특집으로 연재한다. <편집자주>




김 영 신 교수
서울장신대/ 실천신학


20세기 기독교 영성 분야의 최고 권위자라고 할 수 있는 헨리 나우웬 (Henri Nouwen)에게 있어서, 도시적 실존에서 영적 자유를 누리는 삶은 그의 필생의 주제였다. 그는 그 구체적인 훈련의 길로 다양한 방식의 고독한 영성의 길과 공동체 훈련을 제시하였다. 이는 영성에 대한 열망과 공동체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현대인들에게 얼마나 요청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현대사회에는 세속화의 현상과 종교적 열망이 혼재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풀러신학교 선교신학 교수 윌버트 쉥크 (Wilbert Shenk)는 세속화 (secularization)와 신성화 (sacralization)를 동전의 양면과 같은 '문화적 쌍둥이'라고까지 설명한다. 현대인들은 높은 종교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종교성이 종종 기독교에 대해서는 적대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교회는 세속화라는 과정을 겪으면서 교인 수의 감소와 교회의 영향력 축소를 가져왔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세속적인 현대 문화는 오히려 종교적 영성에 대한 열망을 잉태하게 되었다. 그러나 세속화와 신성화의 이 두 싸움에서 교회는 동일하게 큰 패배자가 되었다고 쉥크는 뼈아프게 진단한 바 있다.

미션 네트워크의 대표 이안 프라이스 (Ian Price)는 선교 사역의 중요한 네 가지 영역으로 소속감(Belonging), 신앙(Believing), 행동(Behaving), 존재(Becoming)를 지적한 바 있다. 예수 그리스도와 초대 교회의 선교 사역만을 놓고 보더라도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신앙이 전파되기 위해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 성령은 교회 공동체에 주어졌으며 소속감을 가진 초대 교회들의 실천적 행동을 통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된 존재로 역할을 다하며 교회에 속한 성도들은 하나님의 자녀다운 거룩한 존재로 변화되었던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 대한 신앙(Believing) 영역에 있어서 교회는 확고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속감(Belonging)을 위한 공동체 영성의 개발과 훈련, 행동(Behaving)을 위한 바른 그리스도인의 실천적 윤리 회복, 그리고 존재(Becoming)를 위한 개인적 영성의 회복과 훈련은 선교적 갱신에 있어서 필요한 신앙적 요소라고 하겠다.

이단 사이비 종교는 일반적으로 사회적인 불안과 정치적인 혼란, 도덕적인 해이와 기존교회의 역할 상실 등과 같은 현상의 결과로 인해 사람들이 불안과 허무감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며 희망을 잃게 될 때 생성되고 번성한다. 또한 급격한 사회변화가 있을 때, 이단과 사이비 종교의 포교가 빈번해지는 예를 역사적으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세계적인 선교신학자 레슬리 뉴비긴 (Lesslie Newbigin)은 '다원주의 사회에서의 복음'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계몽주의 이전의 사회에서는 이단이라는 개념이 절대적인 기준에 반대하는 소수라는 의미를 가졌지만, 후기 계몽주의 사회 이후에 와서는 모든 사람이 이단적 입장에 설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도전받고 있다"고 까지 말했다.

뉴비긴의 이러한 경고는 개인적 영성과 공동체의 소속감에 대한 선교적인 대안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단 사이비 종파는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소속감에 대한 관심과 필요를 포착하여 그들의 포교활동에 이를 이용하고 있다.

여호와의 증인, 몰몬교, 통일교 등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개인적 이단이나 샤만적인 이단과는 달리 공동체적인 이단(the communal cult)은 그들의 역할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가질 만한 요소들을 갖고 있고 또한 포교에 열정적이기 때문에 대중성을 띠게 된다. 극명한 한 예로, 본 교단 총회가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문선명 집단이 주최하는 '피스컵 축구대회'와 같은 행사가 바로 현대의 문화적 코드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이단집단의 포교 활동이다. 신앙 (Believing) 이전에 소속감 (Belonging)에 대한 현대인들의 욕구와 심성을 자극하는 이단 나름대로의 효과적인 포교활동이라고 하겠다.

또한 이단 사이비 종파들은 대부분 신비적인 체험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따르는 무리들도 이러한 신비적 현상에 매료되거나 이를 염원하면서 광신적인 열기로 들떠 있는 상태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성적인 사고는 설득력을 상실하며 맹목적인 신앙으로 치닫게 된다. 이단 사이비 종파의 교주들이 과대망상증에 걸린 것처럼 추종자 자신들도 자신의 위치와 신분을 객관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단 사이비 신도들은 개인 스스로의 내적 구원의 확신에 따라 행동하게 되며 믿는 바에 대해 교만해지는 습성을 갖고 있다.

그 결과, 보편타당한 기존신앙의 원리를 무시하고 주관적인 인식에 근거한 몰입상태에 빠진다. 이단 사이비 종파들은 개인의 실존에서 건전한 영적 자유를 얻게 하려고 하기보다 불행하게도 종교적 열망을 비뚤어진 양태로 악용하고 있다.

뉴비긴이 그의 책 'Open Secret (열린 비밀)'에서 지적하듯이, 선교 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교회의 진정한 갱신은 역사적으로 교회의 선교적 개입 (missionary engagement)과 함께 이루어졌다. 갱신과 선교는 기독교 정체성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하여 교회는 세속화 (secularization)와 신성화 (sacralization)라는 두 가지 전투에서 모두 승리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주권의 이름으로 문화를 변혁하는 것은 교회에 주어진 가장 어려운 과제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교회의 선교적 사명은 변하지 않았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단 사이비 종파들은 그들의 포교활동에 있어서 왜곡되었지만 현대인들의 신성화 (sacralization) 현상에 대해 나름대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단의 포교를 통해 보이는 문화적 현상에 대해 우리는 나름대로 명민하게 선교적인 통찰을 얻어야하겠다.

문화를 개혁하는 교회의 선교적 과제가 아무리 어려운 난제라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교회는 역사적으로 지혜롭게 그 전통에 내재되어 있는 신앙적인 뿌리와 긍정적인 요소들을 잘 활용하여 왔다. 신앙의 공동체로의 부르심과 하나님의 사람으로 바로 서고자하는 거룩함에 대한 열망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서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믿고 있는 복음의 뿌리이다. 교회는 계속되는 선교적 갱신을 통해 모든 문화적인 도전을 극복하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